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이언이라고 불러 줘
카밀라 체스터 지음, 정회성 옮김 / 초록개구리 / 2025년 12월
평점 :




『라이언이라고 불러줘』는 아이의 성 정체성과 자기다움에 대해 조심스럽고도 따뜻하게 이야기하는 그림책으로,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과 울림을 남겨준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매우 섬세하고 부드럽게 풀어내고 있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에 참 좋은 책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자신을 ‘라이언’이라고 불러주길 바라는 아이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익숙함과 관성 속에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보다 정해진 틀 안에서 부르려 하지만, 아이의 마음속에는 분명하고 진지한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갈등이나 극적인 사건으로 몰아가지 않고, 일상의 장면 속에서 차분히 보여주며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이 곧 한 사람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행위임을 자연스럽게 전합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 책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단정적으로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옳고 그름을 나누기보다, “왜 그 아이에게 이 이름이 중요한지”, “이름을 불러주는 어른의 태도가 아이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를 조용히 생각하게 만듭니다.
아이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존중해 주는 어른의 모습은 부모로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림 또한 이야기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한 색감과 부드러운 표정들은 아이의 감정을 과장 없이 전달해 주며, 글을 잘 읽지 못하는 아이도 그림을 통해 충분히 이야기를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특히 아이의 표정 변화와 주변 인물들의 태도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음이 잔잔해집니다.
『라이언이라고 불러줘』는 성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보다 더 크게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받고 싶은 마음’, ‘다름을 존중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특정 주제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아이와 모든 부모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우리 아이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줄 때, 혹은 스스로 불리고 싶은 이름과 모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태도로 귀 기울여야 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읽으며 “만약 네가 라이언이라면 어떤 기분일까?”, “우리는 친구를 어떻게 불러주면 좋을까?”와 같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대화 자체가 이미 아이에게는 큰 배움이자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라이언이라고 불러줘』는 아이에게는 자기 자신을 존중받는 감정을, 어른에게는 한 아이의 마음을 끝까지 존중해 주는 용기를 조용히 건네는 책입니다. 학부모로서 아이와 함께 꼭 한 번, 그리고 여러 번 곱씹어 읽고 싶은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