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저녁의 연인들
서윤빈 지음 / 래빗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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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는 삶, 꿈꾸고 계신가요?
어렸을 때도 사실 그랬지만
저는 지금도 너무 오래 살고싶지는 않아요.
단 몸 건강히 경제적으로 여유롭게라면 다르지만요.
누구나 다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서윤빈 작가님의 [영원한 저녁의 연인들]은
이런 세상이 배경인 소설이에요.
나이가 들어 타고 난 장기의 기능이 약해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장기를 임플란트 합니다.
풀어 말하자며녀 인공장기가 되겠죠,
지금 우리의 현실에 있는 인공장기보다
훨씬 더 성능이 좋은 진짜 장기 같은 인공장기로요.
영원히 쓸 수 있는 장기이지만 당연히 댓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돈입니다.


아무리 관리를 한다고 해도 사람은 나이들며 노화되죠.
임플란트로 바꾼 장기도 비슷하기 마련입니다.
등급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죠.
보통의 돈으로는 감당하기가 어려운 현실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미래에나 돈이 우리 삶을 좌우하네요.


이 시대의 사람들은 머리에 ‘버디’라는 것을 착용합니다.
두피에 문신처럼 전도성 타투를 박는 것인데요
이 버디는 뇌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확장된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아이언맨에서 쟈비스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요.
버디가 있고 없고의 유무에 따라
사람들의 능력이 현저히 차이남은 충분히 예상가능한 일이지요.


과연 ‘버디‘가 인간에게 좋은 것일까 생각해보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세상이 급변하며 많은 부분에서 삶의 질이 달라졌죠.
사람이 직접 해야 할 일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해야 하는 일들이 줄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너무 비약적인가요. ㅎㅎ


아무튼 다시 소설로 돌아가면은요.
이 소설의 주인공 유온은 100년 가까이 살아온 남자입니다.
그의 직업은 가애입니다.
돈이 있으면 영원히 살 수 있는 이 시대에
사람이 죽는 경우는
임플란트 정기 구독 만료인 경우입니다.
(구독 연장을 못해서 죽는 것이니 사실 돈이 없어서.. 이겠네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을 유혹해서 연인이 되어
그 사람이 죽으면 유산을 받는 사람을 가애라고 하는데요,
보통 가족이나 일가친척이 없는 사람이 대상이 된답니다.


살아 남아가기 위해서 가애가 된 유온,
과연 그의 삶은 행복한 것일까요.
어떤 방법이라도 오래 살면 좋은 것인지
여력이 되면 오래오래 사는 것이 좋은 것인지
저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흠, 아마 여력이 없어서 모르는 것일지도요. ㅎㅎ
참고로 알려드리면
소설 속에서 심장 임플란트 1년 플랜은 105억원입니다.
1개월에 10억 5천만원이죠.
물론 이 비용은 누진 3단계 금액으로
단계가 올라갈 수록 금액이 상승하는 경우입니다만.


요즘 테마파크에 가면 자본주의의 냉혹함을 절실히 느낄 수 있죠.
인기 놀이기구를 줄서지 않고 재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 있어요.
처음에 그 티켓은 돈으로 구매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자본주의에 물들어가는 현실이 참 씁쓸하네요.
아이들의 꿈의 놀이터인 테마파크에서 말이죠.
주인공 유온이 어렸을 때 놀이공원에서 같은 일을 겪었어요.
줄서지 않고 재빨리 들어가려면 돈을 더 내야 한다는 엄마에게
유온이 묻죠. 우린 가난한 거냐고요.
그때 엄마가 말합니다.
“그게 아니야. 빨리 가는 사람들이 이상한 거지. 이 멋진 곳을 구경할 기회를 놓쳤잖니.”(227)
시대가 변하며 세상이 많이 퍽퍽해진 것 같아요.
조금씩 여유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영원한저녁의연인들
#서윤빈
#임플루엔셜
#래빗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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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흑조는 곤란한 이야기를 청한다 - 1928, 부산
무경 지음 / 나비클럽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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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탐정이라 칭한 적은 없습니다.
다른 이의 곤란한 사정 이야기를
청해 듣길 좋아하는 기벽을 지녔을 뿐.“

다른 이의 곤란한 이야기를 듣고
짐작 가는 대로 진상을 들려주는 마담 흑조.
이름은 센다 아카네, 조선 이름은 천연주.
작은 다방 ‘흑조’의 주인입니다.

