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조금만

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짧은 만남으로 이렇게 진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오래 만난 사이에도 나누기 힘든 짙은 농도의 이야기를 처음 만난 사람과 나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그것도 술이 알딸딸한 새벽도 아닌 어느 한낮의 커피숍에서 나눈다니.

책을 덮은 후에 제목이 와닿았다. 질문은 조금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책에 큰 따옴표 안 저자의 목소리는 없었던 것 같다. 오직 ""는 인터뷰이의 대답을 위해 쓰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자연스럽게 그 대답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이다. 질문이 무엇인지 몰라도 인터뷰이의 생각과 인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이런 것이 인터뷰어의 능력일까 싶었다.

처음 읽은 인물은 #강유미 . 내가 좋아하는 인물부터 손이 가는 것 같다. 매체에 얼굴을 오랫동안 비춰 온 인물에게 어떤 다른 면을 꺼내어 보여 줄 지 무척 기대를 하고 읽었다. 후기는 대만족. 저자를 통해 만난 강유미는 염세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만 대범하고, 솔직한 모습이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평소 봐왔던 유튜브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 낯설기도 하면서 반가웠다.

다른 10명의 인물들 모두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주는 모습이 멋있었다. 저자는 그런 인물들의 모습을 자신이 느끼는 그대로 읽는 독자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멋있게 그려 준 것 같다. 덕분에 나는 집에서 편안하게 이들의 이야기를 전달받으며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이 책이 좋은 점!

•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직업도 나이도 다른 11명의 다양한 인물들과 깊게 교류한 기분이다.

•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따뜻한 시각으로 이들을 오랫동안 생각하고 이 자리를 준비해 준 기분이다. 그것을 온전히 전달받은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