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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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작년 이맘때쯤, 이적의 노래 <당연한 것들>을 듣고 눈물이 퐁퐁 솟아나 당황했던 적이 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소중한 일상들이, 당연하지 않은 게 되어버렸다는 게 너무나 속상했고 이제는 당연하지 않다는 그 사실을 알았지만 애써 외면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어느 날, <당연한 것들>을 또렷하게 짚어주며 언젠간 다시 되찾게 될 거라고 확신에 찬 다정한 이적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져나왔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아진 상황에서도 우리 모두는 계속해서 삶을 이어나가야했기 때문에, 과거의 당연한 것들을 뒤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다. 언제 되찾을지 모르니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적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를, 그리고 내가 그 사소한 일상들을 얼마나 사랑했었는지를. 그리고 약 1년이 지난 지금, 나를 위로해주고 또 울렸던 그 노래 가사가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재탄생했다. 그림책 <당연한 것들>의 페이지를 넘기며 나는 또 다시 위로받는다.




"거리를 걷고 친구를 만나고

손을 잡고 껴안아 주던 것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한 것들

<당연한 것들>"



어린이집 등원도 어렵고, 외출도 불편한 요즘 아이와 나란히 누워 이야기를 나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나름의 질서와 리듬을 가지고 서로 부대꼈던 과거의 일상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천여명의 인파가 모여 다 함께 바라본 놀이공원의 밤하늘, 그 밤하늘을 수놓았던 불꽃놀이가 얼마나 황홀했는지를. "엄마 우리 그 때 놀이공원에서 본 불꽃놀이 정말 멋졌잖아. 우리 또 가자, 알았지?" "그럼, 당연하지. 우리 꼭 가자!"


아름다운 그림책 <당연한 것들>을 보니 또 눈물이 난다.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우린 꼭 돌아갈 수 있다고, 언젠간 평범하고 당연한 듯 했지만 잃어버린 일상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을 믿는 긍정의 눈물이다. 지금 마스크를 낀 우리의 답답한 일상이 버겁다면, 힘들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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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 (한정판 퍼즐 에디션) 웅진 모두의 그림책 39
이적 지음, 임효영.안혜영.박혜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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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와닿는 노래의 가사가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동화책으로 탄생! 힐링 그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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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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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동안 재직하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기까지 참 많이 두렵고 힘들었다. 회사문을 나서는 순간 내가 아닌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내가 텅 비어버리는 것만 같아서 끝끝내 나 스스로 회사를 박차고 나오지를 못했다. 회사를 다닐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어 어쩔 수 없이 회사에 휴직원을 내면서 생각했다, 참 무엇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이렇게 모질게 굴었던 걸까.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는 내 목소리를 외면했던 나는, 퇴사가 마치 내 삶에서 중도 하차함을 선언하는 것이나 되는 것마냥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회사를 관두었다는 것, 그 하나의 정보가 나에게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고 실패자라고 짜부러뜨려 납작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그 후로 오랜시간이 지난 뒤에야 어렴풋하게 감각하게 되었고,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를 읽으며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당신의 존재는 세상 어떤 도덕과 규율보다 고유해요. 나는 당신의 존재를 믿어요.(P.22)"라며 내 등을 토닥여주는 듯하다.




"내가 절대 할 수 없다고 믿었던 말을 한 날, 아빠의 폭력과 엄마의 알코올중독, 가족이 박살났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글로 뱉어낸 날, 나는 슬픔이 내 몸에서 쑥 빠져나간 느낌이 들었다. 목에 걸려 있던 가시가 눈앞에 드러났고 형체가 만져졌다.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어, 별것 아니네? 직면하면 더 고통스러울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렇지 않잖아.' 오래도록 힘들게 참아왔는데 말하고 난 후의 일상이 너무나도 평온해서 왠지 억울하기까지 했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p.73"


모든 이에게는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는 이야기가 하나쯤은 있다. 성폭력, 가정폭력, 혹은 소중한 이의 자살처럼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어 주저하다가 결국 목에 걸려버린 가시 같은 이야기. 내 목에 걸린 '가시'는 무엇일까 차분히 생각해보았다. 자발적이면서도 비자발적인 백수의 삶에 어느 정도 적응해 평온한 삶을 사는 듯 보이는 나에게도 끊임없이 아프게 하는 '가시'같은 기억이 있다. 잊힌 듯 하다가도 자신을 잊지 말라는 듯 아릿한 고통으로 기억을 되살려낸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 아직은 그 기억과 대면할 용기가 생기진 않았지만 언젠가 뱉어보리라 다짐해본다. 내 목에 걸린 가시가 드디어 눈앞에 드러나는 그 순간 '어, 별것 아니네?'라며 담담히 이야기할 날이 오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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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웅진 우리그림책 68
이정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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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이후로 외출도 여행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있지요. 하지만 집 안에서도 얼마든지 멋진 여행을 떠날 수 있어요! 창문 밖으로 내다보이는 일상적인 풍경에 우리의 작은 상상력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이 새로운 세상으로 재탄생한다는 것! <내 마음대로>을 읽으며 아이들과 상상 여행을 떠났답니다 :)




<내 마음대로> 그림책을 사면 부록으로 함께 오는 집콕 놀이북, 독후활동으로도 제격인 스티커북인데요, 마지막 페이지에는 그림일기를 써넣을 수도 있어요.



