아침에 일어났더니 점이 생겼어자꾸만 자꾸만 보이는 나의 빨간 점(丹點)아침에 일어났더니 빨간 점이 생겼어가만히 보니 빨간 점만 보여.보면 볼수록 빨간 점에만 집중되는 마음그 마음 만큼이나 점은 쑥쑥 자라서나를 뒤덮는다열심히 칠하고 씻어봐도 감출 수 없는 나의 빨간 점친구들이 놀릴거야날 이상하게 볼거야나만큼이나 커져버린 빨간 점이온 세상을 뒤덮어버리면 어쩌지?함께 놀자고 찾아온 친구들을 거절할 수도 없고결국 꽁꽁 싸매고 숨기고 옷으로 겨우 가리고 나가지만...우린 모두 숨기고 싶은 빨간 점이 있고참다 못해 폭발한 빨간 점이 드러났을 땐이제 그만 숨고 그냥 놀기로 했다아무도 빨간 점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다어쩌면,보이지 않았을 수도 있어나의 빨간 점이 너에게는너의 빨간 점이 나에게는그리 중요하지 않았거든놀림받을 걱정에 꽁꽁 싸맸는데펑 터졌을 때도 아무도 빨간 점을 보지 않았어가리고 있는 것을 벗어 던졌을 때빨간 점을 다 드러내고 노는 그 순간이우리, 에겐 가장 즐거운 시간!
버지니아 울프고정순두 작가의 이름 만으로도 이 책을 꺼내들 이유는 충분하다버지니아 울프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민음사 북클럽 시절 스페셜 에디션으로 선택했던 <자기만의 방> 이었다. 제목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게 고개가 끄덕여지던 그 시절, 방은 커녕 내 책을 펴들 여유조차 없어서 먼지 쌓인 채 책장에 머무르곤 했었지. 초단편 그림소설이란 장르도 궁금했지만무엇보다도 이 책을 간절히 만나고 싶었던건버지니아 울프 x 고정순이 조합은 무조건 아닌가요!!군중 속에서 혼자라고 느끼는 것만큼 쓸쓸한 일은 없다고들 말한다재닛 V와 메리 V 두 자매의 이야기지만 그저 V양이라 부른다.단수로 말하지만 실은 복수인 셈이다.15년 전부터 런던에 살았던 사람. 종종 마주쳤고 인사했던 사이.없으면 무언가 허전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존재감인 V양.어느 날 아침 그녀의 이름을 외치며 깨어났다.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처구니 없어하면서도 그녀의 집을 찾아갔고기다리고 있는 것은 그녀의 이름을 외치던 그 순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지금 의자를 쳐서 바닥에 쓰러뜨려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면 적어도 아래층 사람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겠지.그녀의 존재를 인지한 순간이 죽음의 순간이었다는걸 알리듯처음 시작에선 세워져 있던 의자가 그녀의 옷 아래에서 넘어져 있다.<외로움 반장> 이란 책에는 '외로움 장관'을 임명한 영국의 이야기를 꺼내며 반 친구들의 외로움을 발견하고 돌봐주는 '외로움 반장'을 뽑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대 사회의 외로움이 이젠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의 이슈라는거다. <불가사의한 V양 사건> 에선 '이 이야기는 런던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다.'라고 했지만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런던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V양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SNS의 홍수 속에서 수많은 방법으로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지만가면이 아닌 그림자도 아닌존재 자체로 이름을 불러주는 이를 기다리는 사람지금 우리 옆에도 많은 V양들이 기다리고 있다.버지니아 울프의 소설이 끝나고고정순 작가님이 쓰신 부록 <이름이 되어>를 읽으며그 어떤 책의 해석보다도 이 책을 잘 설명하는 글이라 생각했다.'여자애들'에서 '송민아'로 만날 때에서야 무채색 평면의 존재가 알록달록 찬란한 입체로 보이기 시작한다.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의자를 넘어뜨려야 할까아직 넘어지지 않은 의자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눈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이름을 외치는 그 새벽이 너무 늦지 않기를-
사실 언제 어느 경로로 신청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서평단...책을 받았고 읽었고 마음이 흔들렸다얼마 전 읽은 #영광의문이번주 나눈 #한국교회사그 연장선상에서 만난것만 같은 책이 책은 몽골에서 시작된 세차례의 3p세미나를 계기로 만들어진 독서모임이 6년동안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12명의 스토리로 풀어내고 있다. 200여개로 확장된 독서모임과 게르도서관, 작은 도서관 이야기는 우리 나라를 찾아왔던 선교사님들을 생각나게 한다.한편으로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3p세미나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대체 뭐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과 변화의 계기를 마련했을까?독서를 통해 공동체를 경험하고 개인의 변화를 만난 분들의 이야기가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도 같은 꿈을 품어보지 않겠냐고 던지는 듯 하다.책장을 덮었지만생각의 정리가 좀 더 필요할 것 같다
업사이클링을 처음 들어본 건
아마도 2021년?
산타제이 수업 덕이었을게다
아이들이 보지 않는 그림책 한권을 골라
열심히 접다보면
멋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짠!!
어메이징!!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다음 해에 아이들과 수업할 때도
함께 그림책을 접었더랬지
그때의 결과물
언젠가는 그림책으로 하는 업사이클링을 더 접해보고 싶다 생각만 했었는데
우연히 이 책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되었다!!
저는 강의를 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피노키오 이야기를 하며 정크아트를 설명하곤 합니다. 버려진 것에도 진심을 담아내면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것을요.
<버려진 그림책으로 팝업북을 만듭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피노키오에게 진심을 담았을 때
살아 움직이게 된 것 처럼
버려지는 책에 마음을 담아
멋진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림책의 예쁜 그림 하나하나를
마음을 담아 오리고 접고 붙이다보면
새로운 생명이 불어넣어지는 마법같은 과정
무엇보다도 이 책을 가장 만나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직접 팝업북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친절한 가이드가 있어서였다!
한 번쯤 해보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서 망설여졌던 분야인데
설명에서부터
종이접기 세번
가위질 세번
이거면 충분하다는 말에
어렵지 않구나,
진입장벽이 훅 낮아졌다
아이들과 업사이클링 수업을 했을 때
책을 접는 행위 자체가 너무 낯설었던 아이들은
이걸 이렇게 접어도 되냐
책은 구기면 안된다고 했다
등등의 이야기를 늘어놓았었다
괜찮아!
그냥 접어!
팍팍 접어!!
괜시리 평소엔 읽지도 않던 책을
접으랬더니 읽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책을 오리고 접고 붙이는 것이
아이들에겐 새로운 해방감을 주지 않았을까
내가 처음 그림책 업사이클링을 접했을 때의 마음처럼
정작 본인은 그 가치를 잘 알지 못한다고 표현하셨다
그냥 그림책이 좋았고,
팝업북이 좋았고,
무엇보다 이 작업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책을 읽으며
아 이분은 멋지게 만들어내고 드러나는 것 보다
책과 사람과 그들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시는구나
즐겁게, 하지만 본질에 충실히
그 중심이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들어서
많은 이들에게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팝업북에 대한 이야기보다
더 가슴 울리게 다가온
삶의 태도였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는
작가님을 꼬옥 만나뵙고 싶다
제이포럼을 통해 서평을 위한 책을 선물받았어요
좋은 책을 만나게 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