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룻밤에 읽는 동양 철학 페이퍼로드 하룻밤에 읽는 철학
양승권 지음 / 페이퍼로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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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요즘, 내 마음 속 공간을 만들어줄 철학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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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스 포풀리 - 고전을 통해 알고 싶었지만 차마 물을 수 없었던 모든 것
피터 존스 지음, 홍정인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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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고전을 읽을까? 하루에도 몇 백 권이 넘는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왜 우리는 몇 십 세기 전의 고전문학을 찾아 읽는 것일까? 짧게는 몇 세기, 길게는 몇 천 년 전에 지어진 문학 작품부터 철학, 역사까지 다양한 고전들은 시간이라는 망각의 강을 건너 우리에게 왔다. 기나긴 세월은 도리어 고전의 가치를 증명해준 셈이다. 아마도 고전을 읽는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고전과 함께 떠나는 여행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만 고전 읽기가 생각보다 쉽지만은 않다.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웅장한 고전의 문 앞에서 망설이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고전 읽기를 시작하기 앞서 친절한 가이드북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고전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게 도와줄 고전학 입문서 <복스 포풀리>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고전 입문을 위한 가이드라는 설명에 걸맞게 이 책은 굉장히 쉽게 설명되어 있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인문학책 <복스 포풀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철학, 역사, 건축, 언어, 문법, 정치 등 그 시대를 아우르는 모든 것이 실려 있으니 말이다. 2천 년이나 지난 문학, 역사, 사상의 기록물들이 어떻게 지금까지 우리에게 널리 읽히고 또 많은 것을 전해주는지를 생각하면 참 놀랍기 그지없다. 그렇게 뛰어난 기록들이 지금까지 전해지지 못하고 역사 속에 사라졌다면 얼마나 아쉬울지 상상만 해도 아찔한 마음이다. 그런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복스 포풀리>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역사는 물론이고 당시의 문화적 자산들이 어떻게 지금에 전해지게 되었는지 과정도 기술하고 있다. 고대 세계의 역사와 사상에 대해서도 조명하는 동시에 그러한 문화적 자산들이 어떻게 보존되었지도 이야기한다.

이런저런 인문학서, 역사서 등을 읽다 보면 언젠가 고대 그리스 로마사를 통독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하지만 그것을 실현해 내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복스 포풀리>를 읽고 나니 모든 고전에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이미 폐허가 돼버리고 얼마 남지 않은 그리스 로마 신전 터의 기둥 사이로 과거의 모습이 생생히 재현되는 듯한 기분을 꼭 누려보시길, 고전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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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십민준 2 : 공포의 십구 단 노란 잠수함 13
이송현 지음, 영민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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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민준이의 좌우충돌 초등학교생활이 담긴 어린이동화책 시리즈 '내 이름은 십민준'의 두 번째 이야기를 만났어요. 자신의 이름인 '이민준'을 '10민준'이라고 잘못 써서 십민준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된 민준이. ㅎㅎㅎ 받아쓰기에 이어 구구단 외우기에 도전한 민준이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동화 <내 이름은 십민준>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는 공포의 십구 단입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에도(국민학생이죠 ㅎㅎ) 민준이의 할머니가 그러셨던 것처럼 탁자나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딴,딴,딴,딴! 하면서 맞추면서 구구단을 외웠거든요. 요즘은 그렇게 안 하나 봐요 ㅎㅎ 게다가! 옛날에는 구구단이 9단까지였는데 지금은 십구 단까지 있나 보더라고요. 요즘 초등학생 친구들의 힘듦(구구단을 십구 단까지 외우고 나머지 공부까지 해야 하는 우리 친구들! ㅜㅜ)과 순수함을 보고 제 마음까지 청정해지는 느낌이 들었던 어린이동화 <내 이름은 십민준>입니다 :)



탁, 탁, 탁탁! 식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경쾌했어요. 걱정되는 내 마음하고 다르게 신이 나서 엉덩이가 조금씩 들썩거렸어요.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마저 쉬고......"

"할머니, 계속 쉬면 구구단은 언제 시작해요?"

