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용사 한딸기 2 : 한여름의 태양 제철용사 한딸기 2
유소정 지음, 김준영 그림 / 겜툰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철용사 한딸기 2: 한여름의 태양 

글 : 유소정 / 그림 : 김준영


지구를 지키러 온 제철용사 한딸기의

새콤달콤 환경 판타지 동화!

여름이 되어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는 딸기 앞에 새로운 제철용사가 등장합니다. 

자신의 제철이 지났다고 생각했을 때, 또 다른 제철용사가 나타난 것이지요. 

한여름의 태양처럼 강렬하게 나타난 제철용사는 딸기의 적일까요? 아니면 아군일까요? 


공장에서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버려진 오염수는 어느새 커다란 손 괴물이 되어 나타납니다. 

손 괴물은 함부로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렸던 누군가의 손일 수도 있고, 세균이 가득한 손일 수도 있어요. 

오염 물질을 빨아들일수록 손 괴물의 힘은 점점 더 강해지지요.

한편, 더워서 힘들어하는 딸기를 보고 송이네 아버지는 모두 산으로 피서를 가자고 제안합니다. 

딸기네 일행이 산에 있는 계곡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던 그때, 우다다다 쿠르르 쾅! 어디선가 갑자기 커다란 소음이 들려오지요. 

딸기는 시끄러운 소리를 따라 찾아간 곳에서 리조트를 짓기 위해선 산의 절반을 깎고 계곡도 통째로 도려내야 한다는, 아까 들었던 소음보다 더 크고 벼락 같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제철이 아닌 때 닥친 위급 상황! 

봄의 제철용사인 딸기는 푸르른 산과 그곳에서 사는 진주나비를 지킬 수 있을까요? 

동네에 있는 강변, 주변의 산, 물장구를 치던 계곡, 그리고 신비로운 생물까지. 당연해서 더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떠나 봅시다. 

이번엔 또 다른 제철용사도 함께요! 

다음호엔 어떤 제철용사가 나올지 무지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가 말한다 -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
김나무 지음, 경자 그림, 지혜 진행 / 키다리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

김나무 지음 | 경자 그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어린이가 직접 말하는 요즘 어린이의 삶

진지한 인문학적 성찰과 유머로스한 그림의 조화 


어린이를 미숙한 존재로 보는 ‘O린이’라는 표현, 어린이는 출입을 제한하는 ‘노 키즈 존’, 사용이 복잡하게 느껴지는 키오스크, 일상으로 자리잡은 가족 해외여행…. 

새로운 용어와 문화, 기술의 발전 속에서 어린이는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볼까.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은 김나무 작가가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 인문학 공부와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걷는생각’에서 초등학교 5~6학년 때 쓴 글을 묶었다. 

진지한 인문학적 글쓰기에 경자 작가의 유머러스한 그림이 더해져 ‘단짠단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는 후련하고 어른은 뜨끔한, 

신개념 ‘어린이 교양서’ 

어른이 더 많이 읽어야 하는 어린이책 


어린이책은 어린이가 보는 책이지만 장르의 특성상 어른 저자가 집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이 어린이에게 ‘알려 주는’ 방식을 취하게 된다. 반면 《어린이가 말한다: 요즘 어린이로 산다는 것》은 어린이 당사자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O린이”, “학생이니까 공부나 해!”, “어린이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 같은 말을 들을 때 어린이는 어떤 기분이 드는지,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지, 조목조목 짚은 글을 읽으면 어린이는 속이 후련하고, 어른은 뜨끔해진다.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사건 피해자, 아이돌, 장애인, 동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꼬집는 글들은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한다. 

이에 대해 김유진 아동문학 평론가는 “어린이에게 ‘다양성’을 가르치려 들지만 말고 어린이의 목소리에서 끊임없이, 겸허하게 ‘다양성’을 배워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어린 시절에 겪은 차별과 편견을 잊고 사는 어른들이 더 많이 읽고, 배워야 할 책인 셈이다. 


요즘 어린이들에게 자기 삶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한 번 시켜보면 좋을 듯해요.

그래서 전 목차를 ‘글쓰기 주제’로 겨울방학대 써보게끔 활용할 계획이랍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가족에서 찾은 노동인권 이야기 생각하는 어린이 사회편 15
오은숙 지음, 이국현 그림 / 리틀씨앤톡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가족 모두 알아야 할

노동 이야기

가족이 하는 일을 통해 배우는 노동인권

오은숙 저




‘생각하는 어린이’ 시리즈 사회편 15권. 