창문 앞에 앉아 창 밖을 하염없이 내다보는 한 아이, 우리 쌍둥이들의 뒷 모습 같기도 하네요. ㅎㅎ 작년까지만 해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고 꽤 오랫동안 가정보육을 했었거든요. 그 때 "차가 지나간다! 벌이 여기까지 올라왔어!"라며 창 밖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몰랐거든요. 아이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세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구름 한 점이 둥둥 외로이 떠있는 모습은 여행을 가려고 캐리어를 끌고 휘파람을 부는 모습으로~




외롭게 홀로 서있는 화분 주변엔 친구들을 잔뜩 초대해 재잘재잘 수다를 떠는 모습이네요. 외로워 보이는 구름을 예쁘게 단장해 어디론가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으로, 화분 곁에는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는 모습으로 상상하는 모습에서 아이들의 다정함이 느껴지네요 :)




우리 아이들의 눈에 보이는 상상력의 세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다정한 그림책 <내 마음대로>를 함께 읽고 나서 스티커북으로 예쁘게 꾸며보았답니다! :)





그림책을 읽고 나면 항상 독후활동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 되곤 했었는데 부록으로 함께 온 스티커북과 일기장으로 걱정없이 독후활동까지 마무리했답니다.




매일 보는 일상 속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다정한 인사를 건네는 법, <내 마음대로>을 통해서 배워보았습니다. 상상력만 있다면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도 신나고 즐거운 여행처럼 변모한다는 것, 반짝반짝 빛이 날 수 있다는 것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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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시라이 사토시 지음, 오시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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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유일하고도 존립 가능한 최선의 경제체제라는 생각에 잠식당한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주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자본주의의 종말이 바로 세상의 종말이라는 것에 아주 약간의 회의가 든다면 반드시 읽어보아야할 책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자본주의의 허와 실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는 책이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데도 삶에 여유가 없고 팍팍하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어쩌면 심리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에 문제가 있을지도 모른다. 쉬운 언어로 쓰였지만 자본론의 핵심을 관통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순간 흐릿했던 시야기 명확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사회의 부는 '방대한 상품 더미'로 나타나며, 개개의 상품은 이러한 부의 기본 형태다. 그러므로 우리 연구는 상품의 분석에서 시작한다.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p.41 자본론의 첫 문장"


부는 모든 시대와 모든 사회에 존재하지만 부가 주로 '상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는 자본주의 사회뿐이다. '상품'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자본론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이다. 공동체 밖에서 이루어지는 상품교환은 모든 이를 자유롭게 한다. 즉 자본가는 노동자를 먹여 살릴 의무가 없고, 자본가가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노동력을 정해진 시간만큼 사는 행위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무관계의 관계가 자본주의 인간관계의 본질이다. 자본가와 노동자가 무관계의 관계라고? 이는 자유롭다는 뜻이 아니라 종속 관계에 놓인다는 것을 차차 알게 된다.



'종속'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과거의 노예제도가 떠오르는데 지금같은 신자유주의시대에서는 인간의 감성까지도 자본에 종속되게 된다. 자본은 신자유주의적 가치관 옆에 서서 능력이 없어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지 못하면 임금이 깎여도 당연하다고 더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삭감된 임금을 받게된다. 대부분의 노예들, 아니 노동자들, 아니 회사원들(ㅋㅋ)이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본에 봉사하는 존재가 아님에도 많은 이들의 생각이 이미 자본에 종속되어 명확한 사고를 하기 어렵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은 후인 20세기 후반, 자본주의는 선진국에서 포디즘의 형태로 황금기를 누렸지만, 이후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자 21세기에 신자유주의가 주류가 되었다.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p.145"


자본주의가 지금의 신자유주의형태이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은 잉여가치를 쥐어짜기 위한 착취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본가들의 상품을 소비해줄 사람들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포드 설립자인 헨리 포드를 비롯한 자본가들은 생각을 전환해 비교적 높은 임금을 지급해 노동자를 소비자로 전환하려고 했다. 하지만 포디즘형 경제개발은 1970년후부터 좌절을 맛본다. 그리하여 도입된 것이 포스트포디즘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신자유주의로 자본가들은 포디즘 시절 노동자들에게 선사했던 부와 권리를 다시 착취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p.157) 활용한다.



"격차 확대와 중산층 몰락에서 오는 수요 부족을 자본은 어떻게 해결할까? 아마 한 가지 답은 전쟁일 것이다.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p.207"


임금 삭감, 탈정규화, 아웃소싱 등 노동가치의 덤핑이 만연한 자본주의의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 전쟁은 그 자체로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거대한 파괴 후 거대한 부흥 수요가 생기게 하는 특효약이라고 한다. 이런 파국적 귀결을 피하기 위해서 마르크스가 제시하는 답은 계급투쟁이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모두 내려놓고 빨간 수건을 머리에 두른 채 화염병을 던지고 봉기하라는 뜻이 아니다, 절대! 계급투쟁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마무시한 어감은 한물간 유행어처럼 들릴지는 모르나 자본가들이 재산을 증식하려고 하는 것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착취당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의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혁명을 일으킬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어딘가 이상한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법과 '어째서 내 월급은 눈물보다 더 짠'지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는 회사에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세뇌당했다. 야근과 회식으로 점철된 피곤한 삶 속에서도 늦은 밤과 새벽까지 동영상강의를 보며 주말이면 도서관의 빈자리를 찾아헤매며 업글인간이 되어 뿌듯함을 느낀다면 더 늦기전에 <삶의 무기가 되는 자본론> 이 책을 읽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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