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잘 쓰는 법 ㅣ 자신만만 생활책
이고은 지음 / 사계절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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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요? 

아이들은 
책상으로 갑니다. 

세수도 잊고요. 

공부? 숙제? 
아니에요. 

어제 읽다 만 책? 
아니에요. 

자매는 어제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가지고 
어제 하다만 놀이를 이어갑니다. 

아침부터 말이죠. 
(평일이고 주말이고 일단 아침을 여는 아이들만의 의식) 

- 토요일 오전 7시 30분- 

책상이 아닌 
책상 의자가 아침의 아이들 책상입니다. 

-오전 11시- 
언니가 열심히 수영을 배우는 시간. 

아빠, 엄마. 동생 세 사람의 책상의 모습입니다. 
수영장의 책상에서 책을 읽는 아빠. 
청소를 시작하는 엄마.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하는 동생. 
각자의 공간, 각자의 책상을 찾아 무언가를 합니다.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공부를 하고, 일도 하고, 
좋아하는 일, 싫어하는 일, 
꼭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하기 싫은 일, 
무언가 몰입하는 일,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을 일. 

책상은 예상보다 더많은 시간과 다양한 일과 ‘나’와 많은 것을 함께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아이들과 책상에 대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아빠 “무언가가 자라는 공간이에요” 
엄마 “하루를 같이 하는 운동장이에요.” 
언니 “책상은 우리를 알아주는 나무에요.” 
동생 “책상은 우리를 포근하게 해 주는 자리에요.” 

우리가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을 정말 꽤 길었습니다. 
책상에서 하는 일도 다양했습니다. 

(책상에서 가장 즐거운 작업) 
아빠 
“나에 대해, 가족에 대해, 일에 대해 생각하는 일이 가장 재미있어” 
엄마 
“책을 읽는 시간이 제일 즐거워. 거기에 차나 커피가 있으면 딱 이지.” 
언니 
“친구와 같이 숙제하는 것이요. 힘들지도 않고, 가끔 얘기도 주고 받아요.” 
동생 “언니와 같이 책상에 앉으면 뭐하든 다 재미있어요. 

지금 나의 책상 위의 모습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오늘의 책 읽어주는 사람은 바로 아빠입니다. 

‘선생님한테는 다 보인다’라는 문구에 엄마도 덧붙입니다. 
“엄마한테도 다 보인다!”라고요. 

책 속지부터 흥미롭습니다. 
책상에서 몰래 자기 

엄마도 아빠도 
학창시절 몰래 잤던 기억을 더듬으며 하나씩 골랐어요. 
하지만 두 아이는 “안돼!”를 외치며, 꾸벅 꾸벅 한 적은 있지만 깨려고 애썼던 경험을 들려주더라고요. 

엄마인 제가 지금 생각해도 가장 이상한 몰래 하기는 
도시락 까먹기 였어요. 

저도 몰래 하기에 일가견이 있어서 
몰래 음악 듣기 
몰래 만화 보기, 그리기 
몰래 필통 만들기 
(피자박스로 필통 만드는 게 유행인 때도 있었던 시절) 
몰래 친구와 쪽지로 대화하기 등등 많은 것을 해 봤는데 

한 가지 안 해본 것은 몰래 도시락 까먹기였어요. 
분명 도시락의 냄새가 교실에 퍼질 텐데, 
짝궁의 도시락 까먹기 신공을 곁눈으로 보며 
‘선생님은 이 냄새가 안 나시는 걸까?’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났어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이 아시고도 눈 감아 주신 것 같아요. 

한참 크는 아이들 
‘얼마나 배고팠으면?’하면서… 
아니면 그냥 귀찮으셨을 수도 있고요. 

급식세대인 우리 아이들과 
날 때부터 바른 생활 도덕적 인간인 우리집 남자에게는, 
상상도 안 될 만한 이야기가 엄마 입에서 술술 나왔답니다.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책상과 찰칵 
책상이 주인공인 사진은 하나도 없어요. 
하지만 다양한 공간의 책상이 우리와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2학년 김예서 양의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아빠의 목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은 예서의 방을 구경했어요. 

아이들은 숨은 그림 찾듯 
예서의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을 발견했어요. 

언니는 1학년 때부터 좋아하고 자주 읽는 
<자신만만 생활책> 시리즈를 찾았어요. 
(그 중 <옷 잡입는 법>을 가장 좋아한답니다.) 

세계 여행과 우주 여행에 관심 많은 동생은 
자기 방에도 있는 지구본을 찾고 좋아합니다. 