우리의 삶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먹고 학교에 가는 동안에도 농사짓는 농부, 쌀을 배달해 준 기사, 길에 포장도로를 깔아준 기술자 등 여러 사람의 노동력이 들어가 있다. 

이 세상에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노동은 없다. 

이러한 노동의 가치를 생각하고, 저마다 자기가 맡은 일을 해 나갈 때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으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하는 것이 노동인권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노동, 그리고 우리 가족도 해내고 있는 노동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 가족이 하는 일로 배우는 노동인권

◎ 적정한 임금을 보장받을 권리

◎ 일하고 충분히 쉴 권리

◎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권리

◎ 모이고 뭉쳐 행동할 권리

◎ 존중받으며 일할 권리

◎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 노동


노동의 가치를 생각하고,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해 나갈 때 정당한 대가를 지불받으며,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일은 중요해요. 

우리 가족이 하는 일만 보더라도, 노동인권이 제대로 지켜져야 모두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노동자에게 어떤 권리가 있으며, 노동권을 지키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우리 가족들이 겪는 일을 통해 배워 볼수 있었답니다.


우리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 노동인권을 배워 보아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오빠가 약속된 임금보다 낮은 금액을 받았대요. 

광고 회사에 다니는 엄마는 매일 야근하느라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없어요. 

급식실에서 조리사로 일하는 고모는 음식을 만들다가 다쳤어요. 아빠는 갑자기 해고를 당했대요. 

어린이 배우로 일하는 나는 하루 종일 기다려 밤늦게 촬영해야 했어요. 일터에서 좋지 않은 일을 당하거나 부당한 일에 부딪힐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가족이 겪고 해결해 나간 일들을 보며 노동자의 권리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자기 일에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며 한층 더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길을 알수 있어 유익한 책이였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써내려가서 좋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종달새 호피 3 - 너무나 고요한 숲의 비밀 기적의 종달새 호피 3
알렉스 도노비치 지음, 스텔라 다마신 포파 그림, 김지연 옮김 / 보랏빛소어린이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적의 종달새 호피

③ 너무나 고요한 숲의 비밀

알렉스 도노비치 글 | 스텔라 다마신 포파 그림 | 정수진 옮김

★ 30만 부 판매 베스트셀러 ★

★ 프랑스 · 스페인 등 13개국 수출 ★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제작 확정 ★


루마니아에서 날아온

꼬마 종달새의 세 번째 이야기


중독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그려 낸 동화

시끌벅적했던 숲속이

갑자기 조용해진 이유는 뭘까?

고요해진 숲의 비밀을 파헤치는

호피의 세 번째 모험


꼬마 종달새 호피가 겨우내 가족과 함께 지내다 봄이 되어 숲으로 돌아왔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돌아온 숲은 뭔가 예전과 달라진 것만 같아요. 

재빠르던 달팽이 번개 아저씨는 노크한 지 한참 만에 힘겹게 고개를 내밀더니 알 수 없는 게임 이름을 중얼거리며 다시 등껍질 안으로 들어가지를 않나, 상냥하던 꼬마 까마귀 뭉치는 호피가 집에 찾아가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과자를 우걱우걱 씹으며 게임만 하지 뭐예요.

어리둥절한 호피에게 달팽이 번개는 그것도 모르냐는 듯, 새로 연 ‘대장 메뚜기의 가게’에서 게임과 과자를 팔고 있다고 귀띔해 줍니다. 

“우리 숲에 사는 모두가 게임과 ‘찝’에 홀라당 빠져 있다고!” 그 말을 듣고 나니, 문득 호피의 앞에 펼쳐진 숲이 이상하리만치 조용하게 느껴져요. 

그 누구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듯, 숲은 너무 적막하고 고요하기만 해요. 온갖 동물들의 소리로 시끌벅적해야 할 화창한 봄날에 말이에요.

반면에 대장 메뚜기의 가게 앞에는 아침마다 동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늘어서 있어요! 퀭한 얼굴에 무거운 몸을 이끈 채 다람쥐는 헤이즐넛을, 곰은 벌집을, 토끼는 버섯을 품에 안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요. 

그러고는 가져왔던 짐은 온데간데없이 찝 봉지만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겠어요? 소중한 먹이와 찝을 거래하는 숲속 동물들의 기괴한 모습에, 호피는 고요해진 숲의 비밀을 더 파헤쳐 보기로 합니다. 

지금 숲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대장 메뚜기 가게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요?


