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거인과 아기 신나는 새싹 213
김종혁 지음 / 씨드북(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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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새싹 213

돌거인과 아기

김종혁 지음







생김새가 달라도,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어요

돌거인은 해가 지고 숲에 푸르른 어둠이 깔리면 천천히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고 주위를 둘러보고는 좋아하는 산책에 나서지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오늘은 엉덩이에 웬 아기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그것도 사람 아기가요! 한 손에 올라갈 정도로 작은 아기가 여기서 뭘 하던 걸까요?

천진한 아기는 돌거인을 보고 까르르 웃음을 터뜨립니다.

“넌 내가 무섭지도 않니?”

아기의 웃음소리에 돌거인은 당황하고 말아요.

아마 돌거인은 그동안 자신의 거대한 덩치와 무서운 외모 탓에 지레 겁먹고 도망가는 동물들을 자주 접했을 거예요.

돌거인의 다정한 성격이나 진심은 모른 채 겉모습만으로 판단해 거리를 두는 이웃을 경험하며 돌거인 역시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왔지만, 오늘 처음 만난 사람 아기만은 다른 반응을 보였지요.

선입견 없는 아기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돌거인이 세상을 향해 세워 둔 벽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사람 아기는 자기가 알아서 돌아가겠지.’

돌거인은 아기를 내려놓고 마저 산책하려 하지만 아기가 울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바닥이 너무 딱딱해서 우는 걸까 싶어 잎사귀들을 모아 바닥을 푹신하게 만들어 주고, 쉬익거리며 몰려든 뱀을 물리치는가 하면, 배고픈가 싶어 빨간 열매를 건네기도 합니다.

나뭇잎을 엮어 기저귀를 갈아 주기도 하지요.

아기를 관찰하며 지금 무엇이 필요할까 고민하고, 또 행동에 옮기는 돌거인의 투박한 다정함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합니다.

낯설고 연약한 인물을 대하는 돌거인의 모습은 새로운 친구나 반려동물을 대하는 ‘나’에 대입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서로 생김새가 다르고 말이 통하지 않아도, 상대를 관찰하며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푸른 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어른들은 모를 상상의 세계

여러 우여곡절 끝에 돌거인은 드디어 아기를 두고 떠나려 합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자꾸 뒤돌아봐도 그 자리에 있던 아기가 세 번째로 뒤돌아봤을 때, 그새 사라지고 맙니다.

혼비백산한 돌거인은 숲속 동물들과 함께 아기를 찾기 시작해요.

그 짧은 시간 동안 돌거인은 아기에게 무척 정이 들어 버렸어요.

다행히도 아기는 물장난을 치다 무사히 발견되지요.

안심한 돌거인이 아기를 품에 안자, 아기는 돌거인의 손가락을 잡고 물에서 주운 붉은색 나뭇잎을 붙여 줍니다.

푸른 밤 배경, 회색빛 돌과 대조되는 이 붉은색 나뭇잎은 비록 말하지 못하는 아기이지만 돌거인의 배려가 그대로 아기에게 전해졌음을, 그리고 새롭게 시작된 우정의 상징임을 알려주며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합니다.

날이 밝아오면서 아기를 찾는 어른들의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옵니다.

돌거인은 아기가 여기 함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줄까요?

아기는 훗날 이 하룻밤을 어떻게 기억할까요?

생김새와 다르게 따뜻한 정을나누어준 돌거인을 보며 아이들에게도 편견 갖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보고 그사람에 대해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것에대해 이야기 나누었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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