이어지는 이고은 작가의 작업실. 

햇빛이 들어오는 창밖도 
창 안과 밖의 나무들도 
때때로 위치가 바뀌는 책상도 
우리 집 거실, 책상과 닮아있었어요. 

언니 
“우리 집 책상은 영화 볼 때 벽으로 가는데…” 

작가님의 작업실이 마냥 신기했습니다. 
마감이 다가올 때의 초조함과 바쁨도 느껴졌고요. 

동생 
“우린 뭔가 신나가 놀고 나면 이렇게 되는데, 그치 언니?" 

책상 사용법을 보다가 

우리 가족에게도 작년 처음 만났던 책상이 떠올랐습니다. 
비행기 의자에 붙어 있던 책상 말이죠. 

글처럼 
아이들도 비행기 의자에 붙어 있던 책상이 좋았나 봅니다. 
그 책상 위에서 책 말고 그림 그리고, 밥도 먹고, 인형을 올려놓고 놀았다며 또 타고 싶다고 말하네요. 

하지만 
아빠는 기차나 비행기의 책상이 무척 불편하다고 합니다. 
엄마는 비행기든 기차든 좋습니다. 언제든 타고 싶어요. 
(책상 얘기는 빠진 엄마) 

도서관에도 책상이 많아요. 
아기 때부터 동네 작은 도서관부터 규모가 큰 도서관까지 자주 이용했던 자매들. 

다양한 크기와 모습의 도서관처럼 
도서관 안의 사람들과 도서관의 분위기도 다 다르지요. 

하지만 ‘배려’라는 키워드는 다행히 잘 알고 있더라구요. 

도서관 책상도 
책 읽는 책상, 밥 먹는 책상, 잠시 쉬는 책상, 
책을 찾는 책상, 무언가 배우는 책상, 
원화를 전시하는 책상 등 쓰임새를 같이 이야기 나눴어요. 

두 아이는 거실의 책상을 마당으로 옮기고 싶다네요. 

좋은 공기 마시며 
책상 위에서 놀다가 
책상 옆으로 나가 뜀뛰기도 하고 줄넘기 하고 싶다고요. 

“따스한 날에는 마당용 책상을 펴 줄게~” 
아빠가 약속합니다. 

책상의 친구 책. 
책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책이라는 단어의 어원을 쉽고도 재미있게 
그림과 글로 알려줘서 이해가 쉬웠어요. 

오늘 우리 가족의 책 읽는 방법이어요. 
이야기가 길어져서 아빠 - 언니 - 엄마 - 동생의 순서로 
소리내어 읽었답니다. 

마지막으로 어릴적부터 지금까지 
‘책상에 앉아 우리는 무엇을 했나’ 
사진을 보며 시간 여행을 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갖고 싶은 책상은 어떤 것인지 물어 보았요. 

두 아이는 서둘러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짠~ 

큰아이는 
자신만의 옷을 디자인하는 작업실과 책상을 그렸어요. 
책상은 우리 집 거실에 놓인 가족 책상. 
계속 이 책상과 함께 하고 싶다는 소망도 작게 이야기했지요. 

작년, 팔라우 돌고래와의 만남을 소중히 하는 둘째는 
바다 속에서 책상을 발견한 고래와 자신을 그렸어요. 
고래와 책상 위아래 옆으로 잡기 놀이도 하고, 숨바꼭질도 하고, 
그러다 지치면 그 위에 누워 쉴 거라면서요. 

하교 길에 
책에서 봤던 문구와 도구를 떠올리며 
문구점에 들러보기로 했답니다. 
물론 내가 갖고 있는 문구와 필요치 않는 문구를 확인하고 말이죠.

책을 통해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가장 많은 시간, 무언가를 함께 하는 친구인 
‘책상’을 알아보고, 
‘책상’을 잘 쓰고 소중히 하는 마음을 
함께 이야기 나눈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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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
린지 C. 깁슨 지음, 박선령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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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back]

문항 가득한 종이가
내 앞에 놓여졌다.

15세 이전의 나의 기억에 관한 질문들이었다.
부모님과 나에 관한 것들.

쉽게 대답할 수 없는 항목들이 많았고,
쳐다만 보았다.

대답할 수 없는 항목의 점수는 0점이었고,
0점 처리되는 항목의 수가 늘어날수록 왠지 모를 죄책감과 답답함이 느껴졌다.
그날 저녁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미안한데 그때의 엄마가 나를 어떻게 여겼는지 전혀 기억이 없어.”

