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는 여름방학 때 놀러 간 워터파크에서 슬라이드가붕괴되는 사고로 인해 추락해 죽었다일측성 소아 난청으로 왼쪽 귀가 잘 안 들리는 ‘강산’의왼쪽을 지켜주며 함께 등교해주던 누나이제는 ‘강메아리’라고 적힌 하얀 단지 안에 있다슬픔이 휘몰아치고 지나간 이곳에 누나는 어디에도 없다어느 날 누나가 아끼던 밤색 카우보이모자에서누나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대화를 하게 된다누나의 보라색 노트를 챙겨 카우보이모자를 쓰는 산이도서관에 반납해야 하는 책,서랍 속에 있는 마니또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고양이에게 밥을 줘야 하는 일,마피아 게임 범인을 밝히는 일 등하고 싶었던 일을 대신해 나가기 위해 문을 나선다그렇게 누나와 함께하는 모험이 시작되는데..슬픔과 상실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사람들목소리로 느껴지는 누나와 발을 떼고 나아가는 산이슬픔을 통해 결속되어가는 그들의 여정을 볼 수 있었다대체 불가능한 사랑의 힘으로 듣지 못할 목소리를 듣고걸음마다 빛을 담아 살아내야 하는 힘 또한 얻는다감정을 외면하고 덮어두다가 훗날 더 큰 덩어리로 변해나를 불시에 치는 칼날이 되지 않게 애도의 시간을 갖고각자의 방식대로 삶을 계속 이어나갈 때결국 고통은 시간 속에 녹아들 것이다검푸른 슬픔 속에서도 중력을 거슬러 날아오르는 나비처럼바람을 타고 훌훌 날아올랐던 누나의 이름이 적힌 연처럼파괴될 뻔한 삶 빈 곳을 사랑으로 채워나가는 이야기마음이 움직이고 다시 불이 켜지는 듯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