 <내 이름은 십민준> p.17



우리 주인공 민준이의 할머니께서는 구구단을 외우기 전에 먼저 박자를 탁,탁,탁탁! 하면서 맞춰요. 저도 그렇게 배웠는데...ㅎㅎ 요즘은 그렇게 배우지 않나 보네요. 할머니와 집에서 박자를 맞추면서 외운 민준이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 앞에서 암기한 내용을 확인하는 때에 버벅거려요. 그러자 친구 도보람이 나서서 외칩니다! "선생님! 민준이는 책상 못 두드리면 구구단 못 외운단 말이에요! 박자 맞춰야 한단 말이에요!"(여기서 빵 터졌습니다..ㅋㅋㅋ) 결국 민준이는 구구단 시험으로 나머지 공부를 하게 되었어요... ㅜㅜ 민준이가 구구단을 제대로 암기하지 못해 나머지 공부를 했다는 말에 엄마는 버럭 화를 내요. 그날 저녁 엄마가 미안했는지 민준이에게 슈퍼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자고 제안해요. 그러곤 민준이에게 이야기합니다.



"아까 엄마가 소리 질러서 미안. 구구단 공부 잘하고 있다고 할머니한테 들었는데 나머지 공부했다니까 엄마가 속상했어. 틀림없이 우리 민준이가 더 속상하고 힘들었을 텐데 말이야, 그치?"

"음...... 민준이가 안 잊어버리면 좋은 게 하나 있어."

"뭔데?"

"용기. 잘 모르는 게 나와도 창피해하지 않고 나는 잘 모르겠어요. 잘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내 이름은 십민준> p.62~63



 


엄마가 민준이에게 하는 이야기를 보고 저도 퍽 감동을 받았어요. 사교육은 물론이고 몇 학년씩 선행학습하는 게 당연시되는 요즘에 우리 민준이처럼 나머지 공부하는 아이에게 "잘 모르는 게 나와도 창피해하지 않고 잘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답니다. :)


 


<내 이름은 십민준>는 초등학교에서 '한 학기 한 권 읽기'의 초등학교 1, 2학년 대상 도서로 널리 사랑받았던 창작동화예요. 두 번째 이야기 역시 첫 번째 이야기만큼이나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네요. 순수한 민준이와 민준이의 친구들을 보면 제 마음도 따라서 청정해지는 느낌도 들었고요, 이곳저곳에서 멋있는 어른들(엄마와 민준이 선생님)이 등장해서 또 감동을 받았어요. 아이와 함께 읽어보기 좋은 어린이 동화로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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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리보칭 지음, 허유영 옮김 / 비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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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캉티뉴쓰 호텔>의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자 밸런스가 딱 잡힌 맛있는 한 끼를 먹은 듯한 만족감이 부풀어올랐다. 대만풍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요리가 담긴 그릇에 '셜록 홈스'식 추리 가루를 솔솔 뿌리고 '피철철 스릴러 소설' 조미료를 한 스푼 넣은 다음 대만식 유쾌 통쾌 재미료(?)까지 듬뿍 넣어 매콤하고도 개운하니 간이 딱 좋은 요리 같은 추리소설,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정말이지 정신없이 읽어내렸다. 푸얼타이 교수, 뤄밍싱 경관, 거레이 변호사, 인텔 선생까지 총 4명의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나름의 논리를 내세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각각 색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서로 침범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무엇 하나 빠져서는 안 될 토핑처럼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이라는 요리 안에서 조화롭게 서로 잘 어우러졌다. 맨 처음 푸얼타이 교수가 등장해 막힘없이 시원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듯 보여 대체 나머지 300여 페이지는 무슨 내용으로 채워지는가 싶었는데 그가 세워놓은 추리는 다음 타자 뤄밍싱 경관에 의해 보기 좋게 박살 났다. 거레이 변호사, 인텔 선생까지 차례로 활약하며 이전 타자가 지어놓은 추리를 무너뜨리고 새로 쌓아올리는 것을 관전하는 재미가 탁월한 장르소설 도서다!



 


"내 관찰력과 추리력은 확실히 남다르죠. (...) 형사 사건에서 난 항상 벌새의 날갯짓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경찰들은 보잉 777이 지나가도 보지 못하죠."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p.65



