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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분실물함 ㅣ 북멘토 가치동화 74
니시무라 유리 지음, 오바 겐야 그림, 김정화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북멘토 출판사에서 출간된 『사라진 분실물함』은 학교라는 익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마음과 관계를 차분하고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 그 이상으로 아이들의 내면과 성장 과정을 깊이 있게 담아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의 중심에 놓인 ‘분실물함’은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존재이지만, 이 책에서는 아이들 각자의 기억과 감정이 쌓인 상징적인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분실물함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단순한 물건 분실의 문제가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의 오해와 불안, 말로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계기가 됩니다.
어른의 눈에는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일들이 아이들에게는 얼마나 큰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이 책은 담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아이들이 문제를 마주하고 해결해 가는 과정이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졌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지시나 개입으로 쉽게 정리되지 않고, 아이들 스스로 고민하고 서로의 마음을 살피며 조금씩 해답에 다가갑니다.
이 과정을 통해 독자는 아이들이 학교생활 속에서 겪는 감정의 무게와 성장의 순간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이 작품은 특정 인물을 단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옳고 그름을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각자의 입장과 사정을 존중하는 시선을 유지합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는 타인을 이해하는 태도의 중요성을, 부모에게는 아이의 행동 이면에 숨은 감정을 한 번 더 헤아려 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줍니다.
문장은 전반적으로 차분하고 절제되어 있어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내용은 어른에게도 충분한 울림을 줍니다.
아이와 함께 읽고 난 뒤 학교생활, 친구 관계, 마음속 고민에 대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에도 적합한 책이라 생각됩니다.
『사라진 분실물함』은 아이들의 일상을 섬세하게 비추며, 성장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관계의 의미를 조용히 전하는 작품입니다.
자녀의 학교생활과 마음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학부모라면, 이 책을 통해 아이와 함께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