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 ㅣ 책고래 모두의 그림책
조은희 지음, 최희옥하다 그림 / 책고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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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는 제목부터 조금 궁금했던 그림책이었습니다. ‘한 남자’라는 말이 왠지 특별한 사람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는데, 책장을 넘겨 보니 그 남자는 바로 한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오히려 제가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아버지가 딸을 키우며 함께 보낸 시간을 담담하게 보여 줍니다.

딸이 어릴 때부터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필요한 순간에는 곁을 지켜 주고, 어느 순간에는 딸이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한발 뒤에서 바라보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버지는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하지 않습니다.

걱정된다고 말하지도 않고, 얼마나 소중한지 매번 표현하지도 않습니다.

대신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이의 일상을 살피고, 힘들 때 손을 내밀고, 잘하고 있는지 묵묵히 바라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부모의 사랑은 꼭 말로 표현해야만 전해지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아이가 성장할수록 아버지가 조금씩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릴 때는 손을 잡아 주고 함께 걸어 주지만, 아이가 자라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 시작하면 부모는 조금씩 손을 놓아야 하지요.

아이가 넘어질까 걱정하면서도 스스로 걸어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

아마 부모에게는 그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 주려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들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잘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믿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마음 사이에서 고민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책 속 아버지가 딸을 바라보는 모습이 더욱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부모님도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이 해 주시는 많은 일들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밥을 차려 주고, 아플 때 챙겨 주고, 늦은 시간까지 기다려 주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말없이 곁에 있어 주었던 순간들.

그때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지만, 제가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그 마음을 조금씩 알 것 같습니다.

아마 부모의 사랑은 특별한 한 장면보다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순간 속에 더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남자》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익숙한 노래의 노랫말을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이었습니다.

원곡을 알고 있는 어른이라면 익숙한 감정이 그림책 속에서 가족을 향한 사랑으로 새롭게 다가오는 경험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을 때는 이야기 자체가 조금 담담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부모에게는 페이지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아이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아빠가 너를 사랑한다는 걸 언제 느껴?”

아이의 대답을 듣고 나니 저 역시 아이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그 마음을 아이에게 충분히 표현하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알아주겠지 생각하기보다는, 때로는 짧게라도 “사랑해”, “네가 있어서 행복해”라고 말해 주는 것도 필요하겠지요.

《한 남자》는 아주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저 한 아버지가 딸의 곁에서 함께 걷고, 지켜보고, 기다려 주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모습이 오히려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가장 가까이 있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랑,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늘 그 자리에 있었던 마음.

아이와 함께 읽었지만 부모인 제가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그림책이었습니다.

오늘은 책을 덮고 아이를 한 번 더 꼭 안아 주고 싶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아이들이 훗날 부모가 되었을 때, 지금 제가 건네는 작은 관심과 기다림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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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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