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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ㅣ 앤드 앤솔러지
조예은 외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평점 :
요즘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다는 소시오패스,
그 소시오패스들에게도 그렇게 된 사정이 있는 걸까?
‘아메이니아스의 칼’ - 조예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를 사랑한 청년인 아메이니아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한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진 두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이이다.
“엄마는 우리가 쌍둥이로 태어난 게 우리 잘못이라고 했다.”
의문스러운 아빠의 죽음 이후 눈치 없이 둘로 태어난(?) 쌍둥이는 각각 1인분의 사랑을 나눠 받지 못하고 1인분의 사랑을 둘로 나눠 받아야 했다.
양보한 “나는 칭찬과 포옹을 받았고, 선희는 선물을 안고서 뺨을 맞았다.”
“언니는 양보를 하고 동생은 언니의 말에 따른다. 바람직한 그림이었다.”
가장 가까운듯해보이고 가장 서로를 위하는듯 하지만 누구보다 서로에게 가장 상처가 되는 서로가 서로에게 종속적인 관계.
‘지상의 밤’ - 임선우
직장내 괴롭힘으로 히키코모리가 된 수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방을 나서게 된다. 먹을 게 없어 처음 밖을 나선 수에게는 단돈 3000원이 전재산이다.
배고품에 도둑질을 한 수는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 자신감이 생기고, 전에 없던 보통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이 생겨난다.
옷을 훔쳐 도망쳐 들어간 화장실에서 작은 전단지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전화를 한다. 상대는 해파리 변신 사업을 시작한 희조와 강이라는 두 여성.
둘은 밀수를 하다 상황이 좋지 않아 신종해파리(쏘인 사람은 해파리가 된다)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수는 해파리가 되기 위해 그곳을 찾았지만, 그를 기다리는 건 바다가 아닌 일상이다.
‘레지던시’ - 리단
작가들이 한달동안 글을 쓰기 위해서 모이는 레지던지, 그 곳에 정미가 왔다. 남친과의 불화를 피하기 위해서 또 글을 쓰기 위해서 지원해서 왔지만, 글을 쓰는 대신 술과 약에 취해 지낸다. 그러다 레지던지 앞 흡연구역에서 이유를 만나게 된다. 스스럼 없이 자신을 대하는 이유에게 관심이 커지는 정미. 매일 옆방의 소음들로 더더 예민해지고 있던 정미는 소음의 출처를 찾는 과정에서 더욱 이유와 친하게 되고, 둘은 서로의 글을 교환해서 보기로 한다.
<나는 당신이 내는 소리에 시달리고 있어요> 주고 받는 글에 마음을 남긴 채 레이던시를 떠난 정미.
‘안뜰에 봄’ - 정지음
글의 제목과 같은 이름의 정원은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큰아버지집에 같이 산다.
하지만 정원이 사는 곳일 뿐 정원의 집이 되어주지는 못하는 그 곳에서 정원은 사촌 안리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프로듀서인 큰아빠에게 한 배우가 아들을 데리고 방문하였다. 후에 그 배우에게서 안리에게서 들은 것과는 전혀 다른 자신의 부모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삶이 큰아빠가 찍어 대는 재미없는 영화 같은 거라면, 이쯤에서 정원은 각성과 동시에 격렬한 복수를 설계해야만 했다.”
“정원은 스스로 이뤄 낼 예언을 했다. 시간이 흘러 큰엄마, 큰아빠도 죽고, 정원이 진정 이 집의 주인이 된다면 그녀의 사계절은 영원함 봄으로 귀결될 것이었다.”
‘없는 사람’ - 전건우
몇편의 스테디 셀러 작품이 있는 나는 문화센터에서 소설 강연 중인데 수강생 중 L이란 자가있다.
“L은 좀 특이한 인물이었다.”
“설득보다 속이는 게 쉽고, 속이는 것 보다 죽이는 게 더 편하다.”는 L의 소설 [없는 사람]의 첫문장으로,
그의 성격처럼 건조하고 무뚝뚝한 분위기의 시놉시스였다.
점점 나는 L의 소설에 빠져듦과 동시에 최근 자신의 그렇다할 작품이 없는 것에 대한 초조함을 느낀다.
L의 소설안에서 일어나는 살인 사건들이 실제에서도 일어나는데…
과연 없는 사람은 누구일까?
“소설가는 거짓말에 능숙해야 한다. 그래야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다.”
“잘 만든 캐릭터는 생동감을 얻어 작품 밖으로 나가서도 살아 움직입니다.” 거짓말이라 생각했는데, 진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