엄마는 일단 나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내가 0점 처리했던 문항들에 대해 엄마의 기억을 더듬고, 엄마의 나에 대한 생각과 감정, 행동을 이야기 해 주었다.

어린 나로선 몰랐던, 어른이고 엄마였던 여자인 우리 엄마의 이야기.
뻥 뚫린 듯 했던 과거의 조가들이 하나 둘 맞춰졌다.
내 15세 이전 엄마와 나의 퍼즐이 말이다.


☆

아이를 낳고, 아이를 키우고,
엄마도 나도 공유했던 지역을 떠나 각각 전혀 새로운 곳으로 이사했다.

아이를 키울 때
친정 엄마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언급했었던 엄마와 나의 퍼즐 맞추기는
아이들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부재한 감정
내가 아이들을 거부하고픈 감정이 일 때마다
그 때 그 시절 엄마는 어땠는지 질문했다.

엄마는 담담하게 기억을 더듬어 알려주었다.

당신이 동생과 나에게 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곤, 때론 사과도 했다.
친정 엄마는 생계의 전선에 뛰어들어 우리에게 해 주지 못한 정서적인 부분을 너는 꼭 해 주라고 당부할 때도 있었다.

서로 엄마와 딸이자, 여자와 여자,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친구로
치유와 성장이 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되었다.

☆
<감정이 서툰 어른들 때문에 아팠던 당신을 위한 책>은
‘나’보다는 내 부모님과 동생을 위해 읽고 싶었던 책이다.

부모와 딸, 그리고 귀여운 손녀들.
손녀의 존재로 대화가 오가고, 온기를 나눌 수 있는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나.

하지만
부모와 아들.
대화의 부재, 공동점도 공감도 떨어지는 사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골이 깊어지는 서먹함과 서운함에서 오는 상처들을
어떻게 잘 아물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발견한 책이었다.

정서적 친밀감은 상대방이 여러분을 판단하려는 게 아니라 잘 알려고 노력할 때만 생길 수 있다. P20

누군가 시간을 들여 여러분의 경험을 귀담아 듣고 이해할 만큼 관심을 가져준다는 느낌에 의해 지속된다. P36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 친밀감은커녕
정서적 단절을 겪고 생존을 위해 부모에게 받아들여지도록 감정을 억누르거나 어른아이로 성장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미성숙한 부모로 자라고 되고, 정서적 대물림은 반복된다.

아이들은 자기와 주변 사람들을 실제와 다른 존재로 변화시킬 방법을 찾으면 어린 시절의 고통과 정서적인 외로움을 치유할 수 있다고 여기곤 한다. 모든 치유 환상의 주제는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모든 이들의 치유 환상은 “…라면 좋을 텐데”라는 가정법으로 시작한다. P145

하지만 이런 무의식적인 환상은 문제를 오히려 키우는 예가 많다.
일례로 내가 상담한 한 여성은 우울해하는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 줄 수만 있다면 자유로운 삶을 살면서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믿고 있었다. 아버지가 계속 우울하게 지내더라도 자기는 자유롭게 혼자만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한 것이다. P147


가족 간의 화해와 평화, 정서적 유대를 중요시 하다가 간과하거나,
가족 구성원이 다 ‘나’ 같은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지적한 대목이 있었다.

“애나, 당신은 어머니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어요. 어머니와 감정적인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건 정말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래도 당신 어머니는 그걸 받아들일 수가 없는 모양이네요. 당신은 그냥 관계를 맺으려고 애쓰는 것뿐이지만, 어머니 입장에서는 그게 본인의 평형 상태를 뒤흔드는 중대한 위협일지도 몰라요.” P244

기대치를 바꾸고
관찰자의 입장에서 관계를 맺는 팁도 제시한다.

1. 자기 의견을 얘기한 다음 흘러가는 데로 놓아둔다.
2. 관계가 아닌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
3. 관여하지 않고 관리만 한다.

한걸음 물러서서 부모를 바라보고,
부모를 이해가 아닌 존재를 인정하는 것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부모에게 그런 의지가 없다면 자식이 무리한 일방적 대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깨에 힘 빼도 된다고
그리 말해주는 책이라 좋았다.

때로는 연락을 중단하거나, 한계를 두어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인,
일인분의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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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 황선미 산문집
황선미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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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작 가 황선미
출판사 창비

<마당 나온 앎탉>
지금은 초등학생인 두 딸이
한 아이는 어린이집 보육생이고.
한 아이는 내 품 안의 작은 아기였을 때,

애니메이션으로
책으로 접했던 작품이다.

