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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빌렸습니다 ㅣ 독깨비 (책콩 어린이) 93
다키이 사치요 지음, 미키 겐지 외 옮김 / 책과콩나무 / 2026년 7월
평점 :





아이를 키우다 보면 형제자매 사이의 갈등은 피할 수 없는 성장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첫째 아이를 둔 부모라면 한 번쯤은 "형이니까 참아야지.", "누나니까 양보해야지."라는 말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기에 《동생을 빌렸습니다》를 읽으며 여러 번 마음이 뜨끔해졌고, 동시에 부모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을 빌렸습니다》는 "동생 로봇을 빌린다"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됩니다.
늘 동생을 갖고 싶어 했던 외동아들 겐타는 어느 날 동생 로봇 쓰토무를 빌리게 되고, 꿈에 그리던 형이 됩니다. 하지만 막상 동생이 생기자 상황은 겐타가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습니다.
부모님의 관심이 동생에게 쏠리는 것 같고, 사소한 일에도 양보해야 하며, 늘 형이라는 이유로 참아야 하는 현실에 부딪히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첫째 아이의 복잡한 마음을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입니다.
겐타가 느끼는 질투와 서운함, 억울함은 결코 이기적인 감정이 아닙니다.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아이가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마음을 꾸밈없이 보여 주며, 독자로 하여금 첫째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만듭니다.
특히 "형이니까 참아야지."라는 말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부담이 될 수 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 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는 무심코 던진 말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권리마저 빼앗기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도 혹시 비슷한 마음을 품고 있지는 않았을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는 더욱 깊은 감동을 전합니다.
홧김에 쓰토무를 돌려보낸 뒤 겐타가 느끼는 후회와 그리움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의 마음까지 울립니다.
늘 곁에 있을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가 사라지고 난 뒤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삶과도 닮아 있습니다.
특히 기억이 지워지기 전 쓰토무가 남긴 편지는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가슴 먹먹했던 장면이었습니다.
로봇이라는 설정을 뛰어넘어 진심으로 형을 사랑했던 동생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형제 관계를 다룬 동화가 아닙니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사랑은 어떻게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커지는 것인지, 그리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이해하는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따뜻하게 전해 주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부모에게는 아이의 감정을 먼저 바라보고 들어주는 태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줍니다.
《동생을 빌렸습니다》는 외동아이를 둔 가정은 물론 형제자매가 있는 모든 가정에서 함께 읽어 보면 좋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겐타의 성장 과정에 공감하며 마음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고, 부모는 아이들의 숨겨진 감정을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장을 덮고 난 뒤에는 가족이라는 존재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따뜻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 동화였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