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죽음의 책

죽음의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심연희 옮김 / 다산어린이 / 2025년 10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죽음’이라는 주제는 가능한 한 멀리 두고 싶어지는 단어입니다.

아이에게 너무 무겁거나 두렵게 느껴질까 걱정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가 “사람은 왜 죽어요?”, “죽으면 어디로 가요?”라고 묻는 날이 옵니다.

그때 어떻게 답해야 할지 막막한 부모에게 이 책,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의 『죽음의 책』**은 따뜻하면서도 현명한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이 책은 죽음을 피하거나 숨기지 않습니다. 대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죽음을 솔직하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사람은 왜 죽는가’, ‘죽음 뒤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죽은 사람을 어떻게 기억할 수 있을까’ 등 누구나 한 번쯤 품어본 질문들을 다양한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하지만 그 방식이 무겁거나 슬프지 않습니다. 오히려 작가의 담백한 문장과 미리암 코르넬리센의 따뜻한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힘”**을 전해줍니다.

읽는 내내 놀랐던 것은, 이 책이 죽음을 설명하면서도 끝내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죽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하루하루가 더욱 소중하다는 메시지가 전해지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의 마음에도 잔잔한 울림을 남깁니다.

작가는 종교적 해석이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는, 다양한 문화와 전통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방식을 소개하면서 독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끕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이 책은 단순한 지식책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죽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따뜻한 대화의 매개체가 되어 줍니다.

아이가 품은 궁금증을 무겁지 않게 풀어주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슬프지만, 그 사람은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남아 있다”는 위로를 전합니다.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아이와 “우리 가족 중에서 하늘나라에 간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점점 서로의 마음을 나누게 되었고, 아이가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이해와 사랑의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죽음의 책』은 아이들에게 삶과 죽음을 가르치기보다, “함께 생각하고 공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슬픔을 회피하기보다 그것을 통해 성장할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하지요.

이 책을 모든 부모님께 권하고 싶습니다. 죽음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아이에게 설명하는 대신, 이 책을 함께 읽어보세요.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우리는 아이에게 ‘죽음’이 아니라 ‘삶의 의미’를 전하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