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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번영의 길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아래의 비숍님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의 핵심을 적어주셔서 많이 덧붙이고 싶은 생각은 적습니다만..
저 역시 '공병호'란 인물에 대하여 기대한 만큼 실망이 큰 것이 사실입니다. 굳이 도움된 부분을 말하자면
4장의 '20세기의 실험들, 번영과 몰락의 세계사'가 몰랐던 지식을 알게 해 주어서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고
하겠네요.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핵심이자 단점은 모든 것을 '좌, 우'로 나누어 보고 '우가 옳다'는 것인데 일단은
정치를 논하는 것인지 경제를 논하는 것인지가 헷갈리고요.. 노무현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하게 묻어
나온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게 '좌-우'로만 나눌 수 있는 것일까요?
또한 저자의 입장에서는 '좌파'인(제가 나름대로 판단해서 붙인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가 맘에 안들겠지만
사실 노무현 정부 이전의 정부들은 '좌-우'로 나누기엔 좀 어폐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례로 김영삼 정부는 좌파입니까, 우파입니까?)
또한 자유경쟁이 자주 강조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자유경쟁과 분배 - 즉 좌와 우'로만 해석되기
엔 힘들지요. 자유경쟁이 되려면 공정한 룰이 확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일례로 1960-70년대의 고도성장기의
재벌치고 사업선정에서 외자도입, 은행대출과 수출(종합상사)까지 중소기업보다 정부에 의해서 혜택받지 않
은 곳이 없는 실정입니다.
즉 우리나라의 자본주의의 성장은 미국과 같은 자유경쟁체제나 혹은 작은 정부가 아닌 정부가 하나부터 열
까지 개입한 큰 정부에 의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정경유착'으로 불리는 특혜와 정
치자금 등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악습과 분식회계와 늘어나는 부채율 등의 내부모순 등으로 인하여 IMF와
기업들의 연쇄부도를 맞게 된 것입니다(물론 미국과 일본의 힘겨루기 상황이 있었지만 그걸 배제하고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그걸 살리기 위하여 천문학적 액수의 공적자금이 투입된 것이구요.
(그 부담은 누가 졌습니까? 국민의 세금이지요. 세금이 줄기가 쉽지는 않겠군요)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재벌가는 부동산 투기 등으로 사유재산을 늘리고 개인들의 경제는 점점 힘들어지게
되었지요. 즉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자유경쟁을 하기 힘든 나라가 우리나라가 된 것입니다.
물론 저자의 말씀처럼 세금이나 복지, 노조 등이 나라를 힘들게 하는 측면이 많고 앞으로 미래의 성장동력에
큰 악영향이 될 것이라는 것, 또한 영국이나 미국처럼 선진국의 경우에도 그러했다는 점 등은 크게 공감하고
저 역시 찬성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노무현 정부에서 그러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무시못하
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미래를 논하기 전에 우선 과거에 있었던 부분을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올바른 진단과 치료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공정한 룰과 법칙, 기업가의 윤리 등이 없다면 자본주
의는 내부모순으로 썩어가게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란 빵만 가지고 사는 존재가 아니거든요.
만약 위장에 고름이 가득하고 무기력하다면 빵을 넣어봤자 소화를 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 저자가 보수혁명이나 자유경쟁을 주장하기 전에 미국이나 유럽등의 선전국과는 다른, 우리나라에서
왜 돈많은 사람들을 불신하게 되었는지 하는 것들을 한번 더 살펴야 하고, 그것이 별것 아닌 단점이 아니라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아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