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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세이지 영화 수업 - 위대한 감독의 명작과 예술
메리 팻 켈리 지음, 한창욱 옮김 / 현익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마틴 스코세이지는 영화의 장인인 동시에, 우리 시대의 삶과 진실을 필름에 담아내는 고집스러운 예술가다.
그의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한 오락이나 서사 이상의 것을 느꼈다. 화면 속에 흘러드는 그의 무채색 뉴욕 거리, 피어오르는 도시의 공기, 그 안에서 번뇌하고 방황하는 인물들은 영화가 주는 감동을 넘어 삶 그 자체의 숨결을 들려주는 듯했다.
대학 시절 영화 동아리에서, 그리고 그 이전부터 홀로 마주했던 수많은 영화들은 결국 나를 스코세이지 같은 거장의 세계로 인도해준 셈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 수업》은 스코세이지가 걸어온 영화의 발자취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영화 한 편이 탄생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을 담아낸다. 뉴욕대 학생 시절의 습작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그의 여정은, 단순히 연출 기법과 촬영 방식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나의 철학과 그가 고수하는 영화적 가치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려준다.
책 속에는 스코세이지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그의 영화를 함께 만든 수많은 동료들의 목소리도 녹아 있어, 그의 영화가 단순히 개인의 창작물이 아닌 영화 현장의 많은 이들의 협력과 이해에서 비롯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특히 스코세이지의 대표작에 담긴 그의 예술적 영감은 때로는 뉴욕의 거리에서, 때로는 어린 시절의 종교적 신념에서, 또 때로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을 넘어서, 감독 자신이 겪어온 세월과 삶의 진실을 필름에 그려내고 있다. 그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믿음을 지켜온 진정한 예술가로, 그러한 작품 철학은 다른 감독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마틴 스코세이지라는 거장의 영화관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가 살아온 인생의 길이 어떻게 고스란히 그의 작품에 녹아들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과 매력을 깨닫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