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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운
티파니 D. 잭슨 지음, 김하현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평점 :
그로운
: 그루밍 성범죄의 위험성에 대한 날카로운 경고 ⚠️
#그루밍성범죄
책장을 덮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것이었다. '내가 인챈티드였다면 코리의 유혹을 거절하고, 이것이 그루밍 성범죄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나는 이것이 성범죄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인챈티드는 가수를 꿈꾸는 흑인 고등학생이다. 전교생 중 흑인이 열명 남짓 있는 사립고등학교에서 수영선수로 활동을 하며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가수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경연대회에서 유명 가수인 코리의 눈에 들어 달콤한 제안을 받게 된다. 인챈티드의 입장에서는 유명한 가수, 그것도 꽤나 잘생긴 가수가 아마추어인 나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특히, 나의 재능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접근했을 것이라는 상상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쉽게 범죄의 타깃이 되었을 것이다. 코리 필즈는 인챈티드를 가수로 성장시켜 주겠다는 말로 유혹하기 시작한다. 이 말을 믿은 인챈티드는 코리를 따라 집을 나서게 되고 범죄는 시작된다.
간절한 꿈을 가진 아이들은 쉽게 범죄에 노출이 된다. 아이들은 성인보다 경계심이 덜하고,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어른들의 위치가 중요하다. 옮긴이의 말에 이런 문구가 있다. 취약한 것은 잘못이 아니며, 취약한 사람도 강인할 수 있고, 어린 소녀들이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취약성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며,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어야 한다.
가스라이팅, 그루밍 성범죄, 2차 가해, 유색인종에 관한 문제까지 여러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 p. 429. 정말 놀라워요. 여자가 처음으로 뭔가를 말했을 때 그 말을 믿는 게 아니라 그 여자가 미쳤다고 생각한다는 게요. 인챈티드가 뭐, 한 열여섯 번째 피해자인가요? 당신들한테 진실을 전하는 데 여자 열여섯 명이 필요했어요. 게다가 인챈티드는 당신네 멍청이들이 틀렸다는 걸 입정하느라 자기 인생을 걸어야 했다고요.
📖 p.441. 내 눈에는 한없이 어른으로만 보였던 이들의 관심과 애정이 고맙던 때, 취약한 것은 잘못이 아니며, 취햑한 사람도 강인할 수 있고, 어린 소녀들이 이 시기를 안전하게 건너갈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어른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