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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서 온 미카엘 ㅣ 책고래아이들 58
정설아 지음, 무아 그림 / 책고래 / 2026년 10월
평점 :





벌과 사과, 용서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친구와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는 일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잘못한 사람에게 벌을 주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책고래아이들 신간 《지옥에서 온 미카엘》은 아이들과 함께 잘못과 책임, 사과와 용서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동화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미카엘은 지옥 신의 아들로, 지옥에서 죄를 지은 사람들에게 벌을 주던 존재입니다.
어느 날 힘을 잃은 채 사람 세상으로 쫓겨나 초등학생이 되고, 학교에서 여러 친구를 만나며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중에서도 친구들을 괴롭히는 고윤재를 보며 미카엘은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벌을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윤재가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게 된 배경을 알게 되면서 미카엘의 생각에도 변화가 찾아옵니다.
가정에서 폭력을 경험한 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지요.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바라볼 때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행동 뒤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정과 아픔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상처를 주는 행동까지 괜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과 잘못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미안해’라는 말에 담긴 진정한 의미였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잘못을 했을 때 쉽게 미안하다고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정말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과인지, 그저 상황을 빨리 끝내고 내 마음을 편하게 하려는 말인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단순히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정하고, 변명으로 책임을 피하지 않으며, 상대방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말로만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행동으로 이어져야겠지요.
박승주를 둘러싼 이야기도 생각할 거리를 남깁니다.
과거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씻어 내고 싶다는 마음에 고윤재의 괴롭힘을 받아들이지만, 그 선택이 오히려 상황을 바로잡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을 통해 용서는 무조건 참거나 상대방의 잘못을 모른 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꼭 전해 주고 싶은 메시지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친구를 이해하는 마음은 필요하지만, 누군가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 주거나 자신이 받은 상처를 참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잘못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인정하고 책임져야 하며, 상처받은 사람의 마음 역시 소중하게 존중받아야 합니다.
미카엘이 사람 세상에서 경험을 쌓으며 벌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사과와 용서의 의미를 배워 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다가갈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혼내고 벌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살펴보고 어떻게 하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 주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잘못한 사람을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단정하기보다 그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행동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아이들이 친구 관계에서 갈등을 겪을 때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동시에 자신의 행동도 돌아볼 수 있다면, 그 경험은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지옥에서 온 미카엘》은 흥미로운 설정과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사과와 용서, 책임이라는 주제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입니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이 읽고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용서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를 의미할까요?
책을 읽은 뒤 아이와 이런 질문을 나누어 본다면, 단순히 이야기를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생활과 친구 관계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벌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잘못을 깨닫고 다시는 같은 상처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책임 있는 행동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