1928년 일제 시대가 배경인 이 소설은
마담 흑조, 천연주가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죠.
본인은 탐정이라 칭하지는 않지만
제가 보기에는 탐정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병마로 인해 부산으로 요양을 떠나는 연주,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상태인지라
그녀를 도울 러시아인 아냐와
학생시절부터 그녀의 시중을 들었던 강선생,
이 둘과 함께 동래온천을 향해 떠납니다.
그런 연주 앞에 다가온 사건 세가지.

에피소드 1
마담 흑조는 매구의 이야기를 듣는다
- 온천으로 향하던 기차에서 갑자기 쓰러진 연주.
그녀는 구포면장인 장씨의 집에서 잠시 머무릅니다.
대지주 다카하시의 아들 기요시가 키우는 개가
갑자기 죽고 그 사체가 사라진 사건에 대해 듣고
그 사건의 진상을 밝혀냅니다.

에피소드 2
마담 흑조는 감춰진 마음의 이야기를 듣는다
- 스미레 장에서 온천 요양중인 연주,
역시 온천 여행을 온 일본인 부부에게 일어난 살인사건을
명쾌한 추리로 해결합니다.

에피소드 3
마담 흑조는 지나간 흔적의 이야기를 듣는다.
- 부산에서 학창시절 선배 상미를 만난 연주,
누군가 자신을 뒤쫓는다는 상미의 고민을 해결한다.

저는 추리소설 매니아에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즐겨 읽었고요.
저의 최애 장르가 바로 추리소설이지요.
[마담 흑조~] 역시 추리소설에 가깝습니다.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우리의 탐정 연주가 멋드러지게
그 사건을 해결하죠.

탐정 연주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처럼
이야기들을 듣고 상황을 파악하여
사건의 진상을 해결해나갑니다.
일명 안락의자 탐정이라고도 하는데요
자신의 직관과 추리를 통해 사건을 해결해요.
정말 뛰어난 재주 아닙니까!


잔인하거나 잔혹한 내용을 좋아하지 않기에
저는 자극적인 소재의 소설은 선호하지 않아요.
그런 면에서 [마담 흑조~]는 내용도 묘사도
어느 하나 잔혹한 면이 없는
읽기 좋은 추리소설이었어요.
소설 속 주어진 내용들과
그간 추리소설을 읽어내려간 내공(?)으로
진상을 함께 밝혀 냈을 때의 그 희열!
아시는 분은 다 아시죠?
읽는 내내 아주 행복했답니다.

소설 속에는 건강했던 연주가 병을 얻게 된 이유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상미와 함께 했던
학창 시절 속 친구 선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연주가 오매불망 기다리는 옛 과외선생님.
이 세명의 이야기가 살짝 선보입니다.
아마 연주의 그 다음 사건들에
자세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에요.
마지막에 두둥 하고 등장한 인물도 있고 말이지요.

마담 흑조, 연주의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어떠한 사건을 들고 나타날지 완전 기대되네요.

* 번외

- 책을 읽으면서 묘하게 오버랩 되는 소설이 있었어요.
문체라던지 시대적 배경이 비슷한 책이요.
그래서 찾아보니! 아니 어머나! 글쎄요!
무경 작가님 책이었네요.
더군다나 연주와 선화가 나오는 책이어요.
주인공은 연주가 아니지만요. ㅎㅎ
이참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책을 통해 책을 찾는 재미가 이리도 쏠쏠하답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마담흑조는곤란한이야기를청한다
#무경
#나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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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티 마을 마리네 집 밤티 마을 4
이금이 지음, 한지선 그림 / 밤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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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아니라 삼십 년이 됐어도, 물에 떨어진 기름방울처럼 겉도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 _ 148]



네 가구가 사는 작은 주택 1층에 살고 있는 마리.
초등학교 3학년 평범한 여자 아이에요.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이사가신 2층 할머니집에
어떤 아줌마가 이사를 오지요.
또래 아이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던터라 기대했는데
아줌마 혼자 와서 실망한 마리.
2층 할머니가 계실 땐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도 길렀는데
새로온 아줌마는 마리가 옥상에 드나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네요.
이래저래 뭔가 맞지 않는 사이인 것 같죠?


부모님이 모두 네팔인이지만
마리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외모는 네팔인이니
한국 친구들에게는 외국인이고
한국에서 나고 자라서 한국말을 다 하니
네팔 친구들에게도 외국인이죠 마리는.


2층에 이사온 아줌마는 밤티 마을의 영미랍니다.
(밤티 마을은 시리즈에요.
이번 마리네 집은 4권이랍니다.
2권이 바로 영미의 이야기이죠.)
어렸을 적에 환경과 처지가 바뀌는 경험을 했던 영미는
어느 곳에도 마음 붙히지 못하고 살고 있는 듯 해요.
그런 영미는 마리를 보면서
어쩐지 어릴적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 듯 한가봐요.
겉으로는 까칠하게 굴지만
마리를 아끼는 듯한 모습을 보이곤 해요.


