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을 넘은 새 특서 어린이문학 14
손현주 지음, 함주해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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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을 넘은 새』는 아이와 함께 읽으며 마음이 여러 번 잔잔하게 흔들렸던 작품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마리 새의 이야기처럼 담담하게 시작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아이가 성장하며 마주하는 두려움과 선택, 그리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어른의 마음까지 함께 담아낸 깊이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유리창’은 단순한 장애물이 아니라,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안전한 경계이자 동시에 아이의 성장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처럼 느껴집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읽다 보니, 아이가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가 혹시 아이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손현주 작가님은 이러한 복잡한 감정을 무겁지 않게, 그러나 충분히 깊이 있게 풀어내며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줍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넘어야 한다’는 결론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새가 느끼는 망설임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그 마음을 충분히 보여 줍니다. 이는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인정받는 경험이 되고, 어른에게는 아이의 불안과 주저함을 다그치기보다 이해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문장은 간결하고 부드러워 아이 혼자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그림은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섬세하게 전달합니다.

여백이 살아 있는 구성 덕분에 아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덧붙이게 되고, 부모는 아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됩니다.

책을 덮은 뒤 아이와 나눈 짧은 대화 속에서, 아이가 느끼는 두려움과 바람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그 자체로 이 책의 가치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손현주 작가의 『유리창을 넘은 새』는 성장의 순간에 놓인 아이와 그 곁을 지키는 부모 모두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는 작품입니다.

아이에게는 스스로를 믿는 용기를, 부모에게는 한 발 물러서서 지켜볼 수 있는 여유와 신뢰를 전해 줍니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읽으며 아이와 마음을 나누고 싶은 가정에 정중히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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