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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마워
조상미 지음 / 베어캣 / 2026년 6월
평점 :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는가입니다.
아이들은 어느 순간 "사람은 왜 죽어요?", "할머니는 이제 다시 못 만나는 거예요?"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인 저 역시 어떤 말로 설명해야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면서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안녕, 고마워』는 바로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조용히 다가와 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따뜻한 그림과 제목에 이끌려 책을 펼쳤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슬픔을 억지로 참게 하거나 눈물을 감추라고 하지 않고,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낸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해 주는 이야기가 참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죽음을 무섭거나 두려운 것으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함께했던 시간의 소중함을 돌아보고, 그 시간을 선물처럼 마음에 간직하는 과정으로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슬프면서도 이상하게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습니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 분명 아픈 일이지만, 그 사람이 내 삶에 남겨 준 사랑과 추억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조용히 스며들었습니다.
특히 제목인 '안녕, 고마워'라는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안녕'이라는 말을 매일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말 속에는 상대의 평안을 바라는 깊은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마워'라는 한마디는 함께했던 시간에 대한 가장 따뜻한 인사라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인 저는 책을 읽으며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이가 아직 어려 기억이 많지는 않지만, 함께 웃고 손을 잡고 산책했던 작은 순간들이 아이의 마음속에도 어렴풋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은 뒤 아이와 함께 "할아버지랑 어떤 기억이 가장 좋아?"라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이가 예상보다 많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좋은 그림책은 책을 읽는 순간보다, 읽고 난 뒤 가족이 나누는 대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조상미 작가의 글과 그림은 과하지 않습니다.
슬픔을 억지로 끌어올리지도 않고, 눈물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여백을 남겨 두기에 독자는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부드러운 색감과 따뜻한 그림은 아이들에게도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조용히 어루만져 줍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슬픔도 소중한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려 준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기쁜 감정은 마음껏 표현하라고 말하면서도 슬픔은 빨리 잊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슬플 때 충분히 슬퍼하고, 그리울 때 마음껏 그리워해도 괜찮다고 말해 줍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사람은 조금씩 성장하고, 사랑했던 사람을 더 오래 마음속에 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전해 줍니다.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싶거나,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을 경험한 아이에게 조심스럽게 건네고 싶은 책을 찾고 있다면 『안녕, 고마워』는 참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이별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에게도 언젠가 마주하게 될 삶의 한 부분을 따뜻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중한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족들에게 "고마워."라는 말을 조금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손을 잡고 걷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안녕, 고마워』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이면서 동시에 삶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을, 부모에게는 아이와 함께 슬픔을 나누는 방법을 조용히 알려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오래도록 책장에 두고 가족과 함께 여러 번 꺼내 읽고 싶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으로 자신 있게 추천드립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