타이완 중앙산맥에 위치한 캉티 호수, 그 신비로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60미터 절벽 꼭대기에 최고급 시설을 자랑하는 캉티뉴쓰 호텔이 자리 잡고 있다.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는 호텔 내 호숫가의 산책로에서 한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다. 피살자는 다름아닌 캉티뉴쓰 호텔의 사장 바이웨이둬. 수십억의 몸값을 자랑하는 촉망받는 기업가가 하루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 현장으로 보이는 산책로 인근 CCTV에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이 하나도 찍히지 않았고 절벽과 호수로 둘러싸여 총을 쏠 만한 자리도 확보되지 않아 사건은 오리무중 상태다. 이때 절친 화웨이즈의 약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캉티뉴쓰 호텔에 묵고 있었던 푸얼타이 교수가 사건 해결을 위해 모인 수사단에 난입해 단박에 사건을 명쾌하게 해석해낸다. 남다른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그간 경찰조차 해결하지 못한 많은 사건의 범인을 잡아낸 그가 "범인은 OOO입니다!"라고 지목한다. 하지만 그의 추리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경찰이라고 다를 거 없어. 그저 밥벌이야. 설마 영화랑 착각하는 거야? 무표정한 얼굴로 유머를 날리고, 갑자기 차에 날개가 돋쳐 날아가고, 아무렇게나 총을 난사해도 악당만 명중시키고? 틀렸어. 그랬다간 고소당하기 딱 좋지!"

"핵심은 자신을 지키는 거야. 인사고과와 인맥이 제일 중요해. 좋은 기회를 잡아서 승진하면 장땡이야!"

<그랜드 캉티뉴쓰 호텔> p.147



다음 타자는 뤄밍싱 탐정이다. 전직 경찰인 그는 재직 당시 죽기 살기로 경찰일에 매달렸지만 결국 자신을 지키지 못했다. 매춘부 샤오쉐리와 암묵적인 거래 계약을 맺고 조직폭력배의 정보를 입수하던 중 발생한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경찰 옷을 벗게 된다. 어느 날 잊고 살았던 샤오쉐리가 찾아와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며 은신처를 마련해달라고 부탁한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샤오쉐리는 처참하게 구타당한 채 시체로 발견된다. 그녀의 휴대폰에 남은 기록 상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곳은 캉티뉴쓰 호텔! 샤오쉐리를 살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캉티뉴쓰 호텔을 찾은 뤄밍싱은 또 다른 살인 사건에 개입하게 된다. 



 


우연히 캉티뉴쓰 호텔에 모인 네 명의 인물들, 그들이 캉티뉴쓰 호텔을 배경으로 펼치는 추리 싸움은 마치 천하제일의 무림 고수 자리를 두고 승부를 겨루는 화산논검을 연상케 한다! 완벽해 보였던 추리가 하나씩 산산조각이 나는 데서 얼마간의 희열을 느끼며 다음 타자가 쌓아올리는 추리를 관전하는 재미가 탁월한 추리소설이다. 작가 리보칭, 그의 이름을 꼭 기억해두어야할 것 같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르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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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었다 - 김영철 에세이
김영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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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건너 건너 아는 지인 찬스로 KBS 방송국에 견학 간 적이 있다. 방송국이 어떻게 생겼는지 거기서 무얼 봤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데 딱 하나 생각나는 건 한 코미디언이 성큼성큼 복도를 지나가다가 우물쭈물 서성대는 나와 남동생에게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고 덕분에 나는 용기를 그러모아서 "함께 사진 찍어요!"라고 말할 수 있었다는 거다. 키가 멀대같이 컸던 그분은 내 말을 듣자마자 핑크빛 잇몸이 다 드러나게 활짝 웃더니 굉장히 친절한 태도와 시종일관 웃는 낯으로 함께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가 바로 김영철이다. 당시의 좋았던 기억 덕분인지 나에게 김영철은 늘 좋은 사람, 친절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이후 그가 무슨 말을 해도 심지어 숨만 쉬어도 악플 폭격을 받는 일련의 '현상'들을 보고 참 가슴 아팠지만, <진짜 사나이>를 통해 대중에게 그의 진면목을 알리게 되어 참 기뻤다. 이번에 나온 에세이 <울다가 울었다>는 '사람' 김영철의 속 깊은 이야기가 담겼다. 나처럼 김영철을 좋아했던 분들이나 혹은 지금 성장통을 겪으며 인생의 진창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다. 



