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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내 일 - 일 잘하는 여성들은 어떻게 내 직업을 발견했을까?
이다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세상에 거저 얻는 것이란 없다.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났다고 해도 재능을 가진 사람이 노력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재능으로 이루어진다는 에디슨의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한방에 슝 나타난 인재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잘 살펴보면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이루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해왔다.<뚝심이 있는게 중요한 거 같아. 뚝심 있게 가다 보면, 어느 경지에 도달해 있는 거지(p205)>라는 이수정 교수의 말처럼 말이다.
[내일을 위한 내 일]은 진로에 대한 불안을 먼저 겪은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믿은 기록임을, 생각하기만큼이나 행동한 기록임을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이들의 경험을 레퍼런스 삼아 마음을 단단하게 키웠으면 한다.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번갈아 온다는 것, 실패한 뒤방향을 바꾸는 일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기를. 오늘의 열심이 내일의 경력이 된다. _p11
서문에서 저자가 말하는 저 내용이 이 책의 핵심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 7명은 장미빛 미래가 펼쳐진 레드 카펫을 밟고 현재의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현재의 자리에 선 것이다. 2019년 한국 최초로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전주연 바리스타는 월드 챔피언이 되는데까지 9년이라는 시간을 매진했다. 대회 준비를 위해 하루 3~4시간이 수면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커피에 쏟았고, 그 결과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어느 정도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것은 진리이다.
고인류학자인 이상희 교수는 더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한국에서 학사과정을 발고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은 그녀가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 처음 5년은 장학금을 받았고 남은 5년은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고 전공책까지 팔아서 학비와 생활비를 댔다. 그렇게 힘들게 한 공부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참 인상깊었다. 인간의 미래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챕터가 바로 이상희 교수편이다. <우리가 없어진 세상을 준비하기. 그것은 우리가 멸종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하는 생각이에요. 인간은 미래를 생각하고 다음 세상을 생각하니까요.p197>
인터뷰를 한 여성들은 여성으로 이 사회에서 내 일을 해나간다는 것이 녹록치 않음을 이야기한다. 10년 정도 일한 여성들은 대체로 기혼이기에 얽매이는 게 많아서 일에 자신의 생활을 투자하기 힘든 현실이기에 여성들이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 무대에 도전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고, 어느 순간부터 들려오는 성공한 CEO의 일상은 이른 새벽 기상에 등산 그리고 남들보다 이른 출근이다. 마치 그것이 성공한 CEO의 표본인 것처럼 말이다. 경영인 엄윤미는 말한다. <누군가 나를 돌봐 주고 있고 나는 그들을 돌볼 필요가 없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루틴을, 성공한 CEO는 이래야 한다는 것처럼 말해 버리는 건 이상한 일이죠. 사람들이 다양하게 사는 여성들을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꿈의 범위가 달라지니까요.p164>
많이 변했다고 해도 아직 우리 사회는 여성과 남성의 일에 보이는 시선이 다르다. <대학 다니면서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건, 돌이켜 보면 초청받지 않았다는 느낌 때문이었더라고요. 함께하자는 느낌을 받아 본 적이 없었어요. 내 문제인 줄 알았는데, 내 문제가 아니었어요.p176~177> 라는 이상희 교수의 말에서처럼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 아니던가.
일 잘하는 여성들의 잘난 이야기가 적혀있는 책이 아니다. 일 잘하는 여성들이 자신의 직업을 발견하기 위해 애써온 그녀들의 삶이 녹아내려있는 책이다. 자신의 일을 어떻게 단단하게 만들어 왔는지, 그리고 그 일에 대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짧고 굵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문적인 일에 대한 세세한 내용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내 직업을 제대로 발견하고 싶어하는 여성이라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읽어내려갈수 있는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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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