아빠가 네팔로 돌아가 엄마랑 둘이 지내는 마리는
일에 바쁜 엄마를 위해 애어른이 되어 갑니다.
아이는 아이답게 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너무 속깊은 아이가 안쓰러울 때가 있더라고요.
철이 없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없이 행동하기도 해야 아이죠.
영미도 저랑 같은 생각인가봐요
마리에게 너무 어른들을 헤아리지 말라고 말해주네요.


영미의 조카 진우의 등장으로
마리는 진우와도 영미와도 정을 쌓아갑니다.
밤티 마을에 사는 진우 할머니의 초대로
마리는 진우와 함께 밤티 마을에 방문을 해요.
그리고 진우 할머니에게 손녀같은 사랑을 받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정이라는 것이 있죠.
한국인의 힘 ‘정’이요.
밤티 마을 마리네 집 에는 이 ‘정’이 가득 담겨 있답니다.
우리 어릴 적엔 옆집 윗집 앞집 모두가 가족이었어요.
때로는 과한 관심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힘든 일이 있을 땐 친척 못지 않게 마음 써주는 사이였지요.
이웃사촌이라고 하기도 했었는데요
요즘은 쉬이 만나지지 않는 관계라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마리는 영미를 만나서 진우를 만나고
진우를 만나서 밤티 마을 식구들도 만나게 되었어요.
그들과의 만남이 마리를 마리 엄마를 함께라는 느낌을 갖도록 도와줍니다.
영미 역시 마리를 만나서
아픔 가득했던 밤티 마을의 기억을
행복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나게 되죠.


가족이 아닌 남에게
가족과 같은 사랑과 정을 느끼는 이야기.
밤티 마을 마리네 집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같다고 나와 더 가까운 사이이고
그 모습이 다르다고 나와 먼 사이는 아니에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실제로 행동하기가 쉬운 건 아니죠.


책을 읽으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나라면 내 주변에 마리와 같은 아이가 있다면
그 어떤 선입견 없이 그 아이를 바라볼 수 있을까,
외국인이지만 외국인이 아닌 그 아이를
안쓰러운 상황에 있는 아이로 보지 않고
그저 다른 아이들과 같은 아이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요.


내 아이에겐 다 같은 친구이니 다를 것 없이 잘 지내라고 말하겠지만
막상 나는 어떻게 행동하려나 생각해보니..
자신있게 말할 수가 없네요.
사람은 모두 같은 사람이죠. 암요 그렇죠.
잊지 않도록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겨야겠어요.
우리는 모두 같다고요.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


#밤티마을마리네집
​#이금이
#밤티마을이야기
#가족이야기
#밤티마을큰돌이네집
​#밤티마을영미네집
#밤티마을봄이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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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
나카무라 아츠히코 지음, 양필성 옮김 / 마인드빌딩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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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이란?
“남의 말을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듣는 것을 말해요.
그렇다고 단순히 듣기만 한다고 경청이 되진 않아요.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말과 행동은 물론
그 속에 깔려 있는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진정한 경청이에요.”
- [네이버 지식백과] 경청 [listening attentively]
(초등 전과목 어휘력 사전, 2020. 12. 31., 정명숙)

경청.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단지 그냥 귀로 말만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까지 듣는 것이 경청이 아닐까요.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있죠.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지는 사람이요.
왜 우리는 그런 사람을 자꾸 찾을까요?

그건 바로 그 사람이 우리의 말을
마음으로 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내 이야기를 깊게 들어주고
내 마음을 헤아려주기 때문이죠.
저는 이런 타입의 사람은
경청하는 기술을 타고 났다고 생각했어요.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에서
작가 나카무라 아츠히코는
경청을 잘 하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이나
성격의 밝고 어두움과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데요.
간단한 기술!과 항상 의식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

30년 동안 현장에서 3,000여 명을 취재한 논픽션 작가는
이 경험을 통해 ‘악마의 경청’을 찾아냈어요.

“악마의 경청이란,
‘상대방의 속마음을 모조리 듣는 것’,
또는 ‘속마음을 끄집어내어
상대방의 문제나 의문, 현 상황 대한 해답을
그 사람으로부터 끌어내는 것’입니다.”
- 머리말, 5

악마의 경청이라니요. 단어가 아주 강렬하죠?
이 책에서 말하는 경청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경청과는 사실 조금은 다른데요,
나의 의견을 말하거나 이해와 공감 등을 하는 대신
상대의 말을 오롯이 듣고 관찰하며
상대방의 이야기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끌어낼 질문 또한 필요하고요.