게임과 과자에 빠져 버린

숲속 동물들을 구해 주세요!

소중한 일상을 되찾기 위한

호피와 친구들의 용기와 우정


활기를 잃어버린 숲의 풍경, 그리고 변해 버린 숲속 친구들을 지켜보던 호피는 결심합니다.

“그래! 대장 메뚜기에게 가서 찝과 게임이 얼마나 해롭고 모두를 병들게 하는지 알려야겠어.” 하지만 대장 메뚜기는 호피의 말을 들어 주기는커녕 호피의 친구인 까마귀 도도 아저씨를 이용해 호피를 쫓아내지요. 

게다가 게임과 과자에 이미 깊이 빠져 버린 숲속 친구들은 아무도 호피를 도와주지 않는데…. 

홀로 외로운 싸움에 나선 호피는 과연 숲을 위기로부터 구해 낼 수 있을까요?

숲속 동물들에게 소중한 일상을 되찾아 주기 위해 용감하게 맞서는 호피의 이야기는, 우리 또한 무언가에 빠져들어 중요한 것들을 놓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해요. 

아무리 강력하게 끌리는 대상이 있더라도 그것이 일상에서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면, 다른 많은 것들을 상대적으로 놓치기 쉬울 수 있다는 사실을 넌지시 일깨워주지요.

번개와 뭉치를 비롯한 호피의 친구들이 어떻게 게임과 과자의 중독에서 점차 벗어나는지도 지켜보아요. 

가장 친한 친구인 호피의 말조차 들리지 않던 상태에서 의문을 품고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기까지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 일상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지혜롭게 가려내며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예요.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혜와 용기, 우정이 주는 커다란 울림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자구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즈코 상 :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낳아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엄마를 사랑하지 않은 딸 사노 요코.

엄마와 딸의 오랜 미움과 죄책감, 그리고 용서에 대하여. 


일본의 국민 작가 사노 요코가 고백하는 오랜 증오와 죄책감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는 사노 요코가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 일본의 한 잡지에 약 1년여 간 연재한 에세이들이랍니다.

 ‘나는 못된 딸’이라는 자책으로 평생 동안 스스로를 옭아매 온 사노 요코. 그는 이 책에서 엄마 시즈코 상의 생애와 자기 삶을 차례 대로 톺아보며 엄마를 향한 증오심과 죄책감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주고받았는지 낱낱이 고백한답니다.

《수짱과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 을 비롯한 많은 그림책과 《언덕 위의 아줌마》, 《그래도 괜찮아》 등 다양한 수필집이 국내에도 소개되는 등, 사노 요코는 사후에도 일본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평생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온 사노 요코는 말년에 이르러 특유의 시크한 태도, 무관심한 듯하면서도 섬세한 사유, 솔직하고 단단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를 발표하여 수많은 독자를 울렸답니다.

치매에 걸려 좋았던 기억도 나빴던 기억도 천천히 지워 가는 엄마를 보러 실버타운으로 향하는 길. 

그때마다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받은 폭력과 학대, 오빠와 동생의 죽음, 전후 겪어야 했던 가난 등 아리도록 쓰라린 기억이 면면히 재생하는 가운데 고단했을 엄마 시즈코 상의 삶 또한 교차 편집되어 펼쳐진답니다.

완전히 늙어 버린, 그래서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닌 뭔가 작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버린 엄마를 마침내 온전히 바라보고 용서하게 되는 순간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절절하게 써내려가고 있답니다.

엄마와 딸, 그 사이에 흐르는 복잡하고 모순에 찬 사랑

딸 사노 요코와 엄마 시즈코 상. 그들의 갈등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걸까? 

사노 요코는 생애 첫 기억일지도 모를 그 기원에 대해 아주 정확히 기억한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태어난 사노 요코는 중국 베이징에서 부유한 유년기를 보내지만, 네 살 즈음 엄마와의 힘든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고백한답니다. 

한번은 엄마의 손을 잡았는데 시즈코 상이 “쯧.” 하면서 딸의 작은 손을 뿌리쳤던 것. 

그렇게 사노 요코는 두 번 다시 엄마의 손을 잡지 않겠노라고 결심했다고 해요. 

인생의 파노라마를 되감아 마주한 첫 장면에서 매몰차게 자신을 거절하는 엄마를 발견한다면, 그 딸은 어떤 마음으로 엄마를 대할 수 있을까요?

사노 요코는 유년의 결심대로 엄마를 부정하고, 엄마에게 반항하며, 언제나 엄마와 맹렬히 싸우는 딸로 평생을 살게 된답니다. 

