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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오늘도 오케이 - 다운증후군 오빠의 이유 있는 하루 ㅣ 장애공감 1318
사토 미사요 지음, 채송화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내 생각에 좋아하는 음식
내 생각에 싫어하는 음식
오빠의 별난 습관
세 바닥(세 페이지)을
꽤 오래 바라보았다.
호불호에 대해서는
‘그래. 나도 이 정도는 생각할 수 있어!’ 했지만
누군가를 끊임없이 바라보고.
누군가의 모습을 눈에 새기고,
누군가의 행동을 깊이 있게 관찰하고
사진으로, 글로, 그림으로 남겨본 적이 있었던가?
물론 있다.
찰나 혹은 한시적인 관찰이었을 뿐
하지만 지속적인 작업은 아니었다.
눈썰미도 좋고,
타인에 대한 호기심과 관찰력이 좋은
나의 벗이 동시에 떠올랐다.
사람에 대한 관찰
사람에 대한 생각을
일깨워준 친구.
내 짝궁
말 말고, 글 말고, 한 장의 사진으로 이야기하기
친구가 내 준 숙제, 그 숙제가 생각났다.
작가 사토미 미사요의 오빠는 다훈증후군이 있다.
한 여름에도 담요와 겨울 이불을 덮고 자고,
틈만 나면 몸을 앞뒤 좌우로 흔들고,
거실 바닥 삐걱이는 소리를 나는 곳을 찾아 꾹꾹 발로 누르고,
거울은 절대 보지 않는 오빠, 히로.
사춘기 시절은
그런 오빠가 싫고 귀찮았지만
언제부터인가
오빠의 행동이 인간적이고, 재미있게 느껴졌고,
오빠만의 ‘질서’를 찾아
일러스트로 엮어 만든 책이 <오빠는 오늘도 오케이>다.
p17
P21
“오케이, 오케이.”
오빠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며 말한다.
“팬티 보여!” 라고 내가 핀잔을 주자,
“멋지잖아.” 엄마가 웃으며 말한다.
사소한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 우리 엄마.
그 나름의 패션 세계를 존중(포기)하는 우리 엄마가 생각나서 함께 웃었다.
오빠가 아닌 엄마의 마음이 궁금했던 장 이었다.
p22
오빠를 위한 변기 디자인을 연구하다가 오빠의 장애와 오빠를 재발견한 작가.
모두의 쾌적한 화장실 생활을 위한 그녀의 디자인은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p28
"돼?"
언제부턴가 뭘 하기 전에 해도 괜찮은지를 묻는다.
만족할 만한 대답을 들을 때까지 계속.
하지만 아무도 없을 땐 자기 마음대로 하는 듯 하다.
스스로의 방식과 사회적인 규칙을 구분하는 히로.
엄마인 ‘나’는 내 아이들에게는 우리 가족만의 규칙을 따르길 원하면서도,
내 자신은 규칙을 무시하거나, 내게 유리하도록 행하지는 않는가 생각해 보았다.
p34
엄마가 세안제 거품이 잔뜩 묻은 얼굴로 부르면
오빠는 그 허연 얼굴이 무서운지
절대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럴수록 엄마는 오빠의 반응을 즐긴다.
장애를 가진 이가 있는 집은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러 울 거라고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들의 감정을 규정화해 버린다.
책을 읽으며 우리가 모두 세상에서 단 하나 뿐인 사람이란 걸
모두들 똑같은 시간 안에서 저마다 다른 일과 사람을 만나
각자 다름의 생각과 행동을 하고 살아간다는 걸 생각해 본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나’라는 공장에서 찍어낸 ‘나’ 중심의 사고로 세상을 바라본 게 아닌가?
모두 나름대로의 행복과 불행, 슬픔과 기쁨, 그 사이 사이의 감각들이 있다는 걸 잊어버리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본다.
p46 /p56
밥 먹을 준비
신나는 종례시간
글이 아닌 일러스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꼼짝 않는 사람
구경만 하는 사람
열심히 밥 먹을 준비 하는 사람
사회라는 테이블 위에
서로 다른 사람들이 조화롭게 자리를 가질 수 있는
다름의 인정과 다양성의 존중을 생각해 본 장면이었다.
p53
센터에서 오빠는 ‘까다로운 사람’으로 통하는 듯한데, 조금 의외였다.
누구든 개인적인 공간에서 보이는 얼굴과 사회에 나가 남에게 보이는 얼굴은 다르게 마련인가 보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생각났다.
영화의 제목은 떠오르진 않지만,
아이의 엄마와 아이의 지인 사이의 대화였다.
학교에서의 당신 아이는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아이가 아닐거라고,
사진에 담긴 아이를 보라고(학교에서 찍은 사진)하는 그런 장면이었을 거다.
사회 속 ‘나’, 가정 안 ‘나’가 다른 사람이듯
사회 속 ‘아이’, 가정 안 ‘아이’는 다르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 아이 뿐 아니라 다른 이의 아이들도 말이다.
과거편에서는
작가의 사춘기 시절,
오빠와의 관계가 네컷 만화로 담겨 있다.
불안한 환경과 불완전한 몸과 마음의 작가는
그 화풀이를 오빠에게 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사춘기 시절 나와 아빠와 남동생이 떠올랐다.
(지금은 아닙니다)
이제는 오빠의 행동에
다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작가.
“아무리 가족이지만
엄마도, 큰오빠도, 작은오빠도 나와는 완전히 다른 존재”
“그래, 오빠는 언제나 자기 본연의 모습 그대로 생활했어. 히로 오빠처럼 나도 꾸밈없이 나답게 살면 돼.”
히로는
다운증후군을 앓는
장애인이 아닌
조금 다르지만 특별한
그리고 나 같은 이에게
반짝반짝 빛나는 시선과 마음을
선물하는 이로 다가왔다.
다르기에 괜찮아.
다르기에 즐겁고,
다르기에 상대방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며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도, 내 아이도.
무섭다가 아닌
다르니까 알아가고 싶은 마음
히로 오빠에게 배웠다.
I'm fine. You so 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