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등이 피었습니다 - 제45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샘터어린이문고 74
강난희.제스 혜영.오서하 지음, 전미영 그림 / 샘터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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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이네 집을 사람들은 ‘툭등네’라고 부른다
할아버지의 등이 툭 튀어나와서 툭등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준이네 가족을 아프게 했다
할아버지는 준이에게 자신의 등이 공처럼 툭 튀어나와서
불편하지 않았는지 물어보자 준이는 할아버지에게
하나밖에 없는 아주 ‘특별한 사랑의 등’이라서
‘툭등’이 아니라 ‘특등’이라고 말한다
마당에 있는 감나무에서 툭. 툭. 툭. 꽃이 많이 떨어졌다
다음 해를 위한 ‘해거리’라는 걸 알게 된 후,
기침이 멈추지 않아 숨 쉬는 것조차 힘들어진 할아버지가
병원에 실려 가서 눈물이 나올 것 같이 슬플 때
할아버지도 회복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즉 해거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걸 깨닫는다
준이는 작은 시인 같다
말로 할아버지의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마음이 기특하다
따뜻한 준이를 마주해서 감사했던 이야기

“준아, 해거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단다. 감나무는 스스로 몸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거야. 꽃을 더 떨어뜨리고, 달려 있던 감도 더 떨어뜨리면서 다음 해를 준비하는 거지. 해마다 열매를 많이 맺으려면 나무도 힘이 드니 그렇게 쉬어 가며 힘을 키우고 있는 거란다. 콜록.”
놀랍고 새로웠다. 감나무가 사람처럼 스스로 몸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니. 나는 감나무를 올려다보며 ‘해거리’라는 말을 몇 번이고 되뇌었다. - p.21

▪️몽골인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
초록이는 아빠 따라 북한으로 가서 광명을 만난다
그림을 그리며 마주했던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초록이는
기억에 파묻혀 속이 시커멓게 썩어 들어갔다
광명과 함께 장마당도 다녀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동굴 벽에 광명이 직접 어머니를 그린 벽화가 나타난다
가슴 깊이 무언가를 깨닫는 초록이는 어쩐지 홀가분하다
광명이의 말로 인해 다시 가슴이 두근거린다
서로 달리 살아온 두 아이의 우정으로
마음 깊이 있던 상처가 치유되고 회복된다
구름을 보며 광명이 말했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초록이가 희망을 마주해서 다행이다

“저기, 구름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네.”
“아니디. 구름은 바람 따라 움직이는 거디. 그림도 마찬가지고. 마음 따라 기케 붓이 움직이는 거디.” - p.63

▪️연두는 손자 로봇이다
할머니가 연두색을 좋아한다는 정보를 참고하여
목에 연두색 리본을 매달고 이름도 연두가 되었다
할머니의 감정과 건강을 확인하고 집안일을 돕는다
그리고 손자를 원하는 할머니를 위해서
할머니의 손자는 되는 것이 연두의 임무다
연두를 진짜 손자처럼 대해주는 할머니는 웃음이 가득하다
동네 사람에게도 손자라고 소개해 준다
할머니와 마을 회관에 갔다가 진돗개 호야를 만나고
호야에게서 자신의 할아버지와 연두의 할머니가
같이 살 수도 있으며 자신은 반려견이기 때문에 한 가족이고
나이가 연두보다 많으니까 형님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함께 살게 되면 쓸모 없어진 자신을 할머니가 다시
반품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슬픔을 느끼는 연두
결국 스스로 상자에 들어가서 전원을 내리겠다고 마음먹고
나무 상자에 들어간 그때, 할머니와 할아버지 그리고
호야까지 연두를 찾아 나섰다가 연두를 발견한다
진짜 마음을 발견하고 사랑을 만난 연두의 이야기
AI가 느끼는 가족의 사랑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마을 회관 안에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웃음소리가 크게 흘러나왔다. 웃음소리를 분석하니, 서로에게 맞장구치는 웃음이었다. 나는 ‘친밀감’이라고 입력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마음이 내 가슴을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새로운 마음이었다. 이 마음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무엇이라고 이름 지을 수 없어서 일단 '이상한 마음'이라고 입력했다. - p.82

마음에 꽃이 피는 듯한 책을 만나서 기쁘다
가슴이 찡해지고 감동이 밀려온다
따뜻한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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