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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궁전의 비밀 ㅣ 즐거운 동화 여행 215
한동옥 지음, 김지영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6년 9월
평점 :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제목부터 흥미롭게 느낄 것 같은 《고양이 궁전의 비밀》을 아이와 함께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고양이 궁전’이라는 신비로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모험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단순한 동화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금 마음이 아픕니다. 주인에게 두 번이나 버림받은 엄마 고양이 금양이는 새끼를 낳다가 세상을 떠나고, 홀로 살아남은 아기 고양이 툴리는 고양이들이 모여 사는 ‘고양이 궁전’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엄마를 잃은 것도 모자라 사람에게 버림받은 툴리에게 사람은 따뜻한 존재가 아니라 원망하고 복수해야 할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인간의 ‘참눈물’을 얻어 고양이 대왕이 되고,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하겠다는 꿈을 꾸게 되지요.
아이와 읽으면서 처음에는 툴리의 마음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툴리가 왜 이렇게까지 사람을 미워하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 보니 그 마음만으로는 상처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참눈물’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복수하려면 인간의 눈물이 필요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진짜 눈물은 누군가를 굴복시키기 위한 눈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함께 느끼는 눈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와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내가 툴리라면 사람을 미워했을까?”
“나에게 상처를 준 친구가 있다면 어떻게 할 것 같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건 어떤 걸까?”
책의 내용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요즘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가정이 많지만, 반대로 쉽게 데려왔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다시 버려지는 동물들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귀엽고 즐거운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책임지고 돌봐야 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책 속 금양이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까지 함께하는 것이라는 점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작가님이 아이들에게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 고양이 툴리의 모험과 갈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복수를 꿈꾸던 툴리가 여러 사건을 겪으며 다른 이들의 마음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흥미로웠습니다.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고양이 모험 이야기로 읽히면서도, 책을 덮고 나면 공감과 배려, 생명을 대하는 책임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저 역시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공감’이라는 것이 단순히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대가 왜 그런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것, 그리고 그 아픔을 내 일처럼 바라보려는 마음에서 진짜 공감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친구와 갈등을 겪거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도 이 책에서 만난 툴리의 이야기가 떠오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상처를 상처로 되돌려주는 것보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고양이 궁전의 비밀》은 귀여운 고양이들이 등장하는 재미있는 동화이면서도, 아이와 함께 생명의 소중함과 공감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따뜻한 책이었습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아이뿐만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 갈등이나 화해를 경험하고 있는 아이들과 함께 읽어도 이야기를 나눌 거리가 많은 책이라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