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아 아, 사람아!
다이허우잉 지음, 신영복 옮김 / 다섯수레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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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알고 지내던 한 친구가 이 책의 옮긴이이신 신영복 선생님을 아주 존경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가 사랑하는 것들을 같이 공유하고 싶었고, 그 친구가 고민하는 것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에 신영복 선생님의 책들을 보게 되었고 저도 모르게 그 분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제 친구를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이 이해하고 싶었던 그런 마음으로 신영복 선생님의 철학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 싶어서 선생님 책에서 언급한 책들을 다시 찾아 읽고, 다시 그 뿌리를 더듬기를 반복하면서 이 책 <사람아 아, 사람아>를 보게 되었습니다.

칸트가 관념론과 경험론의 비판하며 '내용없는 사상은 공허하고, 개념없는 직관은 맹목적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떤 사상이나 철학이건 현실이라는 땅 위에 튼튼하게 발 디디고 서서 깊은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일 때 그 울림이 크게 와닿는 법입니다.

마르크스-레닌 주의의 과도한 경직성에 인간 본위의 기본적 감정마저 외면할 수 밖에 없었던 문혁이후의 중국의 정치적 풍토에서 휴머니즘을 결부시키려는 노력을 하던 호젠후와 그가 사랑하고 또 그를 사랑하는 손유에라는 인물들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지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 책을 한낱 연애소설로 폄훼하는 것은 심각한 오독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작가의 의도를 이해한다면 연애소설이 될 지언정 '한낱'이란 단어로 묘사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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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를 팔아먹은 남자 그 남자를 팔아먹은 여자
김경태 지음 / 시간과공간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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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듣는 교양수업 과제로 노자의 '도덕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노자와 도덕경에 관련된 단행본들을 뒤지면서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최근에 많은 시비를 불러왔던 도울 김용욱 씨와 관련된 책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때문이었고, 둘째는 그런 책들의 내용이 지나치게 과격하고, 저자들의 독선적 주장때문이었습니다

도덕경의 풀이에 대한 책들은 많이 알려진 도울의 <길과 얻음>(도울이 도덕경을 해제한 책)을 시작으로 구름이라는 호를 쓰는 이경숙 씨의 <노자를 웃긴 남자>(도울의 해석을 비판한 책)가 나와서 세간의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더니 <저급한 '도울 비판'을 비판한다>(도울을 옹호하는 책)에서부터 , <노자를 팔아먹는 남자, 그 남자를 팔아먹은 여자>(노자도 구름도 죄 틀리고 자기가 옳다는 주장의 책)까지 다양하게 출간되어 있습니다

저는 한문에 대한 지식과 동양철학에 대한 지식이 워낙에 일천한 지라 누구의 말이 옳다라고 할 입장은 못되지만, 적어도 그들이 진정으로 노자의 사상을 체화해 내지는 못했구나라는 생각은 틀리지 않다고 봅니다

특히 구름의 도울 비판이나 이 책의 저자 김상태씨같은 경우에는 그것이 학문적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에 대한 이견 제시가 아니라 막말과 무례, 독선으로 빚어진 안하무인의 극치라고 밖에는 보이지가 않습니다 知者不言, 言者不知 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노자를 공부한다는 사람들끼리 이럴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목이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는 <가장 오래된 이야기 가장 새로운 이야기> 정도(?)되는 책과 성공회대 신영복 선생님의 동양사상 강의(www.shinyoungbok.pe.kr)의 해설이 가장 와닿았습니다만 그것 역시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겠죠

성경 문구 해석이나 시 작품의 표현을 해석하는 데에는 최초의 저자의 의도가 중요하겠지만 일차적인 것은 수용자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자신의 견해가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라는 학문적 겸손과 관용의 자세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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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를 미워해 보리 어린이 2
요시모토 유키오 지음, 김리혜 옮김 / 보리 / 199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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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서라는 말을 듣고 그 친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았습니다칭요징이란 친구는 소위 왕따라는 집단 따돌림을 받는 아이입니다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있고, 일본어를 못해서 급우들과 '차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친구들이 옷 속에 쓰레기를 집어넣거나 돌멩이를 던지거나 화장실에서 식사하기를 강요당하는 그런 따돌림을 당하면서도 그런 친구들을 미워하지 않고 오히려 이해하려고 애쓰죠

가슴시린 아픔을 간직한 사람만이 상처받은 자를 위로할 수 있다고 하죠오히려 이 친구는 자기처럼 왕따당하는 친구를 감싸줄 줄 알고, 나아가서 자기에게 해꼬지한 친구들에 대해서 '괴롭히는 사람에게도 분명히 외로운 마음이 있다'라고 생각할 줄 아는 어른스러움이 있습니다말이라는 게 '차이'를 극복하고, 소통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소통하고 싶은 마음과 이해하고 싶어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작은 오해에도 고민하거나 사소한 미움에 가슴아파하기보다 칭요징의 그런 마음의 자세가 어른이 된 저에게도 울림이 되어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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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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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편견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하워드 진은 정의, 평화, 평등과 같은 좋은 편견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지를 온 몸으로 증거하고 있다.하워드 진의 80평생은 한 사람의 인생으로 압축된 인류의 진보의 역사이다. 그는 인종차별에 대항하여 평등을, 대학당국의 독선에 반대하여 민주주의를, 제국주의적인 침략전쟁에 반대하여 평화를 온 몸으로 실천했다. 정의와 불의가 혼재한 세상에서 중립이란 있을 수 없으며, 불편부당이란 오히려 중립을 가장한 기만이기 쉬운 것이 사실이다.때로 세상을 정의롭게 바꾸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고, 절망으로 다가오기도 할 것이지만 그 와중에 희망을 잃지 않으려면 이 책에서 일관되게 진술되어온 것 처럼 지나온 역사 속에서 인류가 이루어낸 장기적인 변화를 응시해야 한다. '좋지 않은 시대에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단지 어리석은 낭만주의만은 아니다. 그것은 인류의 역사가 잔혹함의 역사만이 아니라, 공감, 희생, 용기, 우애의 역사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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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집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9
손석춘 지음 / 들녘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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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로 마감하는 주인공 이진선의 일기 말미에는 자신의 삶을 실패한 삶으로 규정하고 있다 불교적 해탈이나 문학, 철학과 같은 개인적인 영역에서나 사회주의 혁명 성취나 북한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 사상의 제시에 있어서도 어느 것 하나 성취해내지 못했다고 믿는다

하지만 김세진, 이재호나 전태열같은 사람의 죽음이 오늘 우리의 가슴에 살아숨쉬듯 이진선의 일생 역시 헛된 것은 아니다 장엄한 인류사의 한 지점에서 찰나같은 삶을 살았을지언정 '아직 오지 않은 동지'들에게 '아름다운 집'의 서돌이 된 삶이었기에 평생 신념을 잃지 않은 한 사회주의자의 일기를 빌어 또 한 사람의 순수한 혁명가 손석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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