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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내 곁에 있어줘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전승환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천리안 동호회
네이트 메신저
카카오톡
20대부터 지금까지
아이디와 비번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의 보물가득한 문
알라딘의 요술 램프와 같은
온라인에 존재하는 비밀의 문.
비밀의 문 안에는 요정이 있다.
라이언, 어피치, 무지, 제이지라는 요정들.
메신저의 이모티콘 구입에 인색한 내게
제공되는 무료 이모티콘, 기본 이모티콘
카카오 프렌즈의 여덟 요정들은 고마운 존재다.
상대의 말에 맞장구를 칠 때,
나의 지금 상황과 상태를 나타낼 때,
뭔가 말이 잘 나오지 않을 때,
굳이 말로 하지 않고 적당히 대응할 때,
여러 감정을 나타낼 때 …
매일같이 출동하는 캐릭터들이다.
정말이지 열일을 하는 고마운 존재들.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매일 매일 나의 감정과 언어를 대신해주는 내 신경의 말단이 되어있는 친구들 중
눈에 띄는 캐릭터, 라이언을 책으로 마주했다.
빨강머리 앤, 보노보노, 곰돌이 푸, 미키와 미니 등
오랜 기간 사랑받은 작품 속 등장인물이
그들의 주옥같은 말과 함께 예쁜 삽화가 실린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는 요즘.
온라인의 대화창이라는 메모지 위에
온라인으로 연결된 너와 나, 너와 우리라는
합의된 관계 속에서
적절한 둘 혹은 셋 이상의 대화와
대화와 대화 사이의 공백을 메워주는 존재이자 말을 하지 않는 라이언은
어떤 이야기를 갖고,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지 호기심이 일었다.
아프리카 둥둥 섬이라는 미지의 섬의
왕위 계승자로 태어난 라이언.
수사자지만 갈기 없는 자신의 모습에 정체성을 느끼는
왕보다는 세상을 탐험하고픈 꿈을 갖고 있는 사자.
섬 탈출 후 자신의 있는 그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사자.
이 전제를 마음에 담고 책을 읽었다.
일어나면서부터 잠들기 전까지
보이지 않는 실(온라인)로 묶여 있는 관계망들.
관계연결자인 라이언은
아이러니 하게도
책 전반을 통해 休(잠시 쉼)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상대와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받다가
공감을 떠나
커뮤니케이션 자체에 무감각해지는
스마트폰 형 우리들에게
잠시 모든 걸 OFF해 두길 라이언은 말했다.
우리는 항상 웃고 있는 피에로가 아니라고 말이다.
힘을 빼라고,
정말 내가 원하는 걸 하라고,
때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쉬는 것이 답을 때가 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 지칠 때,
주위를 정리하는 것마저 귀찮아질 때,
모든 것이 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굳이 전부 잡으려 하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의 신호에 귀 기울이자,
그저 쉬는 것이,
그저 내버려두는 것이
지금 가장 노력해야 할 일.』 p130
『당신의 인생과 닮아 있는 그 길을 응원한다.
우리가 걸어가는 지금 이 길은
순위를 매긴 수 없는 작품이다.
오늘도 당신 인생이라는 작품을
즐겁게 한 글자 한 글자 써보기를.
남들 눈치 보지 말고,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나 좋은 대로, 내 개성대로,
마음껏 써 보기를.』 p221
『십년 뒤, 이십년 뒤에 그때 그러길 잘했어,
아주 즐거웠어! 하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을 조금씩 해보다고.
한꺼번에 대단한 것을 해내려고 애쓰지 말고, 소소해 보일지라도
묵묵히 꾸준히 하면 뭔가가 차곡차곡 쌓일 수 있을 거라고.』 p 221
뭔가 하지 않아서 초초했던
나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내주는 메시지 같았다.
딸들과 소소한 다툼을 한 뒤
혼자 있는 시간
내 마음을 그리고 딸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문구도 발견하고,
주변의 내 사람들과 나누고픈 페이지도 있었다.
한권을 몽땅 읽기 보다는
아껴두고 한 장 한 장 보거나,
나의 마음 상태를 스스로 진단한 뒤
처방전처럼 꺼내보면 효과 만점인 책이다.
라이언 말고 나머지 일곱 캐릭터의 그림과 일곱 작가들의 문장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