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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꿈에 나타났다 ㅣ 한울림 지구별 동화
박마루 지음, 이명애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9년 7월
평점 :
꿈이라도 좋으니
한번 보았으면
꿈에서라도 좋으니
목소리 한번 들어보고
한번 손 잡아보고
이야기 나누고픈 사람들이 있다.
영원한 이별을 하기 전
전화 한 번 해 볼 걸
이야기 한 번 나눠 볼 걸
손 한번 잡아 볼 걸
아쉬움과 후회만 남는
나의 사람들 말이다.
책 <형이 꿈에 나타났다>를 보고는
어른인 나도
이런 마음인데
아이는
영원한 이별과 남겨진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들 곁의 어른들은
어떻게 반응과 행동을 하는지
알고 싶었다.
엄마 아빠와
할머니 할아버지와
언젠가는 영원히 작별할 거라는 얘기를 듣고
펑펑 울어버린 내 아이들과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다.
형이 꿈에 나타났다.
매일 밤
자신의 가슴 위로 올라와
자신의 목을 조르는 형
가위 눌리는 민우
엄마 아빠 현우 민우
4인 가족이었던 민우의 집은
형 현우의 죽음으로
3인 가족이 되었다.
버스 타기를 싫어하던 형
게임을 하느라
비오는 날
형 마중을 가지 않았던 민우
그날 형은
세상을 떠났다.
형이 죽은 지 한참이 지났을 때 엄마가 혼잣말로 그랬다.
모든 게 신의 뜻이었다고. 하필 그날따라 비가 온 것도, 엄마가 예정에 없던 봉사 활동을 나간 것도.
그래서 나는 엄마가 나에게도 형을 데리러 가지 않았던 내 마음도 신의 뜻이었다고 말해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다. 하지만 엄마는 끝내 그 말만은 해 주지 않았다. p22
공부를 잘 했던 형
말도 똑부러지게 했던 형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형
형이 떠난 게
모두 제 탓인 거 같아 괴로워하는 민우에게
비오는 날
우산 아래에서
아빠는 말을 건넨다.
“민우, 너 형 꿈을 자주 꾸니?”
“민우, 너 아직도 그 일이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니? 그건 그냐 사고였을 뿐이야. 아주 나쁜 사고 말이야.”
“하지만 그날 내가 형에게 갔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거 잖아요.”
“그럼 너도 형에게 물어보렴. 그냥 비 좀 맞으면 될 걸, 왜 하필 그날따라 친구들을 따라 버스를 탔냐고 말이야.”p20
매일 밤
현우를 괴롭히던 가위 눌림은
혼자서만 끌어안은 고민
형에 대한 죄책감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이 아니었을까 한다.
상실과 영원
형 민우가 놓고 간 마지막 선물을 생각해 본다.
오늘 밤 꿈에도 형을 만날 수 있을까? 만일 그럴 수만 있다면 이번엔 내가 먼저 꼭 껴안아야지. 그리고 말해줘야지. 우린 영원히 한편이라고. 씽씽 달려가는 자전거의 두 바퀴처럼, 언제나 형과 함께할 거라고.p29
윤동주를 아세요?
도우미 아줌마와 은호.
윤동주에 빠져 있는 도우미 아줌마.
아줌마는 아저씨와 함께 한국에 왔다.
은호만한 아들을 중국 용정에 두고서.
신림동 아저씨, 그러니까 아줌마의 남편은 위험요인이 큰 일을 한다.
다른 데서 일하면 되지 않느냐는 은호의 말에 아줌마는 말한다.
“은호 니는 하루라도 엄마를 못 보면 어떨거 같네?”
“음….”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얼른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용정 있는 우리 아들도 그렇지 않갔네?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갈라면 어쩔 수 없는 기야.”p45
'나도 이런데 엄마도 없고 아빠까지 다쳤으니 걔는 얼마나 속상할까….‘ p47
아줌마가 부탁한 소포에 자신의 엠피쓰리와 이어폰까지 집어넣은 은호의 마음이 참 예쁘고, 기특했다. 책에선 짧게 등장하는 은호의 엄마, 아빠의 철학이 살짜기 궁금해졌다.
신림동 아저씨의 부상으로
중국으로 돌아가게 된 아줌마.
아줌마는 은호와 신발가게에 가고,
은호는 혼신의 힘을 다해 요즘 대세인 운동화를 골라준다.
똑같은 제품을 두 개 사는 아줌마.
이해 안 되는 은호.
한 개의 운동화는 은호의 것이었다.
아줌마의 은호를 향한 마음.
미안함과 고마움을 담은 선물,
국민 시인 윤동주의 시 정도를 외워야 우리나라 사람이라던 은호.
은호와 아줌마 사이를 연결해 준
시인 윤동주.
윤동주의 시 <새로운 길>은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
멀찌기 떨어져도 같은 하늘 아래를 살아가는
마음을 나누는 어머니와 아들 같은 두 사람의 모습과 같았다.
롱다리는 몰라
작은 키가 콤플렉스인 성재.
고만고만 했는데 갑자기 롱다리가 되어 나타난 은지.
반의 아이돌 도현.
성장과 마음의 불균형 속에서 갈등하는 세 아이의 모습을 담은 단편이었다.
롱다리는 모르는 성재만의 농구 기술이 무언지 너무나 궁금했다.
축구공에 맞은 날
아픈 동생을 둔 민재
아픔을 겪고 있는 승기.
아픔을 매개로
아이들이 생각하는 가족, 친구,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이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족, 이웃, 사람들.
스스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아가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 곁에는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른이건 아이건 말이다.
내 아이, 내 주변의 아이들, 그리고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온기를 나눠주고,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느낀 책이었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생각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더 나은 방향을 찾아가는
그런 삶이고 싶다.