수많은 사람을 취재한 작가답게
그만의 노하우가 가득 담겨있어요.
일상 대화뿐 아니라
일적인 부분에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인 것 같아요.
인터뷰 많이 하시는 분에게 정말 딱 어울리는 책이에요.

연예기획사 관계자에게
‘악마 같은 놈!’이라고 불리웠던 적이 있다고 하니
숨기고 싶은 연예인들의 비밀을
얼마나 많이 들었을지 짐작이 가시겠지요?
작가나 편집자 혹은 그 길을 꿈꾸는 분들께
악마의 경청이 도움되길 바라신다고 하니
그런 분들은 관심있게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작가님은 악마의 경청 모드를
On & Off 모드로 나눠서 생활하신다고 합니다.
이미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필요 없기 때문이겠죠.
과연 어떻게 그 생활을 유지하고 있으신지도 궁금해지네요.
그런 내용도 한번 책으로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

#말을 못하면 들으면 된다
#나카무라 아츠히코
#악마의경청
#듣기를무기로만드는법
#대화의주도권
#강력한대화의무기
#마인드빌딩

21
부정은 모처럼 흥이 오른 대화를 모두 망치는 파괴적인 행위입니다.

27
픽업 질문이란, 상대방이 말한 단어나 요점을 포착하여 즉각적으로 짧은 질문을 던지는 테크닉입니다. 자신이 듣고 싶고 알고 싶은 질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도록 돕는 질문입니다.

75
악마의 경청에서는 미리 준비한 질문지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준비된 질문이 이야기의 방향성이나 상한선을 결정해버려서 상대에게 일상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기 때문입니다.

76
듣는 사람이 미러링을 통해 상대방의 상황에 가까워지고, 취재하는 모습을 지울수록 상대방은 말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99
경청 중에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101
자신의 의견은 모두 봉인해야 하지만, 특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부정하고 조언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면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은 사람이 저지르는 최악의 실수입니다.

131
듣는 사람을 신뢰할 것인가, 신뢰하지 않을 것인가는 상대방이 결정하는 것

135
마음이 센터링이란, 모든 사고와 취향, 포지션이 편중되지 않도록 마음을 항상 중앙에 두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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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다이어리 - 엄마와 딸, 게임으로 레벨 업!
조경숙 지음 / 이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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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고 싶어지게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저는 사실 게임을 그닥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릴 적엔 하고 싶어도 집에 게임기가 없었고, 성인이 되어서 닌텐도 DS 시절에 잠시 빠져있긴 했었지만 그도 사실 그리 오래가진 않았습니다. 온라인 게임에도 흥미가 없었기에 PC 방에서 게임을 해본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이 책을 읽은 것이냐고요? 아이와 소통하고 싶어서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하거든요.

저희 아이는 용돈을 모아서 닌텐도 스위치를 구매했어요. 꽤 오랜 시간 돈을 모아서 고대하던 게임기를 손에 넣었습니다. 게임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가 용돈을 모아서 구매하고 있어요. 노력 끝에 구입한 닌텐도와 게임팩은 아이의 소중한 물건 중 하나입니다. 그런 닌텐도 스위치를 저희 가족은 함께 이용하고 있어요. 현재 주말에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주중에 엄마아빠가 언제든 할 수 있게 해주고 있죠. 아빠는 간혹 아이와 같은 게임을 하며 공감대 형성을 하는데 저는 어쩐지 영 게임에는 재능이 없지 말입니다. 닌텐도 스위치를 산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아이는 제게 말합니다. "엄마, 엄마도 게임 좀 해봐."

저는 게임에 소질이 없어요. 그래서 더욱 관심이 없기도 했어요. [닌텐도 다이어리]의 작가 조경숙님은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게임을 잘 하시는 건 당연하고 심지어 작가님의 어머님께서도 한 게임 하셨던 듯 합니다. 어린 시절 오빠와 함께 마리오를 하다가 쿠파가 나오면 둘이 한마음으로 "엄마~~"를 불렀고 어머님께서는 모든 일을 뒤로 한 채 달려오셔서 쿠파를 물리쳐 주셨다고 합니다. 작가님은 딸과 함께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즐겨 하곤 하신다는데 게임을 하다 딸이 성공하기 힘든 부분에선 이젠 엄마가 된 그 시절의 딸이 짜잔 하고 등장하셔서 해결하지요.

