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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비밀을 얘기해 ㅣ 책이 좋아 3단계
잠자 지음, 히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6월
평점 :

책이좋아3단계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
글 잠자 | 그림 히히

불안과 억압, 결핍과 외로움
그 끝자락에 서 있는 아이들의 조각난 마음에
아름다운 비유와 빛나는 문장으로 보내는 희망의 신호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에는 다양한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불안정하고 결여된 상태라는 점일 것이다.
<두두>의 주인공은 단짝 친구가 전학을 가 버린 후 혼자 남았다는 외로움에 시달리고, <마크>의 주인공 ‘지하’는 난생처음으로 친해지고 싶은 친구 ‘한빈’을 향한 소유욕으로 괴로워한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의 주인공은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뱉어 내지 못하는 상황이고,
<잠자는 제니와 비밀을 얘기해>의 ‘제니’와 <내 마음은 몇 제곱미터인가?>의 주인공은 부모 혹은 교육자의 욕심 때문에 비상식적이고 억압적인 일상에 놓여 있다.
잠자 작가는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과 사건을 '판타지'라는 도구를 통해 표현한다.
기묘하면서도 어딘가 처연한 설정의 판타지 안에서 주인공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마음에 쌓여 있던 불안과 울분을 해소한다.
그리고 이는 이야기 밖 독자들에게도 묵직하게 전달된다.
누구에게나 외로웠던, 고통받으며 나아갈 바에야 그냥 멈추고 싶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가진 상처가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용기 있게 직시할 때 우리는 성장한다.
이 유려하면서도 처연한 다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한 뼘 더 성장할 계기를 마주할 것이다.
● 글 작가 잠자 X 그림 작가 히히
● 두 젊은 작가의 찬란한 시너지
잠자 작가가 특유의 문체와 비유로 독자들의 마음을 흔든다면, 일러스트레이터 히히 작가는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와 비유 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으로 재해석해 눈길을 끈다.
회화적이면서도 독특한 터치와 과감한 화면 연출은 텍스트를 든든하게 뒷받침한다.
또한 각 단편마다 주요 색감을 다르게 설정해 이야기의 분위기를 섬세하게 매만졌다.
텍스트로만 그려졌던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하는 히히 작가의 삽화는 작품에 더 쉽게 이입할 수 있도록, 작품을 다양한 갈래로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렇듯 잠자 작가와 히히 작가의 만남은 책 읽기의 맛을 더하고 감상의 영역을 더 넓게 확장시켜준답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과 부모 모두에게 강추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