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길 37번지의 기적 - 수호 나무와 메신저 새 두바퀴 고학년 판타지SF
이현주 지음, 박현주 그림 / 파란자전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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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 고학년 판타지SF

바람길 37번지의 기적

: 수호 나무와 메신저 새


이현주 글 | 박현주 그림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

희망과 절망 사이 그 어디쯤

무자비한 바람이 불면 열리는 

마법 같은 세상 이야기

허공을 걷고, 구름 물을 마시고, 구름에서 식물이 자라고,

신비한 나무와 아름다운 새와 황금 도토리가 있는

미스터리한 주소 바람길 37번지.


실수투성이 초짜 우편배달원 마루와 

엉뚱하고 당찬 스카우트 소녀 아가의

보이지 않지만, 꼭 찾고 싶은

‘바람길 37번지’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처럼

묵은 기억 속 행복한 추억 한 자락을 건져 올리는

가슴 따뜻한 기적의 순간을 만나 봅니다.

어디에나 있지만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일상 속 마법과 내 안의 기적을 만나는 법









바람이 불어야만 열리는 세상 속으로


해밀마을 초보 우편배달원인 메신저 마루는 일을 시작한 첫날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아무리 찾아도 주소를 찾을 수 없는 편지 때문이다. 

그것도 두 통이나, 주소는 바람길 37번지. 

그러다 편지를 보낸 소녀 아가를 만나는데, 아가는 마을을 떠들썩하게 만든 실종된 비행기에 탄 할아버지가 그 주소에서 편지를 보냈다고 주장한다. 

해밀우체국 메신저들은 곧 불어닥칠 거대한 바람 무자비에 대비하기 위해 바쁘다 보니, 마루가 아가와 함께 한 번 더 주소를 찾아보기로 한다. 

해밀마을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던 마을 수호 나무인 해밀과 메신저 새가 사람들의 욕심으로 오래전에 사라졌고, 이후 주기적으로 마을에 강한 바람이 불어닥친다는. 

더욱이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마법처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다. 

물론 마루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마루와 아가는 동쪽 숲에 사는 슈나이더 할아버지 덕분에 집터만 남은 바람길 37번지 공터를 찾지만, 때마침 마을을 덮친 강한 바람 무자비에 휩쓸려 바람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눈을 떠 보니 색색의 구름이 가득한 그곳은 허공을 걸어 다니고, 구름을 땅처럼 사용하는 하늘 같기도, 밝은 우주 같기도 한 공간이었다. 

더욱 놀라운 건 아가의 할아버지인 길잡이 씨를 포함해 실종된 비행기와 승객들이 모두 그곳에 있었고, 그토록 찾던 “바람길 37번지” 집도 떡하니 있었다. 

전설 속 바람 무자비 속에. 마루는 아가의 편지를 길잡이 할아버지에게 전하고, 할아버지가 편지를 넣었다는 신비한 나무 앞에 자리한 빨간 우체통을 확인한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기 위한 탈출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아가의 엉뚱한 제안으로 나무를 안아 보다 과거의 행복한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신비한 나무 속으로 들어가게 된 마루는 그 속에서 메신저 새와 황금 도토리를 보고 해밀 나무에 관한 전설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법 따윈 없다며 전설을 믿지 않던 마루는 다른 사람들의 탈출을 돕기 위해 파괴될지도 모르는 구름 세상에 홀로 남기로 결심하고, 해밀의 기적을 믿어 보기로 한다. 과연 실종된 사람들의 운명과 마루와 아가의 선택은 이들을 어디로 데려갈까?


소중한 기억을 소환하는

무자비한 바람 속 아름다운 세상 이야기와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의 신비한 색채의 향연


일상 속 소중한 추억으로 가는 길에 마법을 깔고, 누구나 하나쯤 갖고 있을 현실의 고단함을 외면하지 않으며, 희망으로, 행복으로, 삶의 기적으로 이끌어 가는 《바람길 37번지의 기적》은 국내 작가에게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을 보는 듯하다. 

개발도상국 어린이와 기후 변화에 관련된 일 종사자로 알려졌지만, 판타지 소설 덕후로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모험 가득한 판타지 소설 같은 삶을 살며 이국적인 감성을 키워 온 이현주 작가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거대한 바람 무자비 속 아름다운 구름 세상은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초록과 파랑이 합쳐지면서 그 중간 어디쯤을 흐르는 작품의 주된 색조는 작품의 세계관을 주도하는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빛 아래 모두의 바람으로 자라난 수호 나무 해밀의 초록 잎이 어우러진 희망의 색이다.

 상처 난 아이들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시선으로 글 작가의 상상 그 이상을 눈앞에 그려 낸 박현주 작가의 일러스트는 아픔을 보듬어 주는 아가의 따뜻한 격려와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아간 마루의 작은 용기를 아름답게 담아 냈다. 하늘에 떠 있는 수호 나무 해밀과 나무 속을 푸른빛으로 물들인 휘핑크림 같은 꽃과 날갯짓 없이 자유롭게 비행하는 메신저 새들의 생생함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작품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들게 한다.

진흙 속에서 진주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지만, 발견의 기쁨과 성공의 가치는 더욱 크다. 장마철 시커먼 비구름이 물러나고 오랜만에 펼쳐지는 새파란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고 선명하다. 기억 속, 마음속 어딘가에 있을 소중한 추억을 찾고 이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노력하는 일 또한, 무자비를 헤치고 아름다운 세상을 찾아 떠나는 도전의 길이고, 긴 장마를 인내하고 맑은 하늘을 마주하는 기쁨과 같을 것이다.

책을 읽고 우리도 우리의 따뜻한 추억속을 여행해보는것은 어떨까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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