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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피, 열
단시엘 W. 모니즈 지음, 박경선 옮김 / 모모 / 2023년 2월
평점 :
책의 첫 인상
표지가 세련된 느낌!
영어 제목이 크게 박혀서 인상적인 느낌
→ 책에서 표지는 정말 중요하구나!
이 책의 처음을 장식하는 이야기 <우유, 피, 열>은 두 소녀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들은 우정에 대한 맹세를 위해 손바닥에 일부러 상처를 내고 우유에 피를 섞어 나누어 마신다. 나는 우유에 무언가를 섞는 이야기를 두 편이나 알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신선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김윤석 감독의 미성년, 미나토 가나에의 고백). 그럼에도 <우유, 피, 열>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야기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책은 총 11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처럼 어딘가 뒤틀리고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이 묘한 내용이 주는 매력이 있었다. 소재나 내용 자체가 묘한 구석이 있는데 결말마저 열려 있다. 때문에 한 이야기를 덮으면서 끝내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게 되는 게 아니라 또 다시 그 내용을 곱씹으며 생각하게 된다.
또 다른 특징은 단편집의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책 소개에 "만일 여자들에게 궁금할 자유가 더 많이 허락되었더라면 세상은 지금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라는 문구가 있다. 책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저마다의 호기심을 안고 행동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침없는 행동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이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잘 드러내는 것 같았다.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의 책이라 막힘없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데뷔작이라 그런지 거칠지만 그것대로 매력이 있는 소설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