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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살롱 1 - 수상한 마녀의 미용실 ㅣ 시크릿 살롱 1
신현정 지음, 모차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5년 10월
평점 :





처음 책 표지를 봤을 때부터 무지갯빛 머리칼과 신비로운 미용실이 눈에 띄어, 어떤 이야기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마녀가 운영하는 미용실이라니, 제목만 들어도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했거든요.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단순히 마법이나 판타지만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과 마음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깊은 메시지가 담긴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평범한 골목길에 자리한 ‘시크릿 살롱’이라는 미용실입니다.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사실 그곳은 머리카락을 자르면 감정이 눈부신 보석처럼 드러나는 마법의 공간입니다.
미용실의 주인인 ‘살룬’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마녀이고, 말하는 고양이 ‘달콤’이 그녀와 함께 손님을 맞이합니다.
이곳에서는 손님들이 ‘없애고 싶은 감정’을 잘라내거나, ‘다시 되찾고 싶은 마음’을 되살릴 수도 있습니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미용실을 찾습니다.
어떤 아이는 부끄러움을 없애고 싶어 하고, 어떤 아이는 외로움을 버리고 싶어 하죠.
또 어떤 아이는 질투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살룬은 그들에게 “정말 그 감정이 필요 없을까요?” 하고 묻습니다.
그리고 감정이 사라진 뒤 생기는 빈자리를 통해 아이들은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읽는 동안 저 역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어른이 되어버린 저에게도 여전히 그런 감정들이 남아있고, 때로는 감정을 숨기거나 외면하려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거든요.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 책이 감정을 단순히 ‘좋다’ ‘나쁘다’로 나누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감정들조차 사실은 삶을 이루는 중요한 조각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아이가 “엄마, 나도 가끔 부끄럽고 질투 나는데, 그게 나쁜 건 아니구나”라고 말했을 때, 저는 이 책이 전하려던 진짜 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책의 표현 방식이었습니다.
그림이 따뜻하고 섬세해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감정의 미묘한 변화를 시각적으로 잘 전달해 줍니다.
마녀 살룬의 미용실이 등장할 때마다 느껴지는 몽환적인 색감은, 마치 감정의 결을 눈으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머리카락 속에서 반짝이며 나타나는 감정 보석의 묘사는 정말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가 “이런 미용실이 진짜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책을 다 읽은 후, 아이와 함께 “만약 네가 감정 보석 하나를 꺼낼 수 있다면 어떤 걸 고를까?”라는 질문을 해보았습니다.
아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나는 걱정을 조금 덜고 싶어. 하지만 완전히 없애면 불안해서 이상할 것 같아.”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이 너무 어른스럽고, 또 이 책이 아이에게 진심으로 닿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시크릿 살롱』은 단순히 재미있는 판타지 동화가 아니라, 감정 교육과 정서 성장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학교와 사회 속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지만, 그걸 어떻게 표현하고 다뤄야 할지 잘 모를 때가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네가 느끼는 모든 감정은 괜찮아, 그건 너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야”라고 부드럽게 이야기해 줍니다.
또한, 부모가 아이와 함께 읽으면 서로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저는 아이와 이 책을 함께 읽으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요즘 느끼는 불안이나 작은 고민들을 조금 더 솔직하게 털어놓게 되더군요.
결국 『시크릿 살롱 1 : 수상한 마녀의 미용실』은 아이에게는 자기감정의 의미를 배우는 성장 이야기이고, 부모에게는 아이의 마음을 바라보는 창문 같은 책이었습니다.
상상력이 가득한 판타지 속에서 아이의 현실적인 감정이 조용히 녹아 있어,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오래 여운이 남습니다.
저는 이 책을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께 특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혼자 읽어도 좋지만, 부모와 함께 읽으면 훨씬 풍성한 대화가 이어질 것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감정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모든 가정에 권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