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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래빗 전집 (양장 스페셜 에디션)
베아트릭스 포터 지음,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5월
평점 :
품절
베아트릭스 포터의 피터 래빗 시리즈는 삽화가 너무 예뻐서 고등학생때 부터 팬시 제품으로 모으고 있었는데 전집으로도 발매가 되었다고 해서 '한 번 읽어봐야지~!!'했었다.
그림책을 좋아하고 직업상 자주 읽기도 하지만 그렇게 찾아읽지도 않는 사람이기에.. 근데 네이버 이북카페에서 민음사판 피터 래빗 전집 서평을 보고, 우와~ 진짜 삽화가 너무 귀엽고 예쁜 것이다. 이거 꼭 읽어봐야지 했는데 이번엔 현대지성사에서 피터 래빗 전집이 또 나오네???? 찾아보니 발간 날짜도 같은 달 며칠 상관에 연달아 나왔다. 와아.. 너무 고전이라서 저작권이 없나(???어른들의 세계란;;;) 너무 신기했다.
여튼, 각설하고. 내가 읽은 책은 현대지상사판 피터 래빗이다.
처음 책을 받기 전엔 막연한 상상이 있었다.
1. 글자가 별로 없을 것이다.
2. 뭔가 반짝반짝한 재질일 것이다.
그런데 실물을 받아보니 정말 향수를 자극하는 책과 활자였다 ㅋㅋㅋㅋㅋ 그리고 글자도 정말 많았다.
소싯적 책 좀 읽는 어린이였다면 익숙할, 계몽사 세계문학전집같은 느낌?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사진은 보정을 해서 쨍한 컬러로 나왔지만 상당히 연한 수채화 느낌이다. 그리고 글자가 작았다.
그러고보니 요즘 어린이 책은 글자가 크게 나오는 편인데 옛날 내가 어린이적 읽었던 이런 류 책은 글자 크기가 꽤나 작았구나..! 싶다.
최근에 피터래빗 영화가 개봉해서 만6세 아가들이 재밌게 봤다고 난리들이라
피터 래빗 전집을 보여주면 참 좋아하겠다~ 생각했는데,
앗...ㅋㅋㅋㅋㅋㅋ 이제 글자 받침 배우는 아가들이 보면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겠구나 싶은 생각..^^
정말이지 성인용으로 나온 책입니다 여러분~!
책 두께가 상당히 두껍고 한 손에 들고 읽을 무게도 아니다. 400페이지가 넘으니..
피터 래빗 시리즈가 이렇게도 많이 나왔단 말인가..?? 글자 크기도 작은데 400쪽이 넘는다고오??? 그러고보니 난 이야기책은 한번도 읽은 적이 없구나~ 하며, 약간의 부담감을 가지고 책을 들었는데
와~~~~
베아트릭스 포터가 대단한 작가가 된 이유가 있구나!!! 딱 한 편 읽고 감탄하게 되었다 ㅎㅎㅎ
일단 대부분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유쾌한데 뭔가,
블랙코미디 같은 느낌도 있고
둘리나 짱구같은 만화를 보면 나쁜 아이(?)가 대신 나쁜짓 실컷 해주고 용서도 잘 받는 그런 쾌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ㅎㅎㅎㅎ(이건 마치 어른들이 조폭 영화 보는 느낌이 아닐까?)
첫번째 실린 피터 래빗 이야기만 봐도
1.엄마 말 안 듣고 가지말라는 곳에 감.
2. 유흥(?)을 즐김.
3. 목숨의 위협을 받음.
4. 목숨을 건 대 탈주를 하며 결국 살아남 ㅋㅋㅋ
이런 기승전결이 있는데 1~2까지는, 흥... 흔한 전개네~했건만
3과 4가 의외로 긴박감이 넘치고 ㅋㅋㅋ
마지막으로 살아난 피터 래빗이 엄마토끼의 간호를 받으며 안전을 느끼고, 나머지 형제들은 빵과 우유와 블랙베리를 먹는 결말...! 크~
뭐죠 ㅋㅋㅋㅋㅋㅋ
왜 나는 1800년대에 지은 토끼 주인공 잔잔한 그림책을 보고 이런 통쾌함과 안심을 느끼는 것인가 ㅋㅋㅋㅋㅋ
앗, 그리고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는 진짜 그림을 잘 그린다고도 느꼈다. 동물과 식물을 좋아했다고는 들었지만 뭔가 세심한 관찰을 하고 그렸다는 걸 그림을 보면 누구나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피터 래빗 팬시 제품의 삽화는 피터 래빗 책에서 많이 따왔음을 알수도 있었고..
야옹이를 좋아해서 야옹이 일러스트 제품들도 많이 사는 편인데,
와~ 진짜 귀엽고 예쁘다!!!! 냥덕들에게 꼭 읽으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ㅋㅋㅋㅋ 이런 귀여움 뿜뿜 삽화라니..
그리고 어른이 읽기에도 굉장히 재밌었던게, 뭔가 이야기가 다들 전형적이지 않은 전개였다는 것?
여기 아래에 토드 아저씨 이야기가 제일 그랬던 것 같은데..
등장인물이 여우랑 오소리, 토끼였으니 망정이지
사람으로 치면 식인마(?)+부랑자가 남의 집에 물 한 잔 얻어먹으러 들어가서 신생아 아기들을 납치하여 먹으려는데
그들을 구출하러 아빠랑 외삼촌이 목숨을 건 대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ㅠㅠ 이거 뭐야~~~~ ㅋㅋㅋㅋㅋㅋㅋ
와 외삼촌이 애기들 구하려고 땅굴 파다가 손톱 다 닳고 막 ㅋㅋㅋㅋㅋㅋ 거기다 헐리웃 스릴러 영화에서나 볼듯한 막장 소재도 막 있고..
대만에 여행갔을때 타이베이 도서관에서 베아트릭스 포터 원화전을 하고 있어서
여기도 피터 래빗 시리즈의 인기가 꽤 대단하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시대와 나라를 초월해서 사랑받는데는 다 이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분들이 이 글을 읽는다면 꼭 사라고 추천하고 싶다 ㅋㅋㅋㅋ 책값도 싸고 삽화가 눈이 황홀하게 예쁘고, 무엇보다도 재밌습니다!!!
삽화가로서의 포터 여사만 알았다면 타고난 이야기꾼이었던 그의 모습을 알게 되어 즐거운 독서시간이었다.
(주의 : 절대 어린이 책이 아니에요~ 글밥 엄청 많고 번역한 책이라 그런지 내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다소 있었습니다. 초4 이상은 되어야 될 것 같은데 그 나이되면 또 그림책은 허세 부리며 안 읽으려고 하니..크.. 조카 사주지 말고 어른들이 읽으세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