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파리 스콜라 창작 그림책 90
한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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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향한 동화적 일침”

김사냥의 ‘사파리’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울창한 숲이나 초원이 아니다.
이곳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하게 뒤섞인 공간이다.
동물들이 토끼 열쇠고리나 여우 목도리로 변해버린 이상한 세상이다.
다소 기이하고 익살스럽게 보이는 이 풍경을 페이지를 넘길수록 섬뜩한 현실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한연진 작가의 일러스트이다.
마치 판화처럼 단순하지만 강렬한 선과 질감, 과감한 색채 대비는 책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
흑백 패턴 속에서도 생동감 ㄴ머치는 동물들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그 생명감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억압당하는 순간을 보게 된다.

정말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자연을 사랑한다고 말하며 사실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소비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한다.
특히 런던 동물원에 전시된 악어가죽 핸드백 이야기는 허구와 현실이 마주치는 지점에서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환경과 공존이라는 주제는 어느 한 세대만의 과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에 모든 세대가 봐야 하는 그림책이다.
자연 속의 모든 생명들이 자유롭고 평온한 일상을 누릴 권리가 있음을, 그리고 그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임을 일깨워 준다.

책장을 덮고 나니, 단순한 동화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을 얼마나 많은 ‘이상한 사파리’로 가득 차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제 눈에 보이는 장바구니 대신, 마음속에 환경과 생명을 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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