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욘 - 친구 감시자
딜게 귀네이 지음, 이난아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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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피욘”이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솔직히 어떤 내용일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고 나니, 이 책은 단순히 재미를 위한 동화나 만화가 아니라, 아이가 조금 더 자라면서 ― 감수성이나 이해력이 커질 무렵에 ― 한 번쯤 마주해 볼 만한 ‘깊이 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자가 딜게 귀네이라는 분이라는 걸 알고 나니, 이 책이 단순한 유희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주려는 작품이라는 기대감이 생겼고, 실제로 그 기대는 충분히 채워졌습니다.

먼저, 피욘의 가장 큰 장점은 “아이(혹은 청소년)가 겪을 수 있는 혼란, 현실, 감정”에 대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에요.

책을 덮고 나면 단순히 이야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약 내가 저 상황이라면?” “저 마음이라면 나는 어떻게 할까?”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더군요. 부모로서, 이런 질문은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됩니다.

또한, 이 책은 청소년 문학으로서의 진지함과 동시에 부드러움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했어요. 너무 어둡거나 무거운 주제가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느끼고 고민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준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오히려 아이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부모로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이 책을 읽었다”는 경험이 아이에게 단지 하루의 여흥이 아니라, 감수성과 세계관을 넓히는 작은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우리 아이가 책 속에 몰입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생각해 보고, 나중에 부모와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 그런 여운이 남는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만, 이 책이 모든 어린이에게 맞는 동화는 아닐 수 있어요. 청소년 소설에 가까운 만큼, 아이가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나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 아이가 아직 어린 학년이라면,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주는 독서 경험이 더 좋을 것 같아요.

결론적으로, “단순한 동화나 그림책”을 넘어, 아이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가족과의 대화까지 열어 주는 문학적 경험을 찾고 있다면, 피욘은 학부모로서도 충분히 권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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