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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
아구스틴 산체스 아길라르 지음, 이은경 그림, 김정하 옮김 / 북스그라운드 / 2024년 9월
평점 :
“음치가 아닌 삶의 멜로디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유머와 우정이 어우러진, 진정한 하모니를 이룬 감독적 우화”
<자신만만한 음치 거북이들>은 한때 세계적인 성악가로 명성을 떨쳤던 카실도가 무대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로 모든 것을 잃고, 거북이 합창단 ‘원더풀’을 지도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과거의 영광에 갇힌 카실도는 실직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음치인 거북이들을 가르치는 기회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카실도와 거북이들의 상반된 존재는 삶의 아이러니와 연민을 동시에 느끼게 하기도 한다.
카실도는 처음에는 음치인 거북이들이 경연 대회에서 1등을 목표로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 타고나길 음치인 그들은 자신감을 가지고 연습에 매진하지만, 그 과정에서 카실도는 그들의 긍정적인 태도와 낙천적인 마인드에 점차 감화된다.
무엇보다 거북이들이 우정과 연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습을 통해 카실도는 홀로 고립된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다.
거북이들의 성과가 아닌, 과정 자체를 즐기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는 태도는 카실도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야기의 전개는 웃음과 감동이 뒤섞인 모습으로, 카실도의 갈등과 내면적 변화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카실도는 거북이들의 지나치게 다정하고 낙천적인 태도에 때로는 짜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상처와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웃음과 감동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으로, 우리 모두가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즐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만만한 거북이가 되어,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내가 먼저 읽고 딸아이에게 꼭 읽어 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한 책이다.
또, 해외 그림책이 국내 출간되었을 때 때때로 삽화가가 다르거나 책의 표지가 다른게 재미있어서 구글링 해보는 편인데, 이은경 님이 그린 버전이 훨씬 더 감정 전달이 잘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