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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김미조 지음 / 수미랑 / 2026년 1월
평점 :





김미조 작가의 장편소설 『하루』는 제목 그대로 ‘하루’라는 짧은 시간 속에 한 인간의 삶과 감정, 그리고 관계의 결을 촘촘히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을 앞세우기보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얼마나 많은 선택과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조용히 보여줍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하루는 늘 똑같아 보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결코 같지 않다”는 작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하루』의 주인공은 일상의 무게를 묵묵히 감당하며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특별할 것 없는 하루를 보내지만, 그 안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후회와 바람, 그리고 누군가에게 건네지 못한 진심이 쌓여 있습니다. 작품 속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였지만, 마음은 유난히 소란스러웠다.”
라는 문장은 이 소설의 정서를 잘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수없이 많은 감정이 오르내리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소설이 인상적인 이유는 인물들의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낸다는 점입니다.
김미조 작가는 기쁨이나 슬픔을 크게 외치기보다, 그 감정이 스며드는 순간을 세심하게 포착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았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라는 문장은 인간관계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자주 침묵을 선택하는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처럼 『하루』는 말하지 못한 마음, 표현되지 않은 감정에 주목하며 독자의 마음을 천천히 두드립니다.
또한 이 작품은 시간에 대한 사유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냅니다.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보이지만, 그 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는 사실을 소설은 끊임없이 상기시킵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는 결국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말해준다.”
라는 문장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리는 종종 ‘내일’을 이유로 오늘을 흘려보내지만, 이 소설은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히 바라보게 합니다.
『하루』는 관계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가족, 연인,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과의 짧은 만남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합니다. 관계는 늘 완벽하지 않고, 때로는 상처를 남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람을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메시지가 잔잔하게 전해집니다.
“완벽한 관계는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 하루를 버틸 수 있었다.”
라는 문장은 이 소설이 가진 따뜻한 온기를 잘 보여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오래 남았던 감정은 ‘위로’였습니다. 『하루』는 독자에게 더 잘 살아야 한다고 다그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의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고, 흔들리는 하루 역시 삶의 일부라고 조용히 말해 줍니다.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볼 여유를 잃어버린 독자에게 이 소설은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하는 시간이 되어 줍니다.
김미조 작가의 『하루』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솔한 소설입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도 충분히 깊고, 큰 말 없이도 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평범한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당신의 하루도 충분히 의미 있다”는 조용한 응원이 되어 줄 것입니다. 하루의 끝에서, 혹은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기 전 차분히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