걱정을 내려놓으니 사는 게 편해졌다. 약속 시간에 늦었으면 앞으로 늦지 않으면 되고, 오늘 간 식당의 음식이 맛이 없으면 다시 가지 않으면 되고, 나랑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하게 만나지 않으면 되는 거다.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일이 벌어지면 어떡할까 하는 '어떡해'를 인생에서 지우기로 했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시간 낭비와 감정 소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따스함을 잃은 채 냉정해지기로 한 건 아니다. 불필요한 걱정을 하지 않고, 오늘을 살겠다는 거다. 그렇게 살고 있다. 카르페디엠,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련다.
 p.120



힐링책 <울다가 웃었다>를 읽으면서 나는 다짐했다. 김영철처럼 살겠다고. 걱정할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쓰고 한 페이지라도 더 읽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나쁜 일이 벌어지면 어떡할까 하는 '어떡해'를 나도 인생에서 지우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책에 둘러싸여 있고, 또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세 아이가 내 곁에 있으니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데 왜 그리 전전긍긍하며 살았을까. 그건 내가 노력을 하지 않아서 그렇다. 유쾌하게 살겠다고, 명랑하게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고 마음먹지도 않고 노력하지도 않아서 그렇다. 늘 지나치게(?) 밝아 보이는 그에게도 왜 힘들고 슬픈 시절이 없었겠나. 긍정 에너지가 늘 한도초과인 것 같은 그에게도 아픔은 있었다. 다만 밝아지기 위해, 유쾌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했던 거다. 자신의 밝음과 유쾌함, 명랑은 수없이 노력하고 연습할 결과라고 솔직하게 고백하는 그에게 고마웠다. 이건 노력의 문제다. 내 삶의 쾌적함은 내 노력 여하에 달렸다!



다짐도 맹세도 날짜 맞춰서 해봤자 지켜지지 않는다. 언제든 딱 마음먹었을 때, 그때 바로 시작하면 된다. 나는 모두가 시간에 쫓기지 말길 바란다. 숫자에 갇히지 않길 바란다. 스스로 시간의 주인이 되어 현명하게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몸에 걷기가 좋으니 걷는 시간도 만들고, 주변인에게 안부 문자도 자주 하고, 어학 공부도 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문득 결심하길 바란다. 소소하게, 작은 것부터 하나씩 그렇게 말이다. 
 p.124


나는 은행원 출신이라 숫자에 강하다. 은행은 오로지 숫자로 돌아가는 집단이다. 전일자의 모든 영업 현황이 일목요연한 보고서로 제공된다. 영업 수치만 뽑아내는 시스템이 따로 있어서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료를 발라낼 수도 있다. 최다 신용카드 신규 권유직원은 누구이고, 펀드며 방카며 예금 신규 1등은 누구인지 다 나온다. 은행원은 숫자에 갇혀 산다. 시간에 쫓겨 산다. 은행 다니면서 그런 게 참 싫었는데 회사를 제 발로 걸어 나오고도 그 짓을 하고 앉았으니, 에세이 <울다가 웃었다>를 읽으며 나 스스로에게 말을 건넸다. "왜 그러고 살고 있니."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떤 책을 읽고 또 무슨 공부를 하고, 제2의 인생을 야무지게 살아내겠다는 다짐은 어쩌면 나를 은행을 나와서까지 은행보다 더 시간에 갇혀 살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확산세로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는 막내와 공원에 가서 걷기도 하고 여유롭게 책도 읽고 소소하게 작은 것 하나씩을 사소한 노력을 들여 해내고 있다. 이게 바로 저자가 말한 좋은 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며 독서를 해야하는 이유가 아닐까. 에세이 <울다가 웃었다>가 나에게 한 일이기도 하다.


 

권태롭지 않기를 소망하자.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도하고 기대하자. 내가 포기할 수 없는 건 꿈이다.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쪽으로 살아가게 된다고 믿는다.
p.155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기분이 좋지 않고, 짜증이 나고, 덜 행복한 것 같아도 일단 그냥 행복하다고 말해보면 어떨까. 그럼 행복해질 일이 생길지 누가 알겠는가.
p.34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을 다녀온 뒤 영어 공부를 시작했고, 그 덕에 2016년 호주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을 무사히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에 참여한 사실을 미국 코미디 쇼 기획 팀이 보게 되었고, 2021년 미국 파일럿 프로그램 섭외를 받게 되었다. 영어를 잘하는 웃기는 놈이 되는 것이 큰 꿈이었다. 지금 나는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웃기지도 못하고 안 될 수도 있지만, 도전 그 자체가 즐겁다. 
p.174


행복한 일이 나에게 생기기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먼저 나서서 '나는 행복하다!'라고 생각해 보기, 권태로움에 빠질 사이가 없도록 문득 결심하고 또 바로 꿈을 향해 발을 내디뎌 보기! <울다가 웃었다>를 읽으며 깨달았다. 내가 하는 모든 결심들, 생각들은 해낼 수도 있고 해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성공 여부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될 수도 있고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도전 자체는 즐거운 거니까. 인생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나, 오늘부터 김영철처럼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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