아, 저는 왜 이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일까요. '나보다 게임을 잘하지 못하는 엄마'가 아니라 '내가 깨지 못하는 부분을 깨주는 엄마'라니! 너무나 부럽지 말입니다. 제가 되고 싶은 엄마거든요 사실. 근데 그러지 못하니 저는 아예 게임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딸이 묻습니다. 엄마는 어쩜 이렇게 게임을 잘 하느냐고. 작가님은 ‘어른이니까 그렇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속에서는 ‘널 사랑해서 게임을 잘해보려는 거야.’라고 내뱉습니다. 어머, 그래요. 그래요 맞아요. 저도 아이가 엄마의 도움을 원할 수 있게 게임을 잘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게 안되니 게임을 하지 않은 거에요. 그런데요 우리 아이는 ‘게임을 잘하는 엄마’가 아니라 ‘같이 게임하는 엄마’를 원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랜 시간동안 엄마가 게임하기를 바랬던 아이이니 아마 엄마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어쨌든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게임이 하고 싶어졌어요. 물론 처음 읽고 나서는 의욕 가득이었다가 지금 사실 조금 의욕이 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만. ㅎㅎ 책에 언급되었던 게임 중에서 [슈퍼마리오 오디세이]는 너무 재미나 보여서 제가 하고 싶고요, [젤다의 전설] 시리즈도 재미나보이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니 같이 해보고 싶어요. [링피트 어드벤처]는 운동해야한다는 핑계삼아 소장하고 싶어지는 게임이고요. 이번 주말에 [젤다의 전설]을 시작해보겠다고 아이들에게 선언했으니 약속을 지켜야겠죠. 게임 시작하자마자 양옆에 붙어서 조잘조잘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아이들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이것이 행복 아닌가요. 언제 또 아이들이 이렇게 엄마 곁에서 조잘조잘대겠습니까.


작가님은 이 책을 왜 쓰셨을까요? 닌텐도 게임이 너무 재미나니 다들 해보세요 하는 마음에? 아니면 아이와 게임하는 것도 좋아요 해보세요 하는 마음에? 작가님께서 마지막에 이유를 말씀하십니다.

206
게임은 우리 가족에게 '버튼'과도 같다.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도 누군가 한 명이 버튼을 누르면 모두가 이 주제로 빠져들고야 마는, 다른 이들에게도 이런 버튼이 있을 것이다. 자전거, 캠핑, 케이팝 등 가족이 공유하는 어떤 주제라도 곧잘 가족만의 이야기가 쌓인 버튼이 된다. 그러니 누구나 게임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자고 말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자전거, 캠핑, 콘서트가 그렇듯 게임도 양육자와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만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것만은 일러두고 싶다.

네 그래요. 작가님의 가족에게 게임은 ‘버튼’ 이랍니다. 가족을 모을 수 있는 버튼이요. 햇가족이 되며 가족 구성원의 수가 줄어들었죠. 꽁꽁 뭉치기 더 쉬울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살기에 바쁩니다. 대가족이던 시절처럼 가족이 모여서 삶을 나눌 기회가 줄어드는 요즘이지요. 그런데 작가님의 가족처럼 이런 ‘버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족만의 이야기가 쌓인 버튼이요. ‘자자 우리 ** 하자! 모두 모여!’ 라고 외치면 즐겁게 보낼 그 시간을 위해 각자의 일정을 조절해서 식구들이 모일 수 있는 그 어떤 문화가 우리 가족에게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더 어릴때 했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아쉬워하지만 이제라도 늦은 것은 아닐거에요 그쵸?

게임을 통해서 작가님도 아이도 배우는 것이 생깁니다. 그리고 책을 읽은 저도 함께 배웠습니다. 게임은 즐기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요. 꼭 엔딩을 봐야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요.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또 한다고 게임이 즐겁지 않은 것이 아님을,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그 시간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겠구나 싶네요. 꼭 이겨야만 즐거운 게임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되니 앞으로는 부담없이 게임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들어요. 아, 이 글을 쓰다보니 지금 당장 닌텐도를 켜고 싶어집니다. 하하하.

엄마와 딸이 즐겨하는 게임을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가족간의 문화를 만들어보면 어떠냐고 조심스레 제안하는 책이기도 하고요. 인생을 꼭 경쟁으로만 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한 책이에요. 쉽게 쓰여진 책이라 읽기도 쉽고요, 무엇보다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들어줍니다. 아이가 했던 그리고 하고 있는 게임들이 많아서 읽으며 궁금한 점은 아이에게 묻곤 했는데 아이가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네요. 가까워진 느낌이라 참으로 좋았어요. 이번 주말엔 꼭 아이와 함께 닌텐도를 켜볼까 합니다.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아서 기대되네요!

* 본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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