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오승민 지음 / 다그림책(키다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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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이 이루어질 거야

오승민 글ㆍ그림


“그거 알아?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대.”






200권 넘는 어린이책에 생동감을 불어 넣은 베테랑 일러스트레이터,

그림책 작가 오승민이 선보이는 작고 소중한 ‘소원’의 세계

오승민 작가님은 2004년 그림책 《꼭꼭 숨어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200권이 훌쩍 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답니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체로 전체적인 상황은 물론, 인물의 내면까지 실감나게 표현하는 작가의 힘은 창작 그림책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어린이의 입장을 담아낸 《오늘은 돈가스 카레라이스》, 동물 실험에 대한 문제 의식을 바탕으로 생존의 의미를 묻는 《붉은신》, 여순 항쟁의 비극을 현재 시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점옥이》에 이르기까지, 오승민 작가가 쓰고 그린 그림책들은 묵직한 주제 의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한편 다섯 번째 창작 그림책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일상적인 감정,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담하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 눈길을 끕니다.

또한 작가는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집에 가고 싶은 주인공 아이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절제된 색과 텍스트를 택했습니다.

이러한 시도 덕분에 독자는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를 통해 작가 오승민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대상과 함께 있고 싶은 마음,

좌절을 딛고 나아가는 소원의 힘

그림책《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는 눈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이의 목소리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는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물들인 봉숭아 꽃물이 남아 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굳게 믿고 있지요.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목소리는 하나가 아닙니다.

검정색 글씨가 쇼윈도 너머의 인형에게 건네는 아이의 마음이라면, 붉은색 글씨는 자신을 찾아오는 아이에 대한 인형의 마음입니다.

이런 구성을 통해 독자는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아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인형의 속마음을 알 길 없는 아이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입을 꾹 다물어 버립니다.

그토록 바라던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자 마음을 닫아 버린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현실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좌절의 순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아이가 떠난 자리를 바라보며 인형은 자신의 간절함을 표현합니다.

현실에서는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는 존재가 온 마음을 다해 걸음을 옮기는 순간은 이를 지켜보는 독자의 마음 또한 움직이게 합니다.

인형이 등장하는 두 작품을 나란히 출간, ‘인형 2부작’으로 불러

그림책을 통해 그릴 수 있는 세계를 선보이다

이 책의 출간을 준비하며 오승민 작가는 《점옥이》와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를 ‘인형 2부작’으로 소개했습니다.

작가는 출판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2부작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인형이 주인공인 그림책 두 권을 진행하게 되었고,

두 인형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묘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인형이 등장하는 것은 같지만 두 작품은 차별성을 가집니다.

《점옥이》의 인형이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고 기억하는 역할을 한다면, 《소원이 이루어질 거야》의 인형은 간절한 소망의 대상이자 한계를 뛰어넘는 행위자입니다.

이 작품 속 인형은 자신의 마음을 알 리 없는 아이에게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작가 오승민은 이 같은 ‘판타지’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는 사실을 짚는 동시에, 이것이 ‘아이가 꾸는 꿈’에 머무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머리맡에 실제 인형이 놓여진 에필로그는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꿈으로, 꿈에서 현실로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글 보다는 그림으로 먼저 이 책을 느꼈으면 좋겟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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