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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바이러스의 비밀을 풀어라 ㅣ 즐거운 동화 여행 197
김백신 지음, 최달수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4년 12월
평점 :

즐거운 동화 여행 197
귀신 바이러스의
비밀을 풀어라
김백신 글 ? 최달수 그림
서낭 제사 때 말하면 입으로 귀신이 들어간다는 게 정말이야?
아름다운 전통문화, 서낭 제사 이야기



예전에 촌락에서는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농, 풍어를 기원하는 공동의 신앙 의례를 행하였다.
이러한 서낭 제사는 서낭나무라고 불리는 신목, 또는 돌무더기나 자연 암석 등의 매개체를 통해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이와 같은 상징물을 통해 신과의 교감을 형성하였고, 그러함으로써 소망하는 바를 이루고자 했다.
마을 사람들이 섬기는 신은 대체로 산신, 서낭신, 지신, 천신 등이었으나, 지역에 따라 공민왕이나 선덕여왕 같은 왕을, 김유신이나 이순신 같은 전쟁 영웅을 섬기기도 했다.
서낭 제사에는 악귀를 물리치기 위한 주술적 의미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친족, 친구, 가족 등의 구별을 초월하여 함께 제사 의식을 행함으로써 마을 사람에게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하였으니, 단합의 수단도 되었다.
이웃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행복도 나누었으니, 서낭 제사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아닐 수 없다.
작가는 이 책에서 전통의 아름다움을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코믹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다.
아빠는 지방에서 근무하고 엄마는 해외 출장을 3주나 가야 해서, 기태는 동생 여름이와 함께 여름방학 때 외갓집에 가야 했다.
하지만 기태는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지난겨울 외갓집에 갔을 때 마을 서낭 제사에 갔는데, 사촌 형이 서낭 귀신이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사촌 형이 귀신을 내쫓는 굿을 해 주었지만, 악귀를 쫓는다는 붉은팥 시루떡도 반만 먹고 버린 터라 여전히 찜찜하다. 서낭 귀신이 자기를 죄다 지켜보는 것 같고, 심지어 책꽂이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서낭나무가 우뚝 서 있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엄마가 아빠에게 그럴 거면 집에 오지도 말라고 전화하는 것을 듣고부터는 이혼할까 봐 그것도 걱정이 된다.
기태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할 수 없이 동생과 외갓집에 갔다.
형과 물고기를 잡으면서도 귀신이 혹시 들어올까 봐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불안한 기태는 사촌 형에게 제대로 굿을 해 달라고 조른다.
형이 사실은 장난친 거라고 말해도 요지부동이다.
형은 할 수 없이 이마에 검은색 끈을 동여매고, 북치고 춤추며 굿을 했다.
굿을 했으니, 이제 귀신은 떠나가게 될까? 그리고 엄마 아빠는 어떻게 될까?
기태를 편안하게 해 준 건 사실 굿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솔직한 설명 때문이었다.
기태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린이들은 웃음을 짓게 될 것이다.
기태와 똑같은 경험을 하지 않은 어린이가 없을 테니까. 나아가 서낭 제사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은 우리 전통문화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옛것을 지켜서 행하는 마을도, 전통을 소중히 여기려는 마음도 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 핵가족화의 영향으로 공동체 구조가 약화하면서 개인주의와 경쟁 중심의 사회가 강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 방식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는지 확인하는 행위이다.
또한 우리는 전통문화를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잘 유지 보존하여 전통문화를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겟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