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트리플 26
단요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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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요의 소설집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은 현대 사회와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기술과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다루며, 각 단편이 그 자체로 심오한 사유를 유도한다.

제목처럼, 이 소설집은 ‘한 개의 머리’가 물리적으로 통 속에 갇혀 있지만, 그 머릿속 에서는 끊임없이 생각과 감정이 얽히는 복잡한 내면의 방을 탐험한다.
저자는 기술이 인간의 사고와 감정을 어떻게 지배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내며, 특히 ‘목향’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술의 탈인간화와 자와의 분열을 묘사한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에서는 주인공이 물리적으로 병원에 갇혀 있지만, 그의 정신은 여전히 복잡한 감정과 후회 속에서 끊임없이 공회전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장면은 기술이 인간의 존재를 어떻게 단순화하고 동시에 왜곡시키는지를 심도 있게 보여주는 것이다.

또, ‘제발’과 ‘called or Uncalled’에서는 현대 사회의 허구와 망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돋보인다.
전통, 금융, 사회적 제도 등은 모두 망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통해, 저자는 현대 사회의 모순과 비현실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마술이라는 은유를 통해 현실과 상상 사이의 경계를 탐색하며,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불확실성을 조명하는 거다.

저자는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깊이를 갖춘 문체로 독자를 사로잡으며, 현대 사회의 복잡성을 독창적으로 탐구한다.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고, 내면을 반성하게 될 것이다.
기술과 인간의 본질적인 관계를 고민하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작품이다.

책속에서

“언젠가 오지 않게 되더라도, 갑자기 전깃줄이 잘리고 완전한 암흑에 갇히더라고 괜찮다.
다시 방이 텅 비고 한 개의 머리만이 남는다. 나는 이 방의 그늘을 연습처럼 바라본다.”
38

“우리는 테마파크의 놀이기구가 진짜 보물이라도 되는 양 갈라져 싸우고 난장판을 벌이는 거 야. 여기가 테마파크라는 걸 깨달을 만큼 영리한 꼬마들은 그저 담장을 넘어 도망치거나 이곳 물건들을 빼돌리면서 자기 배나 불리기 때문에, 우리처럼 멍청한 꼬마들은 영원히 싸우면서 서로의 죗값을 매길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러가도 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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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수히 감사하면 그만이었다.
내 광적인 기질에게……
내 오래된 동반자와 정신적 스승에게……
내 정신을 내리쳐 정말이지 신기한 형태로 바꾼 사람들에게……
나를 사랑하고 돌봤거나 나를 병자로 만들어 가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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