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구멍이 찢어질 정도로 가난한 행편에, 광주핵교까지 보낸 것은… 니 머리가 아까워서였지. 데모하란 것 아닝게. 허투루 나서지 말라고, 잉. 엄한 짓거리 하믄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버릴 것잉게. 주인집 성가시겠구먼. 고만 끊을게. 암튼, 데몬가 뭔가에 나서면 호적에서 파버릴 것잉게. 허투루 듣지 말어."
아버지의 말이 두렵거나 무섭진 않았다. 아버지는 맹목적인 충성심에 빠져 있었다. 그래서 더욱 서럽고 아팠다. 아버지는 모를것이다. 누런 봉투에 담긴 몇 장의 돈과 고무신 한 켤레에 나라를팔아먹었다는 기막힌 사실을. -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