매일 찍어내듯 알을 낳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
공장 같은 닭장 속 암탉 잎싹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여성.
연모했던 청둥오리의 남겨진 알을 품는,
드라마 속 틀에 박힌 표현이지만 사랑으로 키운 길러준 엄마 잎싹.

작품의 이미지 그대로
나는 황선미 작가를 잎싹의 분신이자 자애로운 성모상 같은 존재라 생각했다.

작가는 위대하고,
작가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물론 다르다)
특별한 존재라 그런 편견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품 <익숙한 길의 왼쪽>

내가 책을 고르는 기준은
좋아하는 작가
와 닿는 제목, 끌리는 표지 속 삽화다. (아니면 목차)

황선미 작가의 이번 작품은 제목이 나를 강하게 끌어당겼다.

<익숙한 길의 왼쪽>

제목에서 느껴졌다.
이질적인 느낌과 동반되는 신선한 감각, 그리고 가 본 자만이 느끼는 성취감.

수영이라는 물속이라는 세계와 인연을 5주년.
37년 동안 철저히 육지생물이었던 ‘나’는
혹시 작가님과 ‘비슷한 느낌일까’ 하는 마음으로 책을 열었다.

나 편한 데로 그녀에 대한 상을 갖고 있었다.

『한 마디로 말해서 불안정한 생활을 보냈으나 그것이 좋은 책을 쓰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았다는 것……』 P9 <생의 한 가운데> 중에서

책 읽는 내내
<생의 한 가운데> 중에서 화자인 ‘나’가 동생 니나를 떠올린 그 구절이 떠올랐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도 희 노 애 락을 느끼고, 남다른 감수성으로 깊은 상처와 아픔, 슬픔을 글로 표현하는구나 생각했다. 작품을 통해 느껴지지 않는 작가만의 인간적인 감각, 생각, 느낌이 전해졌다.

참 많이 외로웠다.
참 많이 웃고자 노력했고, 참 많이 내 것을 위해 투쟁했다.
내가 틀리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자 참 많이 합리화했고, 참 많이 남을 헐뜯었다.
순수하지 못했다.
어쩌면 내 인생에서 가장 순수한 시절은 태어나서 일곱 살 때까지.
그 짧은 황금빛 기간. P74

불완전한 관계를 회복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하고
삶에서 관계에서의 화해, 그리고 행복한 결말로의 완결이라는 강박관념을 가진 나에게
숨통도 열어주었다.

엄마.
왜 나를 떠나지 않아?
아직도 내게 요구할 게 있나?
혹시 나를 걱정해?
끝까지 나더러 투쟁하라는 거야?
그래요. 난 엄마를 털어내고자 부단히 애쓸 거야. 엄마처럼 살지 않아.
나는 끝내 나이고 싶어. 내 목소리에 숨어서 엄마를 확인하게 하지마. 엄마와 갈등의 시간이 나를 키운 것. 그것으로 충분해요. 그렇게 이 콤플렉스 덩어리가 만들어졌잖아. 이게 내가 사는 방법인걸……. P56

나 역시 그저 활자가, 그림이, 책이 좋은 사람인지라
글을 쓰는 작가님의 책에 대한 마음이 나온 구절이 반가웠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읽는 일. 그렇게 다시 나에게 어린 시절의 순수한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다.
오늘도 책의 무덤에서 나는 내 삶을 증명하고 유익한 시간을 확인한다. P96
작년 겨울
여름 섬나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보았던 영화 <위대한 쇼맨>

뻔한 스토리지만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다르다는 이유로 숨어 지낸 이들이 용기를 가지고 세상에 나오는 장면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영화와 영화를 매개로 들려주는 작가의, 그녀만의 위대한 쇼맨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눈으로 읽으며, 나 역시 어린 시절 내가 만난 일상예술가들을 떠올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여행, 기대 밖의 인물의 대화 속에서 인생의 보물 상자를 발견하는 경험은
모두에게나 열려있구나 하는 안도감도 얻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러나
우리와 같은 공기를 마시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

글쓴이의 삶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에 대한 작은 시선과 발견들을 엿볼 수 있는 보물 상자와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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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적당한 음식이 좋다.
누구든 그럴 것이다.

