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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꽃 ㅣ 초록별 샤미 SFF환경동화 10
고수진 지음, 해마 그림 / 이지북 / 2025년 4월
평점 :
기후 재앙으로 생명이 숨을 잃어 가는 지구, 더스트 증후군이라는 독성 먼지가 세상을 잠식한 그곳에서 <은하수꽃>은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워 올리는 이야기다.
주인공 아르와 엄마는 마지막 생명의 씨앗을 찾아 바리별섬으로 향한다. 이 여정은 단지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무너져가는 세계 속에서 연대와 용기를 회복하려는 간절한 발걸음이다.
책 속의 은하수꽃은 그저 병을 고치는 약초가 아니다. 그것은 절망 한가운데서 피어난 작은 별빛이며, 아르가 좇는 마지막 믿음이자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마치 “은하수가 흐르는 밤하늘에 그린랜드의 비밀이 피어나”는 노랫말처럼, 이 이야기는 독자를 시처럼 맴도는 이미지 속으로 데려가고, 붉은 파도와 바람의 벽을 넘어서는 아르의 여정을 따라가게 만든다.
절망의 땅에서 “비밀을 비밀로 지키고, 씨앗을 씨앗으로 피우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도 소중한 일인지, 작가는 시적인 상징과 섬세한 전개로 말한다. 생명의 노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작은 손을 맞잡고 함께 걷는 걸음 속에서 피어난다. 이 책은 환경 동화를 넘어,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빛이 되어주는 존재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희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어.” 이 책은 그렇게, 우리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 오래도록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