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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4춘기 ㅣ 소원어린이책 24
양승현 지음, 나오미양 그림 / 소원나무 / 2024년 10월
평점 :
“초등 4학년, 아이도 엄마도 낯선 계절 앞에 서다”
요즘 들어 딸아이가 예전과 다르게 굴 때가 종종 있다.
가끔은 문을 닫고 혼자 있고 싶어 하고, 감정 기복도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내 품을 파고들며 애교를 부린다.
아이가 변하고 있다는 걸 알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런 와중에 4학년 4춘기를 읽었다.
책 속 주인공 주은이와 주영이는 사춘기의 문턱에 선 초등학생들이다. 스마트폰 액정이 깨지고, 걱정 인형이 사라지고, 블로그 소설 반전을 스포당하고, 엄마의 태블릿에서 ‘최악맘 클럽’을 발견하는 등 이들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다. 그런데 이 책이 단순히 초등학생들의 소동극만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읽다 보면 부모와 아이가 서로를 오해하고, 멀어지는 순간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아이의 속마음이 솔직하게 드러난다.
특히 ‘최악맘 클럽’ 에피소드는 엄마로서 가장 와닿았다. 엄마의 태블릿에서 우연히 발견한 정체불명의 온라인 카페. ‘최악의 엄마들’이 모여 있는 그곳에서 주은이는 자기 엄마가 쓴 글을 발견한다. 억척스럽고 강한 줄만 알았던 엄마가 사실은 주은이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나도 울컥했다. 아이는 부모의 마음을 잘 모른다. 그리고 부모도 종종 아이의 진심을 놓치고 만다.
사춘기는 아이도 낯설고, 부모도 낯선 계절이다. 예고 없이 찾아와 평온하던 일상을 흔들어놓지만, 그 끝에 분명 더 단단한 관계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는다. 4학년 4춘기는 바로 그 변화를 어떻게 함께 지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해 주는 책이다. 아직 사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우리 집에도, 그리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의 변화가 두렵다면,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첫걸음이 되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