어렸을 때는 외할머니의 음식
결혼 전까지는 친정 엄마의 음식

맛깔스럽고 영양도 좋은 하루 두끼 혹은 세끼의 식단

주어진, 차려진 밥상에
먹을거리에 대한 고민 없이 맛있게 먹었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었습니다!”를 외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음식에 신경을 쓰게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아마
아이를 임신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서부터 일거다.

첫 아이 때는 좋아하던 커피도 끊고,
식단도 저염식과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었다.

하지만 둘째 때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과하지 않게 먹자는 주의로 변했다.

내가 맛있게 먹고, 행복한 기분과 몸 속 상태면 아이도 좋을거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첫째와 달리
태어날지 며칠 후부터 얼굴을 시작해 온 몸에 아토피 증상이 나타나는 두찌를 보며
많은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내가 뭔가 잘 못 먹어서, 잘 못 조치해서 아이가 이리 된 것일까?’라는 생각에
아이에게 미안했고, 남편 앞에서도 죄 지은 사람 마냥 움츠러들었다.

국내 아토피의 권위자인 모 병원 교수님의 진료를
1년 이상 기다린 후, 아이를 데리고 가 진찰했고,
진료 내용대로 아이의 청결과 위생, 식단에 신경을 썼다,

하지만 아이의 피부 상태와 음식에 대한 반응은 여전했다.

진물 가득한 피부.
병원에 갈 때마다 뽑아야 하는 혈액.

아이를 위한 것이지만
아이를 괴롭히는 일인 것 같고
의시라고 모든 환자들의 증상을 꿰뚫고 낳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병원보다는
공원과 산으로 유모차를 끌고 나갔다.

조금 지저분해져도 좋다.
흙도 만지고, 풀과 나무의 감촉도 느끼고,
산책 중이던 애완동물들과 가벼운 터치도 하게끔 했다.

아이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음식도 조율하기 시작했다.
일단 아이의 알러지 군을 보고, 심각한 음식물을 제외하곤
알러지 반응을 내지 않는 다른 음식들 사이사이에
소량을 제공했다.

알러지 반응을 여전히 일으키는 것도 있고,
괜찮은 음식도 있었다.

단순히 아이에게 면역력이 생겼고,
아이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그런 나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의 몸과 처음으로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 경험이었다.
아이를 가장 잘 아는 엄마인 내가 아이를 들여다 본 첫걸음이었다.

★

이번에는 남편과 나의 차례인거 같다.

두 아이들은 유아였고
다양한 재료로 간을 하지만,
성인에게는 심심한 그리고 저염식 식단이 매일이었다.

유아식을 엄마 아빠도 같이 섭취했다.

어느새
나도 남편도
뭔가 속이 부실한 느낌이었고
그것은 손톱, 피부, 머리카락 그리고 몸 상태로 나타났다.

어떤 날은 당이 떨어진 느낌으로 사탕 한 주먹
어떤 날은 고기가 당겼고
어떤 날은 아이들이 자는 틈에 냉장고 열고 먹을거리를 찾는
남편과 나를 발견했다.

자꾸 ‘허하다’라는 느낌을 이야기하는 남편을 보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부랴부랴 주민자치센터의 요리교실을 다니고,
다양한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다행히 이 때는 아이들이 조금 커서
유아식보다는 간을 더 해도 되겠다는 생각했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이고
유아식과 성인식의 교집합을 찾은 식단으로
밥상을 준비했다.

그러면서 음식의 맛을 살리는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 식초 등의 재료들의 중요함을 느끼고 있었다.

★
가족 모두
몸도 마음도 즐겁고
건강에도 좋은 음식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는 시기에 만난 책
<짠맛의 힘>이다.

단짠 단짠

어릴 적엔 설탕을 좋아하고
친구 덕에 알게 된 공정무역의 마스코바도 설명을 좋아했던 나
.

바다 속에 가라앉은 마법의 맷돌
계속해서 소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전설 속 소금 맷돌
성경에도 나오는 빛과 소금
듀엣가수의 이름이었던 빛과 소금

나이가 들면서
소금에 눈이 가기 시작 했다.

집에는 죽염, 함초 소금 등
친정엄마와 시어머니가 지방에서 공수해주신
귀한 소금들이 주방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다 필요한 재료들인데
아주 짤 경우만 아니면 먹어도 되지 않을까?
강약중간약처럼 정도만 조절하면 몸도 마음도 즐겁지 않을까?

라는 나의 가설에 힘을 실어 준 책 <짠 맛의 힘>.

빛과 소금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되는 말이었다.

물과 함께 중요한 요소인 소금.

혈액을 흐르게 하고,
노폐물이 쌓이지 않고 몸 밖으로 내보내는 소금.

