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싫어 - 혐오, 누군가를 공격하는 말 생각하는 10대를 위한 이야기 2
조아라 지음, 추현수 그림 / 대림아이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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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싫어》라는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솔직히 학부모로서 마음이 먼저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아이에게 “싫어”라는 말을 이렇게 노골적으로 전하는 책이라니, 혹시나 부정적인 감정만을 부추기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그 우려는 차분히 사라졌고, 오히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법을 알려주는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실제로 느끼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냅니다.

친구가 미울 때, 괜히 짜증이 날 때, 이유 없이 싫어지는 순간들…. 어른의 시선에서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 감정 하나하나가 아주 진지하고 큰 문제입니다.

《나는 네가 싫어》는 그런 감정을 “나쁜 것”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마음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 줍니다.

이 점이 학부모로서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마음에 남았던 것은 ‘싫다’는 감정 자체보다, 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작정 참거나 억누르라고 말하지 않고, 그렇다고 상대를 상처 주는 방식으로 쏟아내지도 않도록 균형을 잡아 줍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상대의 입장도 조금은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이끄는 과정이 무척 섬세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부모로서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걔가 싫어”라고 말할 때, 우리는 얼마나 자주 “그러면 안 돼”, “다 같이 사이좋게 지내야지”라고만 말해왔을까요.

이 책은 그런 반응이 아이의 감정을 지워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줍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훈계보다 먼저 “그럴 수 있지”라는 공감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림과 문장 역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되어 있어, 혼자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부모와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너는 언제 이런 마음이 들었어?”, “그때는 어떻게 하고 싶었어?” 같은 대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책 한 권이 아이와 부모 사이의 대화를 열어주는 다리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나는 네가 싫어》는 아이에게 ‘싫어할 권리’가 있음을 알려주면서도, 그 감정에 책임을 지는 방법까지 함께 보여주는 책입니다.

친구 관계에서 상처를 받고 혼란스러워하는 아이,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마음을 다그치지 않고 이해하는 법을 다시 배우게 해준 고마운 책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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