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이라는 어둠의 문을 통해 소외된 존재들과 함게 잃어버린 어린이다움의 빛을 찾아가기”

맨홀에 빠진 앨리스 ㅣ 책 읽는 샤미 38
우신영 지음, 주정민 그림 / 이지북 / 2024년 10월

“맨홀이라는 어둠의 문을 통해 소외된 존재들과 함게 잃어버린 어린이다움의 빛을 찾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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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앨리스는 학원을 가던 중 우연히 맨홀에 빠져 토끼 왕국이라는 낯선 세계에 들어가게 된다.
현실의 무거운 학업과 경쟁에서 벗어나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이 설정은 많은 아이들이 느끼는 일상의 압박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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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신영 작가는 어린이들이 마주하는 현실적인 고민을 마법 같은 판타지로 풀어내며,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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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속 세계에서 앨리스는 각기 다른 상처와 사연을 지닌 특별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사냥을 거부하고 시를 쓰고 싶어 하는 사자, 빠르게 달리기 보다 달빛 아래 산책을 즐기고픈 타조, 그리고 영어 문제를 푸는 대신 먹물로 멋진 그림이 그리고 싶은 문어이다

이들은 모두 다르다는 이유로 현실에서 소외된 존재들로 앨리스와 함께 모험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친구가 되어간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연대의 힘을 배워가는 모습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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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마주 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경쟁주의와 소외를 비추는 거울처럼 작동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어린이 동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현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하며 자유롭게 자신을 찾을 수 있는 이야기는, 성인 독자에게도 큰 감동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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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가 낯선 세계에서 경험하는 모험을 현실에서 잃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되찾는 여정으로 해석할 수 있을 거 같다.
경쟁에 지쳐 스스로를 잃어버린 이들이 어린이답게, 그리고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을 되찾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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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초등생 아이의 육아맘으로서 이 책이 더욱 맘에 드는 이유는, 아이가 앨리스처럼 모험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다름을 존중하는 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우리 아이에게 ‘어린이다움’의 가치를 일깨워 주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며 대화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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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색연필을 사용한 듯한 주정민 작가의 삽화는 무척 따뜻하다.
섬세한 터치와 부드러운 색감이 이야기에 깊이를 더해 줘, 아이들이 이야기 속으로 더 쉽게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치 현실과 판타지가 부드럽게 연결된 듯한 그림은 책의 환상적인 세계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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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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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바라보다 보면 뭐가 도움이 될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어.”
사자의 말에 토끼 왕이 중얼거렸다.
“바라본다?”
“그래. 정성껏 바라보는 거야. 시간을 확인하듯 보는 게 아니라 흔들리는 풀을 보듯, 비치는 달을 보듯, 비어있는 종이를 보듯 정성껏. 친구는 이겨야 하는 옆 트랙의 선수도 아니고, 해치워야 하는 퀴즈나 문제집도 아니고, 자랑해야 하는 보석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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