종전 후 사노 요코의 일가족은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장남(사노 요코의 오빠)을 비롯하여 칠 남매 중 세 아이가 죽고 사 남매만 남는 비운을 겪는답니다.

첫째 아들을 잃은 엄마는 말 그대로 광란 상태에 빠졌고, 그때부터 사노 요코를 향한 가혹한 학대가 시작된답니다. 

‘학대’라는 말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던 어린 사노 요코는 속수무책으로 폭력을 견뎌야 했지만 훗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사노 요코는 자식을 잃은 고통이 엄마를 그토록 폭력적으로 만든 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답니다. 

전쟁과 연이은 죽음, 상실과 지독한 가난. 격변하는 시대의 혼란과 아픔이 한 가정사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을 우리는 사노 요코의 작품을 통해 여실히 확인할 수 있어요. 

모던 걸이었던 엄마. 아버지를 만나 결혼 후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칠 남매를 낳은 엄마. 

자식 셋을 잃고 나머지 사 남매를 지키기 위해 독하디 독하게 굴 수밖에 없던 엄마. 

아버지를 여의고 사 남매를 대학까지 교육시키키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 엄마. 

또한, 일찍 세상을 떠난 장남 대신 집안의 장녀가 된 나.

입을 꾹 다물고 엄마의 학대를 견디면서도 절대로 고분고분하지 않던 나. 

청치마 한 장으로 사계절을 나고 라면 한 그릇을 친구들과 나눠 먹어야 했지만 가난에 굴하지 않고 삼수 끝에 미대생의 꿈을 이룬 나. 단 한 번도 엄마의 인정을 받은 적 없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가로서 충실히 살아낸 나. 

엄마 시즈코 상의 생과, 나 사노 요코의 생. 다단하게 얽히고설킨 날실과 씨실을 사노 요코는 가닥가닥 천천히 풀어내 보인답니다. 

딸에게 조금도 다정할 수가 없던 엄마의 인생과 그런 엄마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딸의 이야기가 구구절절 와닿는답니다.

도무지 듣지 않을 수 없는, 이 세상 모든 딸들의 목소리

얼마나 엄마가 미웠는지 말하는 사노 요코의 목소리엔 꾸밈이나 과장됨이 전혀 없답니다.

당신은 정말 지독하게 나쁜 엄마였고 나는 맹수처럼 격렬히 반항하는 못된 딸이었다고 그저 툭툭 내뱉는 문장 문장마다 진심 담겨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답니다.

이를 두고 정혜윤 작가는 추천사에서, 엄마를 향한 딸의 ‘복잡하고도 모순에 찬 사랑’이라고 말하기도 하지요.

‘엄마는 대체 내게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곧 ‘나는 누구인가,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구요. 

지극히 보통의 ‘선량한 시민’이자 ‘일반 대중’으로서의 엄마 시즈코 상은 정말 반짝거렸지만, 딸 사노 요코에게만큼은 폭력적이고 매정했답니다. 

그럼에도 시즈코 상은 가장 마음이 맞지 않던 딸 사노 요코를 가장 신뢰했지요. 

이 아이러니한 모녀 관계를 보며 끈질기게 떠오르는 물음들이 있다. “엄마란, 자식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단순하지만 그 답을 쉽게 말할 수가 없는 물음이지요.

“엄마란 당연히 자식들에게 한없이 다정한 존재이지, 딸이라면 응당 고분고분 제 도리를 다 해야지.” 하는 세상의 흔한 통념은 이 책 앞에서 얼마나 덧없고 그릇된 답인가. 따뜻하고, 안정적이고, 세상 무엇보다 고귀한 혈연이란 말로는 가족이란 집단을 표현할 수 없다고, 사노 요코는 말한답니다. 

세상에는 이런 딸도, 이런 엄마도 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남은 가족의 관계를 모두 짚어 보는 사노 요코의 담담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 세상 무수히 많은 딸들이 저마다 쏟아 내는 가족 이야기가 동시에 들리는 듯 합니다.


덕분에 가족이라는 독특하고도 끈질긴 관계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답니다.


사노 요코를 사노 요코로 만들어 주고 살게 해 준 엄마 시즈코 상. 

사노 요코를 끝까지 살게 한 엄마 시즈코 상. 그런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사노 요코의 진심은 “고마워요, 고마워요! 엄마, 곧 갈게요.”라는 한 문장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지요.


긴긴 겨울밤 담담하게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