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 탐정 홍조이 1 - 탐정 홍조이의 탄생과 검은 말 도적단 사건 책 읽는 샤미 2
신은경 지음, 휘요 그림 / 이지북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성의 날, 홍조이를 만나다”

오늘은 여성의 날이다. 전 세계의 여성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날. 그리고 나는 조선의 밤을 헤치고 달리는 한 소녀를 만났다. 홍조이. 그녀의 이름은 명랑하지만, 그녀가 마주한 세상은 결코 밝지 않다. 여자가 글을 알면 손가락질받고, 신분이 곧 운명을 결정짓는 시대. 조이는 그런 세상의 규칙에 맞서기로 한다.

“저는 누군가의 딸, 아내, 어미로만 살지 않을 거예요. 제게도 꿈이 있어요.”

책 속에서 조이가 던지는 이 말은, 여성의 날이 시작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온 수많은 목소리를 닮았다. 여성들이 사회의 테두리 속에서 자신을 잃지 않으려 싸워 온 그 시간들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조선 시대의 소녀가 자신의 꿈을 찾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오라비가 얽힌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관비가 되고, “잡초처럼 살아남으라”는 유언 같은 말을 가슴에 품은 채 세상과 맞서야 했던 조이. 그녀의 여정은, 단순한 성장담이 아니라 자신을 증명하는 투쟁이었다.

그런 조이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한양을 발칵 뒤집은 ‘검은 말 도적단’ 사건.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백성들에게 나눠 주는 도적들. 조이는 단서를 좇으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지만, 점점 혼란에 빠진다. 법과 정의는 과연 무엇일까? 세상이 정한 틀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정답일까?

그녀가 찾아낸 답은 분명하다.

“내 인생이고 내 행복이야. 내가 지켜야 해.”

이 대사는 여성의 날인 오늘, 유독 강하게 다가온다. 지금도 수많은 여성들이 편견과 불평등 속에서 ‘나 자신으로 살겠다’고 외치고 있다. 조이가 글을 배우고 싶어 했던 마음, 좌절 대신 한 걸음 더 나아갔던 용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려 했던 순간들은 곧 우리가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이유와 닮아 있다.

조이가 조선의 밤을 달리며 썼던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전히 많은 홍조이들이 세상의 벽 앞에 서 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