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재발견
윤여철 지음 / 박영스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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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재발견



  이집트는 세계 역사에서도 가장 오래된 문명이 탄생한 곳이며 지정학적으로도 유럽,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이기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이면서 동시에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로 대표되는 주요 관광대국으로 꼭 한 번은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지리적으로 우리와 멀리 떨어져있는 만큼 우리나라와 접점이 많지는 않은 곳이라 생각했고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과거의 이집트가 아닌 현재의 이집트에 대해선 아랍의 봄 이후 많이 알지 못한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현재의 이집트에 대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책인데다 저자가 올해 퇴임한 주이집트 대사라는 점에서 생소한 외교관의 스토리와 더불어 현재의 코로나 시대에 가장 가까운 이집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알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한때 외교관을 동경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외교관의 핵심업무라 부를 수 있는 외국에 주재한 대사의 역할과 하는 일은 무엇이며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해야하는지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아 기대되었다.

 

  책은 이집트의 고대 역사에서부터 현재까지 어떤 역사를 겪어왔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와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부터 시작한다. 왜 이집트는 오랜 기간 동안 문명을 지속하면서도 타 문명과 달리 관료조직과 신앙 체계가 큰 변화 없이 지속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과 이집트의 고대 역사나 문화는 유럽에서 더 큰 관심을 갖고 훨씬 더 많이 연구되어 전문적인 반면 대부분의 인구가 믿어온 이슬람 왕조의 경우엔 그것에 대해 관심이 없고 이집트의 전문 연구인력마저 오히려 유럽으로 가 배움을 전수받고 온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또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강대국들에 의해 둘러싸인 근세 이래 이집트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유사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피지배의 역사를 겪었으며 우리나라의 31운동처럼 이집트에서도 민족자결주의의 영향을 받은 식민지 해방 운동과 동도서기와 같은 태도를 같다가 열강들에 의해 경제권을 상실한 점도 비슷했다. 실제 이집트가 주요 역할을 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독립이 공식적으로 약속된 카이로 선언이 퍼진 연결 지점도 반가웠다. 저자의 표현처럼 혁명을 통한 건국, 그리고 국가의 안정과 내실을 다지는 점에서 이집트의 나사르와 사다트를 중국의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빗대어 설명해준 점도 좋았다.

 

  더불어 주이집트 대사로서 부임부터 이임까지 기본적인 대사관의 조직 구성도와 관저, 사무실에서부터 이집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기업의 업무를 지원하고 교민들을 보살피는 업무, 이집트에 우리나라를 알리는 공공외교와 대사로서 만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해외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 나간 외교관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굉장히 좋았다. 간혹 들려오는 외교관의 추문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우리나라를 대표해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기업과 국민을 보호하고 도우며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앞장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외교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저자 자신의 에세이처럼 느껴질 정도로 담백하면서도 구체적이고 솔직한 문체로 들려주는 이야기에 몰입해 금방 읽을 수 있었으며 이집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주재 대사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을 만큼 좋은 기록물이자 책이 아닐까싶다. 외교관을 꿈꾸는 분들에게 훌륭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이자 꿈을 키워갈 수 있는 이야기인 동시에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집트를 비롯한 중동에 대한 정보와 외교관의 업무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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