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도감 -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96
최현진 지음, 모루토리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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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는 여름방학 때 놀러 간 워터파크에서 슬라이드가
붕괴되는 사고로 인해 추락해 죽었다
일측성 소아 난청으로 왼쪽 귀가 잘 안 들리는 ‘강산’의
왼쪽을 지켜주며 함께 등교해주던 누나
이제는 ‘강메아리’라고 적힌 하얀 단지 안에 있다
슬픔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이곳에 누나는 어디에도 없다
어느 날 누나가 아끼던 밤색 카우보이모자에서
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대화를 하게 된다
누나의 보라색 노트를 챙겨 카우보이모자를 쓰는 산이
도서관에 반납해야 하는 책,
서랍 속에 있는 마니또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
고양이에게 밥을 줘야 하는 일,
마피아 게임 범인을 밝히는 일 등
하고 싶었던 일을 대신해 나가기 위해 문을 나선다
그렇게 누나와 함께하는 모험이 시작되는데..

슬픔과 상실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사람들
목소리로 느껴지는 누나와 발을 떼고 나아가는 산이
슬픔을 통해 결속되어가는 그들의 여정을 볼 수 있었다
대체 불가능한 사랑의 힘으로 듣지 못할 목소리를 듣고
걸음마다 빛을 담아 살아내야 하는 힘 또한 얻는다
감정을 외면하고 덮어두다가 훗날 더 큰 덩어리로 변해
나를 불시에 치는 칼날이 되지 않게 애도의 시간을 갖고
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계속 이어나갈 때
결국 고통은 시간 속에 녹아들 것이다
검푸른 슬픔 속에서도 중력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나비처럼
바람을 타고 훌훌 날아올랐던 누나의 이름이 적힌 연처럼
파괴될 뻔한 삶 빈 곳을 사랑으로 채워나가는 이야기
마음이 움직이고 다시 불이 켜지는 듯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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