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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 사이에서 철학하다 ㅣ 사이에서 철학하다 3
다나카 마치 지음, 최진영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0월
평점 :
때때로 ’나 자신‘이 어려운 우리의 얽히고설킨 관계의 매듭을 풀어내는 법을 안내하는 나침판이 되어주는 책이다.
“팽팽한 관계의 끈을 느슨하게 풀 때, 비로소 나와 타인 사이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바다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인간관계라는 파도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다.
관계의 끈을 과감히 끊어내기보다는, 팽팽하게 당겨진 실타래를 느슨하게 풀어 나가면서 우리에게 숨 쉴 여유를 만들어 주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느슨함 속에서 피어나는 여백은 마치 오랜 항해 끝에 만난 고요한 항구처럼 따뜻한 위로와 자유를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단순한 일상의 경험을 넘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얻은 통찰을 통해 더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집트의 사막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와 반려 거북이와의 사소한 교감에서부터 저자는 복잡한 관계 속에 숨겨진 자유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모든 경험을 바람결에 나부끼는 돛처럼 독자를 삶의 다양한 풍경 속으로 이끈다.
특히 “나를 괴롭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라는 물음은 깊은 생각에 들게 한다.
이 질문은 우리가 겪었던 갈등이 단순히 타인으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내면에 품고 있던 목소리의 울림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준다.
결국, 관계의 문제는 밖이 아니라 내 안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낼지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해결하는 기술서가 아니다.
이 책은 관계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여정 그 자체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관계의 끈을 풀어 자유로운 항해를 이어가도록 도와주고 결국 우리를 더 넓은 세상으로 인도해 줄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어느새 내 삶에도 더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
1인칭에서 벗어나기
“인칭이 바뀌기만 해도 세상을 보는 방식이 크게 달라지는 건 분명합니다.”
내 안에 사는 다양한 타인
“사회성을 익힌다는 것은, 자기 안에 사는 다양한 타인과 거리를 재고, 서로 이해하기 위한 ’나‘를 만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곧 자아 독립이지요.”
’나‘의 틈에 바람이 통하다.
분노가 차오르더라도 분노와 자신을 하나로 여기지 않으면 분노와 자신 사이에 틈이 생깁니다.
안전하게 상처받기 위해 대화가 있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대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서로가 안전하게 상처받기 위해 대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