소회액을 만들고, 영양분을 몸 이것저곳에 전달하는 소금.

그냥 입만 즐겁게 하는 재료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우리와 함께한 소금의 역사와 어원을 얘기해 주고,
소금을 이용해 몸을 회복시킨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에니어그램처럼
맛에도 원리가 있고, 다양한 재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서로 과하거나 부족할 때
몸의 균형을 위해 몸이 반응한다는 사실도 새삼 느꼈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만큼
나의 몸과 마주한다는 것

나의 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갖고 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알려준 책이다.

내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 때는
내 몸에 집중해야할 때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소금이 알려준 소중한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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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전승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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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지금까지
아이디와 비번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의 보물가득한 문
알라딘의 요술 램프와 같은

온라인에 존재하는 비밀의 문.
비밀의 문 안에는 요정이 있다.

라이언, 어피치, 무지, 제이지라는 요정들.

메신저의 이모티콘 구입에 인색한 내게
제공되는 무료 이모티콘, 기본 이모티콘
카카오 프렌즈의 여덟 요정들은 고마운 존재다.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칠 때,
나의 지금 상황과 상태를 나타낼 때,
뭔가 말이 잘 나오지 않을 때,
굳이 말로 하지 않고 적당히 대응할 때,
여러 감정을 나타낼 때 …

매일같이 출동하는 캐릭터들이다.
정말이지 열일을 하는 고마운 존재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매일 매일 나의 감정과 언어를 대신해주는 내 신경의 말단이 되어있는 친구들 중
눈에 띄는 캐릭터, 라이언을 책으로 마주했다.

빨강머리 앤, 보노보노, 곰돌이 푸, 미키와 미니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작품 속 등장인물이
그들의 주옥같은 말과 함께 예쁜 삽화가 실린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는 요즘.

온라인의 대화창이라는 메모지 위에
온라인으로 연결된 너와 나, 너와 우리라는
합의된 관계 속에서
적절한 둘 혹은 셋 이상의 대화와
대화와 대화 사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존재이자 말을 하지 않는 라이언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지 호기심이 일었다.

아프리카 둥둥 섬이라는 미지의 섬의
왕위 계승자로 태어난 라이언.

수사자지만 갈기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을 느끼는
왕보다는 세상을 탐험하고픈 꿈을 갖고 있는 사자.

섬 탈출 후 자신의 있는 그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사자.

이 전제를 마음에 담고 책을 읽었다.

일어나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보이지 않는 실(온라인)로 묶여 있는 관계망들.

관계연결자인 라이언은
아이러니 하게도
책 전반을 통해 休(잠시 쉼)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상대와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받다가
공감을 떠나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무감각해지는
스마트폰 형 우리들에게

잠시 모든 걸 OFF해 두길 라이언은 말했다.
우리는 항상 웃고 있는 피에로가 아니라고 말이다.

힘을 빼라고,
정말 내가 원하는 걸 하라고,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쉬는 것이 답을 때가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칠 때,
주위를 정리하는 것마저 귀찮아질 때,
모든 것이 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굳이 전부 잡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의 신호에 귀 기울이자,
그저 쉬는 것이,
그저 내버려두는 것이

지금 가장 노력해야 할 일.』 p130

『당신의 인생과 닮아 있는 그 길을 응원한다.
우리가 걸어가는 지금 이 길은
순위를 매긴 수 없는 작품이다.

오늘도 당신 인생이라는 작품을
즐겁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보기를.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나 좋은 대로, 내 개성대로,
마음껏 써 보기를.』 p221

『십년 뒤, 이십년 뒤에 그때 그러길 잘했어,
아주 즐거웠어!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보다고.
한꺼번에 대단한 것을 해내려고 애쓰지 말고, 소소해 보일지라도
묵묵히 꾸준히 하면 뭔가가 차곡차곡 쌓일 수 있을 거라고.』 p 221

뭔가 하지 않아서 초초했던
나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주는 메시지 같았다.

딸들과 소소한 다툼을 한 뒤
혼자 있는 시간
내 마음을 그리고 딸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문구도 발견하고,

주변의 내 사람들과 나누고픈 페이지도 있었다.

한권을 몽땅 읽기 보다는
아껴두고 한 장 한 장 보거나,
나의 마음 상태를 스스로 진단한 뒤
처방전처럼 꺼내보면 효과 만점인 책이다.

라이언 말고 나머지 일곱 캐릭터의 그림과 일곱 작가들의 문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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