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발명 - 건축을 있게 한 작지만 위대한 시작
김예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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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발명



  건축 양식의 흐름을 시대순으로 정리하거나 특정 시기의 건축물의 특징들을 자세하게 소개하는 등 주로 건축에 대한 서적은 건축물 그 자체에 포커스를 맞춰 저술된 경우가 많았다. 완성된 건축물의 미적 요소나 공법 등을 다루는 점도 물론 흥미롭지만 오늘 읽은 건축의 발명은 건축사에서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필수적인 건축물의 구성 요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새로웠고 우리가 일상 생활 속에서 매일 유용함을 누리고 살고 있지만 알지 못했던 건축의 구성 요소들의 작동 원리나 발전해온 세세한 역사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살펴보고 싶었다.


  건축물을 이루는 대표적인 구성 요소 18가지를 소개하며 크게 집을 짓는 과정, 내부와 외부를 구별하면서도 소통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문과 창, 집을 보다 튼튼하면서도 높게 지을 수 있는 건축재료와 구조물 그리고 건축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기계와 집 속에서 인간이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들에 관한 4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각 파트별로 진행하는 흐름은 비슷한데, 이를테면 가장 먼저 각 구성 요소가 발명된 기원 또는 단어에 담겨진 어원을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 발명품의 발전된 양상을 개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크게 재료를 가공하거나 발견함으로서 보다 튼튼하고 안전해지면서도 대량으로 생산하기 편한 방법으로 발전해오며 보다 무거운 하중을 견디거나 들어올릴 수 있는 동력이 뒷받침되는 등 기술이 발전된 모습을 주로 살펴볼 수 있다. 주로 고대에는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최초의 기록이나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이후 그리스, 로마에 이르러 기술이 크게 발전하였다가 중세 암흑기를 거쳐 근대의 산업혁명과 20세기 과학 기술의 진보에 맞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계사의 역사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서양 중심의 서술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양과 우리나라의 예시를 비교해보며 챕터를 마무리하는 식으로 서술되어있다


  책을 읽어나가다보면 가령 화폐단위로 알고 있는 페니(penny)는 못100개를 의미하는 단위로 당시 매우 유용한 물건이면서도 만드는데 품이 많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흔히 혼동해서 사용하고 있는 시멘트와 콘크리트, 철근콘크리트와의 차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포크레인이 사실 프랑스 회사 포클랭이 생산한 굴착기를 영어식으로 발음해 부르다 굳어진 명칭이라는 것 등 우리가 평소 혼동하거나 잘못 사용하고 있던 용어의 뜻을 설명해주기도 한다. 유리의 발견과 기술 발전의 한계로 인한 스테인드글라스, 근현대의 수정궁 등 유리의 발전상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경험의 차이에서 주는 큰 의미와 더불어 화려한 기둥의 장식이 사라지게 된 이유, 엘리베이터의 발명과 원리 등 흔히 일상 속에서 건축물 속에서 살아가지만 알지 못했던 다양하면서도 간단한 의문들을 해결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건축을 공부하는 전공자가 아니라 대중을 위한 교양서이며 현대에 올수록 복잡해지고 정교해질 수 밖에 없는 건축 요소들의 구조적, 기술적 설명들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주었고 겉으로만 보이는 건축물의 외형뿐만 아니라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있던 건축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필수적 소재들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다만 건축의 발명품들에 대한 기원을 살펴보다보면 근현대에 비해 고대 역사에 관한 정확한 사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에둘러 서술된 부분들이 있으며 아무래도 하나의 책에 많은 소재들을 다루고 교양서이기 때문에 파트별로 자세하고 깊은 내용을 다루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이해를 돕는 풍부한 사진자료와 설명이 담긴 그림을 접할 수 있어 건축이나 기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하나 사료를 찾아볼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다양한 건축의 소재와 도구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밝히듯이 이런 유형의 다양한 주제의 건축 관련 서적들이 많이 나오고 특히 우리나라의 건축 요소들의 발전 요소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룬 책들도 출간된다면 더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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