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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택의 마지막 기억 ㅣ 집사TV 오리지널 스토리북 시즌2 5
권수영 그림, 김지균 글, 집사TV 원작 / 서울문화사 / 2025년 11월
평점 :





《대저택의 마지막 기억》은 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난 뒤 한동안 조용해진 모습을 보며 “어떤 이야기를 만났을까” 궁금해지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흥미로운 미스터리나 판타지 소설을 넘어, 아이의 마음속에 ‘기억’과 ‘선택’, 그리고 ‘책임’이라는 묵직한 질문을 남겨주는 이야기라고 느껴졌습니다.
이야기의 무대가 되는 ‘대저택’은 그 자체로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크고 오래된 공간, 그 안에 켜켜이 쌓인 기억과 비밀들은 자연스럽게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하지만 이 책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배경보다도, 그 공간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감정과 선택에 있습니다.
아이가 읽기에는 충분히 흥미롭지만,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정서적 깊이가 있어 부모로서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기억’이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나를 만들고 미래의 선택에 영향을 준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힘들었던 일이나 실수했던 기억을 빨리 잊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억을 지우는 것이 꼭 해결책은 아니며, 오히려 그 기억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품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을 조심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이 부분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시선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공감했던 장면들은, 등장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를 안고 대저택에 머무르는 모습이었습니다.
누군가는 후회 때문에, 누군가는 그리움 때문에, 또 누군가는 말하지 못한 진실 때문에 그곳을 떠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사람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이는 학교생활과 또래 관계에서 쉽게 상처받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장이 지나치게 어렵지 않으면서도 분위기를 잘 살려, 책 읽기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도 끝까지 따라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동시에 이야기 곳곳에 생각해 볼 만한 여백이 있어, 다 읽고 나서 부모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습니다.
“나라면 그 기억을 지웠을까?”, “그 선택은 옳았을까?” 같은 질문은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을 밖으로 끌어내 줍니다.
《대저택의 마지막 기억》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재미를 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정과 마주하는 용기를 조용히 건네는 책입니다.
학부모로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아이가 성장하면서 언젠가 겪게 될 후회와 상실, 그리고 선택의 순간들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지길 바라는 부모라면, 함께 읽고 오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으로 기억에 남을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